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은 울면 안 돼? 문지아이들 172
박주혜 지음, 서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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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은 울면 안 돼?
(문지아이들)
박주혜 글
서현 그림
문학과지성사
2022년9월19일
60쪽
12,000원
분류 - 초등저학년 창작동화

큰 아이와 함께 박주혜 작가님의 <변신돼지>, <힙합독수리>,<똥에서 탈출한 냄깨비>, <출동, 고양이 요원 캣스코> 등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어린이들의 진짜 고민과 함께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박주혜 작가님의 동화였어요. 특히 이야기들이 항상 따듯해서 읽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동화들이었네요. 이번엔 동물이 등장하지 않고 어린이가 주인공인 동화라 더 특별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 힘이는 여덟살입니다. 수업시간에 장래희망 발표를 하게 되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장래희망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던 힘이는 자기차례가 되자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맙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다시 발표해보자고 하시는 담임 선생님.
힘이는 과연 발표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울음사건으로 인해 짓궃은 친구들이 울보라고 놀리는데, 힘이가 어떤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지 유심히 읽어보도록 해봐요.

처음 이 책을 받고, 표지를 보며 든 생각은...
초등학생이 되면 울어선 안된다는 강요가 떠올랐습니다. 어른들의 이 강요가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쓴 동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어떤 관념처럼 자리를 잡고 말았어요. 그래서 였을까요? 이 책을 읽고는 엄청난 반전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책이었어요.

단 챕터 5장의 짧은 저학년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저의 생각을 두 번 이나 고치게 만들었습니다. 저를 거듭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신기한 동화책이에요.
<여덟 살은 울면 안 돼?>는 크게 세 주제로 구성이 된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초등학생도 울어도 된다. 우는 게 뭐 어때서? 슬프고 당황스러우면 울 수도 있지‘.라는 울음에 대한 이야기,
두번째는 아이들의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책임을 알 수 있었어요.
마지막 세번째는 인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인 것 같아요. 자신이 부족한 점을 확실히 인정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특히 두번째 주제를 생각하면서 큰 아이에게 했던 실수가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좋아할 뿐인 것을 아이의 장래희망에 가두려했던 실수, 참 부끄러운 과거라고 생각해요.
공룡을 너무도 좋아해서 따로 교육을 안해도 공룡덕분에 한글을 깨우칠 정도였던 큰 아이에게 그때 아이가 말했던 장래희망에 가두려했었습니다. 지금보다도 더 많이 더 빨리 계속 변해가는 시간 속에 살 아이에게 정지된 삶을 살라고 한 것은 아닐까요.
그때의 제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기에 이제는 큰 아이와 작은 아이에게 장래희망 따위는 물어보지 않고 있어요.
그냥 나중에 너희가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할 수 있게 되었음 좋겠다고 말하고 응원하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p44
˝우리 아빠가 그랬는데, 그게 진짜 멋진 행동이래. 원래 완벽한 사람은 없대. 다 어딘가가 모자라대. 그래서 서로 도와야하는 거랬어. 아빠가 늘 나에게 말하거든. ‘민지야, 너는 수학은 잘 못해도, 밥은 정말 잘 먹으니까 급식을 남기는 게 고민인 친구가 있거든 꼭 친구를 도와주렴. 그리고 수학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꼭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렴. 괜히 모르는 데도 아는 척하면서 가만히 있지 말고.‘ 이렇게 말이야.˝

이 부분이 이 책의 세번째 주제 핵심인 것 같아요.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구요. 힘이 엄마도 그렇고 힘이 짝꿍 민지네 아빠도 참 멋진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런 어른이 될 수 있겠죠?
어른들도 다 자란 건 아닌가봐요. 잘 자라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되나 봅니다. 울고싶을 땐 울어도 되요. 그리고 꼭 뭐가 되려고 하지 않아도 되요. 지금은 그저 내가 좋아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행복하고, 잘 자란 어른이 되는 방법이 아닐까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나답게 커갈 수 있는 어린이들이 되면 좋겠네요. 분량이 적은 초등저학년 책이지만 초등 중학년 친구들이 읽어도 너무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적극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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