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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 선생과 우주 ㅣ 문지아이들 176
김울림 지음, 소복이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월
평점 :
고타 선생과 우주
김울림 글
소복이 그림
문학과지성사
2024년 1월 22일
76쪽
12,000원
분류 - 초등 중학년 창작동화
동화책을 볼 때면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을 아들들 때문에 권장학년을 꼭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을 받고 좀 놀랐다. 100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두께, 헌데 권장학년이 3,4학년이상이란다. 담장 너머의 아저씨는 그렇다 치더라도 소복이 작가님의 귀여운 일러스트도 그렇고, 멍뭉이와 함께 담장 안 꽃과 풀을 따라 거닐고 있는 똥똥한 아이만 보더라도 저학년 동화라 확신했다.
나의 확신은 책장을 펼치고 얼마되지 않아 바뀌고 말았다. 이 책이 왜 중학년 동화인지 깨달았다. p11에서부터 내마음은 쿵쾅거렸다.
이 책의 주인공은 10살 남자아이 우주. 우주의 생일 선물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주는 반려동물을 선물로 받고 싶어했다. 그것도 꽤나 오래된 바람이었다. 무려 5살때부터 매해 생일 선물을 풀기전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이번 10살 생일에 받은 생일 선물은 축구공이 아닌가. 그 축구공이 고타 선생의 담을 넘고 들어가버렸다. 와장창 소리와 함께 말이다. 큰일났다.
동네에서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고타 선생네에 문제를 일으키고 말다니... 우주는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고타 선생과 우주>라는 제목을 보고는 혹시 일본 사람이 주인공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세상에나... 고리타분의 줄임말이라니... 너무도 기발했다. 고타 선생님을 당분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어쩌면 고타 선생은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인지도 모른다. 원칙과 기본을 지키고, 질서정연한 것을 좋아하며, 하다하다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하는 루틴을 만들어서 안정감을 갖는다.
이 책은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아이들에게 종용하는 부모들에게 반성하라는 일차원적 동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열정을 붙잡고 자신의 꿈은 주체적으로 꾸라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딱딱해져버린, 틀안에 갖혀 버린 어른들을 변화시키고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어린이라는 것을 이 동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우주의 노력, 우주의 친절, 우주의 재치, 우주의 생각이 바로 어린이들의 것이었다.
유연한 사고와 보다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밞음이다.
˝진짜가 되고 싶다.˝는 고타 선생의 다짐이 메아리가 되어 가슴에 닿는다. 나는 변화된 고타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내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사는 우주와 같은 아이가 되어 살았으면...
우주에게 날아든 불타는 별처럼, 우주가 꼭 잡고만 그 별처럼, 진짜를 가슴에 남기며 살고 싶다.
아이의 눈으로 이 동화를 읽었을때와 어른이 되어 이 동화를 읽었을때는 분명 차이가 있을 테다. 하지만 두고두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아이와 이 책을 꺼내 읽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너무 좋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멋진 동화다. 작가님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