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천사 구미호
제성은 지음, 혜란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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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천사 구미호
제성은 글
혜란 그림
크레용하우스
2022년 6월 30일
96쪽
13,000원
분류 - 초등중학년 창작동화 /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아이는 요즘 새로운 독해문제집을 풀고 있다. 전래동화를 독해문제집으로 한 번 더 다지고 넘어가는 문제집인데, 지금 풀고 있는 부분이 <심청전>이다. 문제집으로 심청전을 접한 아이는 심청전에서의 심청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은가보다. 눈도 안보이는 아버지를 놔두고 죽으러가면 아버지는 어떻게 되냐는 거다. 아버지가 앞을 못보는 장애를 가진 데다가 매일매일을 남의 집 허드렛일을 해서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사는 심청이. 그런 앞못보는 아버지가 몽은사 주지승에게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겠노라고 덥석 약속을 해버리고 만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어느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대부업체에 대출한 금액을 갚지 못해 신체포기각서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하는 것과 같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옛날에 비일비재했다는 사실 아닐까? 전래동화의 대부분은 그런 안타까운 상황들에서 모티브를 딴 것 같다. 어쩌면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를, 그 불쌍한 주인공들을 상상의 세계에서만이라도 해피엔딩으로 끝맺어주고 싶다는 작가의 강렬한 의지가 담긴 것 같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어느 작가(작자 미상)가 얼마나 고심해서 썼을까?

달빛이 차오를 때면 그 달빛에 이끌려 길을 헤매는 구미호가 있었다. 달빛이 차오른 어느 날, 구미호는 평소처럼 달빛에 이끌려 방황을 하고 있었다. 달빛에 방황하며 들어선 가직한 곳에, 사방이 책으로 둘러쌓인 책방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한 여인, 그녀에게서 인간이 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100일 동안 인간들에게 들키지 않고 지내면 구미호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그 여인이 내민 것은 책과 열쇠, 옷과 신발이 들어있는 보따리다. 책을 읽지도 못하는데, 무슨 소용이람.
하지만 그 여인은 하루가 바뀔 즈음 한 장씩 읽을 수 있게 될 거라는 묘한 말을 남긴다. 마치 구미호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이 신비로운 여인은 구미호의 방황을 멈추게 해주겠다는데...
구미호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둔갑술을 부렸다. 둔갑술로 사람이 된 구미호가 도착한 반달빌라에서 무사히 100일만 버티면 된다. 사람들의 무관심속에 하루하루 무사히 시간을 보내던 구미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이제 보름 남짓 남았는데...
조용하던 반달빌라, 구미호네 아랫층에 누군가 새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허구헛날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도 시끄럽단 말인가. 아이는 왜 그토록 자지러지게 우는 것인가.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친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이렇게 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은 듯 했다.
전래동화에는 새엄마이기라도 한데, 자신이 낳은 아이를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냐면서 진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냐는 질문을 재차했다.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 지옥에서 구미호까지 없었다면 아이는 죽었을 것이 분명하다며 비통해했다.

요즘 뉴스는 제대로 읽기가 힘들 정도로 안타깝고 어이없고 슬픈 것들 뿐이다. 희망찬 뉴스보다 그런 자극적인 뉴스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안타까운 뉴스들 중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아이들에 관한 사고가 아닐까 싶다.

<달빛 천사 구미호>라는 이 책은 그런 많고 많은 사고들 중에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을 판타지스런 소재와 더불어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한 빌라의 무관심한 생활은 인간세계만의 장점이지만 큰 단점인 것 같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계속 해서 들리지만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 만약 구미호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 겨울에 화장실에 갇혀 죽은 어느 아이의 일이 떠오른다.
똥을 싼다고 아무 것도 먹지 못하게 한다는 장면을 읽었을 땐, 정말이지 부아가 치밀었다. 그것도 친부모가 그런 짓을 하다니...

타인의 잘못을 떠올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의 잘못도 되새겨지는 밤이다. 나는 나의 아이에게 어떻게 했던가.
나는 정말이지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잘해주기만 했을까? 훈육과 학대라는 애매한 경계에서 나는 과연 떳떳할 수 있는 부모인가?

이 책은 아주 얇디 얇은 책이지만, 어린이를 대하는 우리 어른의 태도와 우리 주변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안타까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펑펑 나서 혼이 났다. 아이의 소원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달빛 천사 구미호>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의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나부터 내 아이들에게 좀더 상냥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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