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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가디언 ㅣ 책 읽는 샤미 42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4년 12월
평점 :
마이 가디언
( 책 읽는 샤미 0 42 )
이재문 글
무디 그림
이지북
2024년 12월 3일
240쪽
15,000원
분류 - 고학년 창작동화 / 어린이 창작동화
<몬스터 차일드> 이재문 작가의 신작!!
이재문 작가는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과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남이시다. 특히 <몬스터 차일드>는 제1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수상작으로 아이와 함께 정말로 재미있게 읽은 책 중의 하나다. 그래서 지금도 간간히 책과 오디오북으로도 즐기는 책이다. 작가님의 다른 책인 <언니는 외계인>도 아이가 좋아했는데, 이번에 작가님의 신간이 나온다고 하니 아이도 나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신간의 제목은 <마이 가디언>으로 나의 수호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표지에는 파란 하늘을 연상하는 배경과 함께 어딘가를 바라보며 뛰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소녀의 얼굴엔 미소를 띄고 있고, 찰랑이는 머리가 내 마음도 상쾌하게 만드는 듯하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마이 가디언>의 주인공은 은하다. 5학년 과거와 6학년인 지금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친구와의 다툼으로 어느날 따돌림이 아닌 따돌림을 당하게 되자, 외로웠던 은하에게는 춤만이 친구이자 위로였다. 하지만 외로움의 자리에는 친구가 필요했고, 그 자리에 성큼 다가온 친구는 화려한 외모와는 다른 아이가 자리잡았다. 친구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소위 여왕벌.
다미의 행동이 틀린 것을 알면서도 다시 소외될까봐 두려워 참는 날의 연속이다.
6학년이 되어 삼총사는 모두 다른 반이 되었다. 다미는 은하반의 지은이를 콕 꼬집어 같이 놀지말라고 경고의 경고를 거듭한다. 은하는 다미의 말과는 다른 지은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은하의 학교 생활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르시스트적인 다미는 어린 시절 겪어본 몇 몇의 아이들의 얼굴을 떠오르게 했다. 매력적인 외모와 함께 처음엔 상냥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곧 속내를 들어낸다. 내 주변 사람들의 뒷담화를 하며, 나를 서서히 고립시키고, 고립된 나를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한다. 나르시스트적이 아니라, 나르시스트인 것이다. 친구를 도구화 삼는 그런 부류의 사람, 그런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외모와 매력을 무기 삼아 사람을 휘두른다.
이 책의 제목인 <마이 가디언스>는 중의적인 표현이다. 주인공인 은하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이름이기도 하고,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기도 하다. 은하가 은따일 때 많이 듣던 노래. 이 책의 핵심인 것 같아 인상 깊은 문장 하나도 같이 첨부한다. 사전 서평단 도서를 읽으며 줄을 그은 부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모두 다 적을 수 없어 한 부분만을 고른다고 적잖이 고민했다.
p205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는 다름 아닌 바로 나라고.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사랑하고 지키라고. 수백 번도 넘게 따라 부른 노랫말인데, 왜 그걸 몰랐을까...(중략)...
나를 지켜 줄 사람은 다미가 아니었다. 내가 바로 나의 가디언. 다미가 나를 해치려 한다면, 나는 어떻게든 나를 지켜 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내 안에 다미 곁에 머물로 싶다는 마음이 있다. 다미와 함께 있을 때 받았던 아이들의 부러움 가득한 눈길. 다미의 베프일 때 함께 누렸던 인기. 그것들을 버리고 예전의 존재감 없는 나로 돌아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는 나를 믿고 그 길을 가 보려 한다.
은하는 왜 자꾸 지은이에게 신경이 쓰였나? 처음에는 지은의 다정함이었을 것이고, 좋아하는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은하는 다미를 만나기 전인 자신과 비슷해보이는 지은이를 보며 묘한 공감을 느낀 것 같다. 그럼에도 또 소신대로 행동하는 지은이에게 동경하는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은하도 지은이처럼 강한 사람이고 싶어서 말이다.
절친인데도 불안한 마음, 그것은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서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아이가 나를 진짜 친구로 대하고 있는가? 의문이 드는 것 갖지만 사실 그 진실을 알고 있기에 끊임없이 스스로 상처를 받고 침전하기를 반복한다. 이 동화는 그런 수많은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 동화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상처에 가라앉아 포기하기 보다는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는 한 사람으로 나를 가장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이다.
이 책은 표지와는 정반대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나의 수호자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성장동화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작가님도 주인공 은하와 같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나 역시도 그랬고, 내 아이도 다미보다는 주인공 은하에 가까워 차라리 은하보다는 강한 지은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등 고학년 창작동화임에도 200페이지가 넘어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가 싶었지만, 금방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 만큼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야기의 맥락, 거기다 은하의 속마음까지 잘 조화롭게 만들어졌다. 남자 아이든, 여자 아이든 사춘기 즈음 인싸가 되고 싶은 아이가 읽으면 너무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