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 2022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장편동화 선정작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백혜영 지음, 박현주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백혜영 글
박현주 그림
우리학교
2022년 10월 24일
160쪽
13,000원
분류- 초등중학년 창작동화/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사람이 잠을 제대로 못자면 어떻게 될까? 면역력이 떨어지고, 살이 찌는 것은 물론, 두통, 사고력에 문제가 발생하며, 심장에 이상이 오고, 암 위험이 증가한다. 한 마디로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에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긴 업무 시간과 스마트 기기의 발전 등으로 인해 자의, 타의에 관계 없이, 너도 나도 수면부족이다.


1)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
2) 아직 각성되지 못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누에가 허물을 벗기 전에 뽕잎을 먹지 낳고 잠시 쉬는 상태.

수면
1) 잠을 자는 일
2) 활동을 쉬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전에서 그 의미를 검색해본 바로, 잠이라는 것의 의미를 크게 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잠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람들이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은 좀 특별한 귀신이 등장한다. 남의 잠을 먹는 귀신이라니, 아이들이 읽어도 되는 동화일까? 너무 무섭지는 않을까? 호기심이 일었다. 표지 뒷부분에 살짝 잠빚이라는 것을 언급해두었는데,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6학년 여자아이로 이름은 혜령이다. 혜령이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이 세상과 관련이 없는 귀신이다. 죽어서 귀신이 되면 바로 저승에 가는 줄 알았더니, 중간 세계에서 다시 이승으로 오게 되었다. 무슨 이유에선고 하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생긴 잠빚 때문이라고 한다. 넉넉하게 잠을 자는 사람들의 남는 잠을 열심히 먹어야 잠빚을 갚을 수 있단다. 혜령이 진 잠빚은 376시간, 그것도 1000시간을 깎아줘서 376시간이다. 혜령은 무사히 잠빚을 갚고 편안히 저세상으로 갈 수 있을까?

혜령은 수학 경시대회 준비를 하며 하루 4시간을 자던 혜령은 트럭에 치여 죽었다. 초등학교 6학년의 어린 나이인데 말이다. 혜령을 도와주던 수지 언니는 왕따를 당하고, 카톡감옥에 갇혀 지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잠귀가 되었고, 그런 혜령이를 죽게 만든 트럭기사 또한 1000시간이 넘는 잠빚을 졌다. 1000시간을 탕감해줘도 1000시간이 넘는 잠빚을 진 성실한 노동자였다. 그리고 혜령의 빈자리를 채워보려 열심히 노력하는 혜령의 동생도 죽진 않았지만, 벌써 잠빚이 1000시간 가까이 되었다.

이 동화는 수면부족이라는 현대문제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느라, 치열하게 경쟁하느라,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배신을 당해서 등등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작가님은 이 잠빚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아이들에게 잠의 중요성을 알려주려고 한 것은 아닐까?

잠귀대왕, 잠귀현감, 악귀, 악귀사냥꾼 등등 우리 고전의 느낌이 나는 판타지 소재가 등장해서 보다 아이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동화라고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들까지 학원에 쫓겨 잠이 부족한 상황이라니,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집 아이들을 생각하니 현대사회와 많이 동떨어져있다는 생각도 들어 퍽 안심이 되면서도 얄궃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잠귀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통 전해져 오던 세상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주 흥미로웠다고 했다. 나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큰 아이는 특히 혜령과 아령의 서로를 위한 따듯한 마음이 좋았다고 했다. 공부한다고 힘든 언니를 위해 즐거움을 주는 아령과 잠귀 세계의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동생을 지키기 위한 혜령의 용기는 대단하다며 엄지척을 해주었다. 수면부족에 대한 현실각성 동화이지만, 전반적으로 따듯한 감성이 흘러넘치는 동화여서 아이와 함께 읽고 나누기 충분했다.

활동량이 떨어지면 잠을 더 늦게 자고, 늦게 까지 놀고 싶어하는 우리집 개구쟁이들을 위해 내일은 동네 동산에 가족산행을 해야겠다. 잠빚이 생기지 않토록, 아이들이 푹 잘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지. 좀 더 질 높은 수면으로 우리 가족의 행복이 반짝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삶을 살길 바란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