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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6월
평점 :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라자니 라로카 글
김난령 번역
밝은미래
2022년 6월 2일
248쪽
15,000원
분류 -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나는 원래부터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영원한 독자가 되고 싶다. 영원한 독자가 되기 위해 세운 목표가 있다. 뉴베리 수상작까지는 꼭 함께 읽는 독서 파트너가 되어주기로 말이다. 아직 아이는 저학년이라 심도 있는 주제와 길고긴 호흡을 지닌 뉴베리 수상작은 읽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부터 짧은 뉴베리수상작들로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2022년 수상작인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250페이지 쯤 되는 양이지만 아이와 함께 도전해볼만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레하이다. 레하는 사춘기가 도래한 8학년(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이고, 부모님이 인도사람이다. 미국으로 건너와서 생활을 하면서 레하를 출산했다. 이민 2세대인 것이다. 그래서 레하는 인도사람이기도 했지만, 미국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사람이 아니기도 했고, 미국사람이 아니기도 했다. 힌두교의 특성과 그리고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레하의 가족은 미국이 삶에서 어딘가 동떨어져 보이는 인생을 살고 있다.
레하의 출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레하의 친구, 레아의 부모님 등 가까운 사람을 관찰함과 동시에 한 편의 아름다운 시와 같은 짧은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행복했으면 좋으련만, 자신의 사춘기만으로도 벅찬 레아에게 크나큰 시련이 다가온다. 임상병리사(?)로 지내는 엄마가 갑자기 백혈병에 걸린 것이다. 이 기점으로 레하의 생각과 행동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특별한 이번 작품은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여자 아이의 심리이긴 했지만, 우리가 만약 외국에 가서 산다면? 이라는 상상력을 동원해 읽어나갔더니, 많은 부분들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엄마나 아빠가 아픈 상황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우울한 상상력을 자극할 것 같아 저학년인 아이에게 제대로 질문하지는 못했다.
뉴베리작품인 이 책은 고학년이 읽는 책이라서 아이가 과연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도 문화와 관련된 어려운 단어는 나 역시도 잘 몰랐다. 책에 나와있는 친절한 각주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덕분에 아이도 차근차근 읽어내려갔다.
제목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확인했다. 그녀가 살아옴에 따라 겪어온 혈액, 피라고 하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다. 출생에서의 피, 혹은 넘어지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의 피, 레하의 엄마가 백혈병에 걸렸을 때의 피 등등 피와 관련된 소녀의 기억에서 서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부모님이 원하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레하, 남자친구를 사귀고, 댄스파티에 가고 싶고, 예쁜 옷을 입고 싶은 평범한 소녀의 세상은 엄마의 백혈병으로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래도 엄마입장이다보니, 아이를 위해서 절대로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아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아픈 건 상상하기도 싫다고 했다.
아이가 내년에, 후내년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