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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발소 -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들 대환영입니다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옮김 / 리프 / 2023년 11월
평점 :
수상한 이발소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번역
리프
2023년 11월 22일
416쪽
17,000원
분류 - 일본 장편 소설
표지에는 괴상망측한 머리를 한 손님이 거울을 보며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런 손님에 반해 머리를 해준 미용사로 보이는 사람은 아주 무탈해 보이는 표정을 보인다. 뒷표지에는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 대환영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어쩌다 마주친 이발소에서 시작된 인생역전, 소심한 보통 사람들의 대범한 역습이 시작된다!˝라고 책의 핵심을 알려주는 듯한 문장이 쓰여있다. 아무래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이발소라는 장소는 평범한 장소가 아님에 틀림없다. 과연 이 책의 제목처럼 수상하다는 냄새를 솔솔 풍기는 이 이발소에선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귀여운 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와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차례>
1 눈썹의 중요성
2 야쿠자의 기억상실
3 우당탕탕 취업기
4 멜론빵 머리의 영웅
5 호신술의 여신
6 한여름날의 기적
이 책의 모든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싶지만 1편 눈썹의 중요성의 간략한 줄거리만 소개해보도록 한다. 주인공 사키는 커리어우먼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호구의 냄새를 솔솔 풍기기도 하고, 이 책의 주인공이 대부분은 그러하듯 소심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회사에서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 그런 사키는 자기 머리를 보고 엉망의 서비스를 했던 미용실에 복수하기 위해 이발소에 가게 되었다. 기분전환과 함께 전부터 보았던 이발소로의 호기심 해결이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머리를 하다 잠이 든 사키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바로 눈썹이 달라졌다. 미용사 말로는 눈썹을 밀고 날카롭게 가늘고 매끈하게 만들어버렸단다. 어딘가 위화감마저 보이는 이 눈썹. 주인공은 달라진 눈썹처럼 그녀의 인생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런 종류의 소설을 힐링소설이라는 분류로 부른다고 한다.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소설.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소시민 같은 주인공들이 행복해지는 소설. 우리가 주기적으로 가는 익숙한 장소이자 낯선 장소인 이발소. 여자인 나에게는 그런 이발소가 아주 낯선 장소다. 머리를 만지는 미용사의 손길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무언가가 있다. 내가 원하던 머리가, 상상했던 머리가 주문한대로 그대로 나오면 그때의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단계를 뛰어넘었다. 수상한 이발소의 방문은 나도 모르고 지냈던 내 안의 다른 자아, 살면서 모르고 살던 그런 나를 찾는 시간이다.
요즘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나스스로 상황에 필요한 자아를 꺼내어 쓸 수 있도록 나를 가꾸고 나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일본 소설이라 기괴하거나 음산할거라고 색안경을 쓰고 있었다. 아이들의 동화 전천당도 그렇고, 내가 읽은 몇몇의 일본 소설로 편견이 생기고 말았다. 하지만 일본 소설도 귀엽고 유쾌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달라진 겉모습에서 얻은 용기라는 컨셉, 소심한 자들의 변신.
나도 달라진 겉모습으로 내년엔 더 자신감에 찬 내가 되어야겠다. 이 책을 읽고나니,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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