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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흐름출판
2023년 6월 5일
248쪽
15,000원
분류 - 에세이(한국에세이)
아이의 마음 속으로 풍덩 들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답답하기도 하고, 제대로 대화도 되지 않고,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일단 내 마음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쓴 글에서 만큼은 아이의 감정을, 일들을 좀 더 차분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다. 그것은 일기이기도 할 것이고, 엄마를 향한 사랑의 편지일 수도 있고, 학교에서 주어지는 글쓰기 과제일 수도 있다. 글의 형식은 다르지만, 확실한 건 이 모든 것에서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필읽기를 싫어하고,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종종 있다. 하지만 수필이야 말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정말 가까운 지름길이 아닐까. 가상의 인물로 한 번 거르지 않고, 과학이나 사회에 더불어 전체에, 혹은 사례들에 묻힐 필요도 없다. 각각의 개성이 살아 움직이는 그런 생동감 있는 문장들이 난 수필의 문장이 아닌가 싶다. 가까워지고 싶은, 혹은 나와 비슷한 경우의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그때 수필을 든다면 확 와닿을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와 함께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그런 수필이다. 작가는 23년간의 교사생활로 아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다. 요즘 선생님들이 그냥 넘겨버리기도 하는 글쓰기를 아주 중요시 하며,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아주는 산삼같은 교사라 할 수 있다. 아이들과 같이 호흡하던 시간동안, 아이들의 글을 모으셨을까. 아이들의 글과 함께 작가의 문장은 호흡한다. 마치 일기검사, 글쓰기 검사를 했을 때의 코멘트를 달듯이 아이의 마음과 함께 선생님의 마음도 함께 움직인다.
신선하다. 많은 책들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나 자신이 읽었던 저서에서 문장들을 뽑아내서 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의 문장을 통해 작가의 깨달음이나 다짐을 전한다. 꼭 전문서적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이라면, 그 깊이와 무게는 충분히 농익는 것은 아닐까.
노란색 표지 속의 아이들, 클로버를 들고 하늘을 나는 것 같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처럼 아이들의 마음과 그런 아이들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가 있다. 사계절 출판사의 <어린이라는 세계>가 떠오르는 책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한 33 꼭지를 읽으면서 나도 어린이 문장에 빠져든다. 우리집 어린이도 한 문장을 쓰면서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써내려갈지 궁금하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