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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평점 :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해냄
2023년 12월 22일
340쪽
18,000원
분류 - 에세이
작가님의 책 두 권을 아주 눈물 콧물 쏙 빼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그랬다. 그런 작가님의 산문을 읽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책을 받아들고 가볍게 훑어보았다. 나와는 확연히 다른, 내가 알지 못하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이 쓰여있었다. 내가 이 글들을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전에 문득 겁 아닌, 겁이 났다. 겁이 아니라면, 어떤 벽이 생겨버린 것은 아닐까?
그녀는 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었다. 심장마비로 아끼던 사람을 잃었다. 그것이 예루살렘으로 떠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이 책의 서사는 저자인 공지영 작가님이 예루살렘으로 떠나게 된 계기, 예루살렘에서 그리스도의 흔적을 찾고 그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을 기록했다. 수치와 고통, 극도로 내몰아쳐진 예수의 모습과 자신의 경험을 동일시해서 써내려갔다.
마음이 굳게 닫혀버릴 줄 알았는데, 단 세꼭지를 읽고 내 마음은 만발한 꽃처럼 너무도 활짝 열려버렸다. 동백이라는 개의 사연이 담긴 에피소드에선 눈물, 콧물을 한 가득 흘리고야 말았다. 그렇게 나에게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주더니, 책 속으로 충분히 젖어들게 만들어버렸다.
나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니, 어떤 존재로부터의 힘은 아니더라도 최소 본받아야 할 누군가가 삶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그들이 보여주는 것들이 내가 살아내는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행복한 일상을 살기를 꿈꾸지만, 그와는 반대로 마음은 시끄러울 때가 많다. 사실 그것은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이기에 더 외로운 것일지도 모른다. 고통과 수치도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고 그것들과 함께 하다보면 나는 과거의 나보다 좀 더 성장해있는 나인 것이다.
마음을 다해 이 책을 읽고, 그녀의 책을 통해 알지 못했던 카톨릭, 기독교에 관심이 생겼다. 책과는 관련없는 뜬금포 고백이지만, 덕분에 벌거벗은 세계사에 나오는 십자군 전쟁으로도 확장할 수 있었다. 종교에 대해 생각하고,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자발적인 것에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작가님께서 찍었을 사진과 함께, 꾹꾹 눌러 쓰인 책이 내 맘에 확 와닿는다. 이보다 더 풍족한 시간이 있었을까?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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