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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공부 -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박광우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 공부
: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박광우 지음
흐름출판
2024년 12월 6일
252쪽
16,200원
분류 - 에세이
나는 죽음을 목격하지 못했다. 다만 조부모님들께서 돌아가심으로써 죽음을 접할 수가 있었다. 아흔이 넘도록 사시면서 천수를 누리셨다고 생각했음에도 죽음을 겪어본 나와 그 전의 나는 다른 사람이었다. 나에게 죽음이란 제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고,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던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 죽음이 닥칠지 모르기에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더 마음을 열게 되고, 가족에게 후회없이 죽음을 맞이하고자 전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나는 5회도 안되는 죽음으로 이런 깨달음이 생겼는데,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의 죽음을 바라본 사람은 무슨 생각을,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이 책의 작가는 신경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 더블보드 의사로 20여년간의 시간 동안 목도해온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조금더 제대로 살아가는 것을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죽음에 대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남긴다.
1부 오직 죽은 이만이 죽음을 안다
2부 살아 있는 날의 죽음 준비
3부 죽음을 똑바로 바라볼수록 삶은 더 선명해진다.
웰다잉 : 편안하고 행복하게 잘 죽는 것
박광우 작가는 웰빙 못지 않게 중요한 웰다잉을 통해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의문을 던지는 것만 같았다.
이 책을 통해 죽음이라는 막연할 수 있는 명사에 대한 이해와 걸리기 싫지만 나도 예외일 수만은 없는 암에 대한 지식과 그 치료과정도 더불어 알 수 있었다. 파킨슨 병에 대해서도 말이다. 20여년 간 만나온 다양한 환자들을 통해 이 책에 많은 사례를 실을 수 있었다. 작가의 설명과 함께 병의 실상과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남은 가족들에게도 끼치는 이 죽음의 범위까지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에 남은 부분은 세 자매 중 첫째와 둘째가 암에 걸린 이야기다. 공동 명의였던 땅을 가지고 큰 언니가 먼저 암에 걸리자, 둘째는 그 땅을 빼앗기 위해 악다구니를 펼쳤으나, 자신이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 뒤에 무엇이 남을지 생각해봤을까? 죽음 이후에는 나를 알고 기억해주는 사람들의 감정 뿐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배웠다. 그럼으로 앞으로도 나를 알고 기억해줄 내 가족들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답은 정해져 있다.
그리고, 폭군 같이 아내를 억압해왔던 남편이 막상 아내가 죽으려 하자 겁을 먹고 말하는 부분에선 울분이 일어났다. 그 울분과 함께 나도 내 곁의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나 역시도 당연시 여기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우리는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새로운 하루를 만나고 있다. 당연한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이 하루도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이다.
죽음은 한 가지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죽음에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상황, 다양한 모습이 있다. 우리는 그 다양한 죽음에서 어떤 죽음을 맞이 하게 될까? 죽음을 떠올리면 마냥 부정적인 생각만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이 우리에게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함으로써 지금의 삶에 더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앎으로써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을 낯설게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책으로라도 만나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