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자들 - 친절하고 가혹한 저스트YA 10
이선주 지음 / 책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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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자들
(저스트YA - 10)
이선주 지음
책폴
2024년 9월 5일
220쪽
14,000원
분류 - 청소년문학 (한국장편소설)

이 책의 인상은 정말로 강력하다. 마치 공포영화를 본 느낌이랄까? 그것도 귀신 같은 류의 호러물이 아니라, 심리를 압박하는 그런 느낌의 공포물 말이다.

표지부터 기이하고 괴이하다. 가면을 쓴 아이들이 스마폰을 들고 있는데, 그 가면들의 모습조차 정상적인 느낌이 아니다. 스마일 가면은 웃고는 있지만 눈물을 흘리고 있고, 하트 가면은 깨어진데다가 반창고까지 붙이고 있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선주 작가님과는 이번이 초면이 아니다. 작가님과 실제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작품이 작가님 작품과의 처음이 아니라는 의미다.

작가님의 책을 처음 만난 건 <태구는 이웃들이 궁금하다>다. 어느 곳에선가 일어날 것만 같은 동화의 개연성과 태구의 심리를 묘사한 부분들이 내 마음을 강렬하게 매료시켰다.

읽고 나서 바로 큰 아이에게도 추천했는데, 큰 아이의 반응도 좋았다. 여튼 그런 작가님의 책을 만나고 보니, 정말 기대되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정아와 하윰의 시선에서 서사를 이어간다. 이 두 인물은 교차로 번갈아가며 사건의 전말과 함께 인물의 심리를 아주 심도있게 풀어간다.

하윰과 정아의 백일장 표절시비로 인해 사건이 시작되며, 그 시시비비와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이 책의 줄거리다. 그 과정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그 갈등의 해결을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정답인지 알려주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를 어디까지 소개하는 것이 스포의 경계인지 모르겠어서 조심스럽다. 그래서 아주 간단히만 소개한다.

분명히 알려줄 수 있는 건 이 책을 읽다보면 한 꺼번에 후루룩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가독성이 좋으며, 인물의 심리묘사와 첨예한 갈등으로 인해 책에 몰입할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이 책의 주인공인 하윰이다. 하윰이 가장 크게 각인된 것 같다. 잘못을 빠르게 인정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의 이익보다는 정의를 택하는 소녀의 당참이랄까?

지나온 시간들을 보면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이 생기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자일 때에만을 생각하고 억울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것을 표방하고 따라할 때도 말이다. 시간은 좀 걸리긴 했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잘못했노라고 뉘우칠 줄 아는 하윰이 좋았다. 기유라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보이는 하윰도, 그것에 대해서 소름끼친 사실을 발견하고 깨닫는 점도 좋았다.

피해자와 가해자, 갈등의 해결 등등 생각할 부분들이 많은 청소년 책이다. 줄그으면서 읽은 부분이 많아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다. 이 책을 읽게 된 행운과 기회에 감사한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p40
제가 오늘 여러분한테 자화상을 소재로 써보라고 한 이유는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어서예요.

p71
아줌마와 정아 중 한 명이라도 솔직했다면 좀 더 일찍 오해가 풀렸을 것이다. 둘 다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서 참고 참다가 폭발했다. 엉킨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엉켰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p103
이렇게 쉽다니!
별일 아니라니!
하윰은 잘못을 인정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제야 깨달았다. 하지만 잘못을 받아들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많은 게 쉬워질 것 같았다. 정아가 한 번 더 하윰 어깨를 쳤다.
˝선생님한테 말해 줘서 고마워. 그거면 돼.˝

p110
거짓말은 한 마디면 되는데 진실을 밝히려면 열 마디 스무 마디가 필요하다.

p130
진심과 진실, 믿음은 어렵고 복잡했다.

p137
무서운 말이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글로도 효과는 충분하다는 그 말이.
소문은 빠르고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시간은 너무 길다. 불행히도, 대부분 사람들은 인내심이 없었다.

p152
누군가에게 돌을 던지는 일은, 재미있는 스포츠처럼 느껴졌다. 단, 자신이 경기장 안에 들어갈 일이 없다고 여길때만. 그러나 누구든 뒷덜미를 잡혀 경기장 안에 내팽개쳐질 수 있다는 걸, 당하기 전까지는 모른다.

p153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있다면, 그건 바로 욕받이였으니까.

p185
˝왜 일이 이렇게까지 됐을까?˝
˝모든 사람의 욕망과 욕심 그리고 어리석음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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