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보다 불행한 아이 ㅣ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평점 :
나보다 불행한 아이
유니게 지음
문학과지성사
2024년 11월 27일
180쪽
13,000원
분류 - 청소년문학
불행은 무엇인가. 우리는 불행한 적이 있었던가. 불행을 겪지 못했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작게도 크게도 넘치게도, 다양한 크기의 형태로 불행을 만나왔는지도 모른다. 힘든 일이 있어도 나보다 힘들어하는 사람 앞에서 내가 힘들다고 제대로 말할 수가 있을까? 여기 불행을 비교하는 듯한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은 불행에서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나보다 불행한 아이>는 찬과 달아라는 두 청소년의 교차된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자 주인공인 달아는 아빠가 다른 남동생과 엄마와 살고 있다. 엄마는 달아의 아빠와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새로 생긴 새아빠와의 사이에서 유지를 낳았으나 엄마의 불안에서 생긴 의부증으로 새아빠는 떠나가고 말았다. 그로인해 엄마는 더 밑의 우울의 세계로 자신만의 감옥을 만들면서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다. 이웃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여차해서 살아가고는 있지만, 뿌리없는 식물처럼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달아의 상징은 운동화라고 할 수 있다. 달아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감추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하얗게 씻어서 신는 운동화.
p33
달아는 금요일 저녁이면 언제나 운동화를 빨았다. 마치 엄마가 챙겨준 것처럼 새하얗게 될 때까지 공들여 문질렀다. 운동화만 하얗다면 누구도 달아를 비웃을 수 없다는 듯이. 운동화만 하얗다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듯이
그런 달아에게 변화가 생겼다. 엄마는 모르고 지냈던 할머니에게 달아와 유지를 버리다시피하며 맡기도 떠나버렸고, 우울하기만 할 것 같았던 할머니와의 생활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과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상처를 주고 도망친 찬에 대해서도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남자 주인공인 찬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다. 양부모님이 아주 정성스럽게 키우고 있지만, 찬의 할머니는 입양아가 친손자를 망치게 한다는 누명을 씌우며 찬을 고깝게 바라보고 대한다. 그래서인지 찬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고, 가족들에게 맞추는 것만이 최고이자 최선이라 생각을 한다. 그런 찬의 형의 가출과 다시 돌아옴을 겪으면서 자신에게 생겨난 양가감정을 가지고 몹시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 혼란은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까?
이 이야기의 열쇠는 제대로 된 보살핌과 믿음이라고 생각이 된다. 어른으로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하고, 아이는 그 사랑에 믿음을 가져야 한다. 서로를 믿지 못한다면 그것은 천국이 아니라, 스스로 갇히게 되어버린 지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달아의 회복 과정을 다룬 부분인 p121의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p121
그 시간 동안 세 사람은 슬픈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았다. ‘상처‘란 말은 금기어였다. 누군가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다른 두 사람으로부터 질타의 시선을 받게 된다.
식사 후에는 케이크가 맛있기로 소문난,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카페 혹은 이국 취향이 물씬 풍기는 이색적인 카페를 찾아갔다. 공작부인과 소공녀, 소공자처럼 우아하게 디저트를 즐겼다. 그리고 카페를 나서는 순간, 세 사람은 폭소를 터뜨리며 가면을 구겨서 가방에 넣어버렸다.
이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들이 쌓이고 할머니의 정성을 알게 되면서 안정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이 좋았다. 소소한 하루, 같이 먹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부대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그리고 진짜 나라는 사람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고 돌봐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은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 생각할 법할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담았다. 스스로를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답답하게 만들기도 하고, 따로는 가슴먹먹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보다 불행한 아이>를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심리를 면밀히 살펴보자. 어딘지 나와 닮았을지도 모르고, 버려진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