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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 카페에 입장하시겠습니까? ㅣ 고학년 책장
서지연 지음, 이주미 그림 / 오늘책 / 2022년 6월
평점 :
슬라임카페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서지연 글
이주미 그림
오늘책
2022년 6월 20일
116쪽
13,000원
분류 - 초등중학년 창작동화 /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작년, 제작년 즈음 슬라임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조물락조물락 거리고 있어서 이상하다 싶었다. 우리 때는 모래 놀이를 하며 놀았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촉감 놀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그것이 변형된 것은 아닐까.
색색깔의 특별한 슬라임이 있는 카페는 어떤 모습일까? 책의 표지처럼 화사하고 화려하지 않을까?
<슬라임카페에 입장하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이 흥미로웠다.
외계생명체의 지구침입을 막기 위해 슬라임을 가지고 비밀프로젝트를 실시하는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다. 지구 침공의 외계인을 막을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했지만 계속된 실패를 하고만 우주위원국은 강력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고자 한다. 바로 화와 분노라는 강력한 감정이다.
특별한 장소이자, 동네인 ‘잠수동 에듀 타운‘의 어린이가 바로 그 화와 분노의 데이터를 받을 대상이 되었다. 데이터의 대상이 된 이유는 이 곳의 아이들이 스트레스에 찌들어있어 마음의 병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에 그 감정은 더욱 강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슬라임을 만지면 감정듥이 빠져나가는 특이한 슬라임카페.
우주위원국은 과연 임무완수를 하여 외계인들로 부터 지구침입을 막을 수 있을까?
이 동화에는 3명의 아이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여유시간은 1도 없이 학업을 강요받고 있는 주인공 우주,
p11
우주의 손목시계와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울려 댄다. 모두 엄마가 맞춰 놓은 거다. 알람 소리가 울릴 때마다 우주는 하던 일을 멈추고, 휴대 전화 화면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을 해오고 있지만, 이젠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싶은 미지,
p35
미지는 뭐든 시작만 하고 끝까지 즐겨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엄마가 올리는 영상의 구독자들의 흥미가 사라지면 미지도 그만두어야 했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하지만, 누구보다 외로운 천우
p66
천우 엄마는 마음의 병에 걸린지 삼 년이 되었다. 아빠가 집을 비운 어느 날 밤, 마음의 병은 불쑥 찾아왔다.......아픈 이후로 천우가 기억하는 엄마는 늘 멍한 얼굴이었다.......한 집에 같이 살아도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은 드물었다......오늘 하루는 어땠냐고 물어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세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모님들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 목적성과 방향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는 아이와의 소통이 빠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인생의 주인공인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나누고, 대화를 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바쁜 일상속 의사소통의 부재와 아이들에게 주어진 부담감은 사랑하는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것 같다. 정말이지 그래서 아이들이 슬라임이라는 것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63
‘과학 시간에 배운 물질의 상태처럼 마음도 오랫동안 어루만져 주면 변하는 걸까?‘
누군가 함께 울어 주는 게 이렇게 큰 위로가 된다는 걸 우주는 오늘 처음 알았다. 왜 화가 났는지, 왜 답답했는지 슬라임에게 털어놓고 나니 목구멍에 딱딱하게 박혀있던 응어리가 조금씩 녹는 기분이 들었다.
슬라임의 화려한 색감과 개구진 일러스트로 가독성을 높여준 것 같다. 외계인 혹은 외계생명체의 지구침략을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과학적이고 판타지스러운 설정이 오히려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분량은 작아보이지만 글밥은 많아 초등 중학년 친구들부터 읽으면 좋겠다. 학업의 스트레스, 부모님과의 관계, 자아의 성장이라는 주제이기에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자기화해서 읽을 것만 같다. 그리고 주변의 친구에게 다정한 말과 마음을 건네는 것, 얼었던 마음을 녹인다는 말도 멋졌다.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내 마음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알려주는 동화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