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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의 내가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평점 :
이 도서는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표지다. 전체적으로 핑크빛 배경에 눈 하나만 덩그러니 그려져 있다. 구름과 같은 소용돌이가 눈 주변에 어른거리고 있는데, 이 장면이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현호정 작가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2021년? 2022년? 즈음 <단명소녀 투쟁기>라는 소설이 유명했던 것은 알고 있다. 심사위원 전원을 매료시킨 신인 작가라는 찬사와 함께 화려하게 등단한 작가님. <한 방울의 내가>를 읽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어떤 부분이 그토록 사람을 매료시켰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는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기괴하기도 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터라 좋다 나쁘다라는 말도 정확하지 않을 듯하다. 총 7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으로 책의 중간에는 가로로 읽어야 하는 단편 소설도 있어 구성자체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작가님의 세계와 평범한 나의 세계가 연결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너무 어렵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첫 단편소설부터 그러했다. 라즈베리 나무에 생리혈을 물로 준다든지, 그 라즈베리 나무가 화분에서 나와 걸어다닌다든지, 주인공은 굴에서 살고 있다든지, 주인공은 결국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든지, 여러 부분이 혼란스러웠다. 연필과 지우개 등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는 장면에서도 말이다. 눈물이 모험을 하는 것도 신선했지만, 그 눈물이 목을 매어 자살하려는 눈물의 출처, 혹은 부모 같은 눈물의 주인을 다시 찾아가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 어두운 분위기, 으스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묘한 단편 소설집이다. 거기다 우울도 한 스푼 첨가했다. 기분이 상승되는 책이라기보다 읽고나면 어딘가 착 가라앉는 그런 느낌이 맞겠다. 내가 제대로 느낀 게 맞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서 작가님의 처음 작품인 <단명소녀 투쟁기>를 읽어보려 한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다시 <한 방울의 내가>를 읽어본다면 좀 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신비로운 표지만큼 신비로운 내용의 소설이었다.
쇠뿔도 당김에 빼랬다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다행이 책이 남아 있었다. 얇은 책이지만, <한 방울의 내가>를 읽고보니, 얇은 책도 조금은 두렵게 느껴진다. 작가님의 세계로 다시금 빠져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