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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우체부 배달희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9
부연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저승 우체부 배달희
부연정 지음
다산책방
2025년 4월 21일
216쪽
14,000원
분류 - 청소년 소설
˝어쩌면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이 한 문장에서 이 소설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아주 한계가 있는 문장이기도 하다.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만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주인공인 것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코 말할 수 있다. 특히 오랜 세월동안 나를 사랑해주는 부모님이라는 존재말고는 자라면서 점점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씁쓸한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사춘기가 어쩌면 그 현실을 깨닫는 정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을 고만고만하게 하는 주인공 배달희. 친구들도 생일을 챙겨주지 않을 정도, 게다가 새학기가 될 때마다 마치 친구에게 간택받는 듯한 수동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 요즘 말로 자존감이 낮다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주인공에게 특별한 임무가 내려졌다. 바로 저승의 편지를 전달하는 우체부가 된 것이다. 80억 세계인구 중에 유일하고도 특별한 존재라는 저승차사의 말에 깜짝 놀라 저승우체부 일을 그만 두려하지만, 타고난 천성인 탓에 거절할 타이밍을 놓쳐 결국 일을 하게 된다.
배달희의 이웃 세희 언니의 이야기, 새학기가 되어 절친이 된 지우의 피아노 라이벌 이야기, 지우와 할아버지의 이야기, 저승을 돌아다니던 김씨 아저씨의 이야기, 결국 저승 우체부일을 그만 두게 된 이야기 등등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저승와 이승을 편지로써 이어주는 우체부라는 소재를 가지고 와서 펼쳐진 이 판타지는 청소년시기의 고민과 가족간의 사랑, 더 나아가 친구와의 관계 등등을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이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소극적인 성격으로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독자가 아주 크게 공감할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나는 주인공과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뒷담화든 앞담화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필터링 없는 청소년 시기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수줍은 주인공의 성격 중 이것 하나만은 꼭 닮았으면 한다.
술술 읽히는 가독성과 함께 자연스레 장면이 상상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이지 싶다. 공부하다 힘들 때, 스마트폰을 들지 말고 이런 뭉클한 책 한 권을 곁에 두는 것이 어떨까.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