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장르 - 인스타툰 작가들의 일·삶
김그래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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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장르
: 인스타툰 작가들의 일, 삶
김그래, 쑥, 작가1, 펀자이씨(엄유진)
자음과모음
2024년 10월 31일
300쪽
18,500원
분류 - 에세이

만화를 참 좋아라 했었는데, 만화책으로 만나는 만화는 이제 멀고먼 옛 시대의 이야기다. 만화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여러 폼을 통해 만나게 되는데, 인스타를 통해서도 만화를 종종 만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인스타에서 볼 수 있는 만화는 인스타툰으로 불리고 있다.
인스타툰을 검색해보니,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인스타툰 : 인스타그램과 웹툰의 합성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열 장 내외의 만화를 말함.
1) 인스타그램에 연재되는 만화의 줄임말
2)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만화를 만들어 올리는 것

인스타툰을 그리는 작가를 인스타툰 작가라고 이른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인스타툰 작가들의 일과 삶을 그린 책이다.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무려 4명의 작가를 통해 인스타툰 작가의 삶을 엿볼 수가 있다.

1장 쑥 : 무명의 천을 사이에 두고
2장 김그래 :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3장 펀자이씨 : 연필 선을 따라 걷다
4장 작가1 : 내가 인스타툰 작가라니

이 책의 특이한 부분이자 서술하는 시점은 온/ 오프로 구분해서 서술된다는 점이다.

쑥님은 퇴사 후, 인스타툰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혼란스러울 때 끄적거렸던 메모장과 기록들로 글과 그림을 합한 인스타툰이 시작된 것이다. 역시 순간순간의 기록은 중요했다. 무명천을 둘러쓴 캐릭터로 좋아하는 귀여운 스타일의 캐릭터는 아니지만 작가만의 확실한 개성임이 분명했다. 멍때리는 시간도 귀하다는 말과 순간 영감이 떠올랐을 때 작업을 하는 생활 모습은 역시 프로페셔널한 모습, 멋있어보였다. 특히 걷기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모습은 너무도 공감되기도 했다.

김그래님은 순수미술을 전공하다 인스타툰 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일본에서의 시간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나의 인생전환점은 어디였을까? 지나왔을까? 꾸준한 기록과 그림의 쌓임이 지금의 작가로 만들어준 것 같다. 프리렌서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써내려간 부분이 인상 깊었다. 요리와 강아지를 돌봄으로써 일상을 즐기는 작가님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김그래 작가님의 그림이 내 취향이다. ^^

펀자이씨님은 관찰을 좋아하는 자신의 특별한 점을 밝히고 있는데, 작가로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역시나 편자이씨도 기록을 하는 것을 습관처럼 가지고 있었고, 그 기록들과 그림이 작가를 만드는데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다른 작가들과 구별되는 특이점은 연필로 그림을 그려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는 것이다. 손그림을 사진으로 올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 인스타툰 작가를 계속할 수 있는 그녀가 부러웠고, 그런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작가1님은 카페 아르바이트에서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당한 일들을 당하다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저주처럼 따라다니던 점주의 말을 인스타툰을 통해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작가님이 인스타툰을 선택한 이유가 멋졌다. 세상에 당장 가장 짧고 굵직한 창작물을 내보일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독자들과 피드백을 바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진정한 용자가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에 빠져있는 사람은 소소한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멘탈관리와 체력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역시 끈기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작가라는 직업을 동경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 작가라는 직업은 기록의 쌓임이 전제되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귀여운 그림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고 펼쳤는데, 같은 직업이긴 하지만 4인 4색의 다른 사람들의 일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 전혀 가볍지가 않았다. 작가가 된 이유부터 지금의 일상들까지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인스타툰 작가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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