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땅에서, 우리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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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땅에서, 우리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밤티
2022년1월24일
248쪽
13,000원
분류-청소년문학

표지를 살핀다. 어느 사막의 평원즈음에 게르 3개가 보인다. 북극도 아닌 것 같은데, 환상의 오로라까지 보이는 듯하다. 맑은 밤하늘, 아직도 해가 지는 중인 듯한 노을. 그리고 두명이 이 길을 걸어갔을 것 같은 네개의 연속된 발자국들. 초보독서가인 나에게는 아는 작가, 좋아하는 작가는 드문 드문이고, 유명하신 분도 잘 몰라서 참 속상하고 부끄럽다. 청소년 문학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이신데, 아직 이금이 작가님의 작품을 한 편도 읽어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어디인가.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작품도 꼭 읽어봐야겠다. 세상에 훌륭한 책은 너무나도 많고 많도다.

독서를 하기 전에는 제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그렇다고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던 거만했던 인간이라 참 막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이젠 나의 실수들이 눈에 보인다. 그때 모르고 지나쳤던 나의 실수들. 내 엄마와의 트러블이 그렇게 많을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우리는 서로를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해서 이 책의 무척 끌렸다.

사춘기 소녀인 딸과 갱년기 즈음에 접어든 엄마 숙희. 숙희의 친구들과 함께 숙희의 딸 다인은 몽골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시작은 삐거덕 거렸지만, 몽골의 여행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이 책은 총 2부로 서사를 진행하고 있다. 1부는 딸인 다인이의 시선, 2부는 엄마 숙희의 시선에서 쓰여졌다.
몽골 여행에 오기 전 이 두 모녀는 사이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여행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좀더 나은 관계가 되었다. 숙희는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이 책을 통해서 ^^

이 책을 읽고 엄마가 많이 생각났다. 다인이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나는 여러번 대화를 시도해보았지만, 엄마는 그것이 너의 운명이라면서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동생에 대한 책무를 다하길 바랬다.
이젠 더이상 그러고 싶지가 않다. 우리는 이미 멀리 와버렸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가 너무 밉다.
특별한 공간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오해를 풀 수도 관계를 회복할 수도 없다. 오해의 실타래가 얽힌 시간만큼 그것을 풀기위한 특별한 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진정한 내 가족에게 집중한다. 그리고 수시로 이야기 한다. 그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말이 없는 편이고, 나는 말이 많은 편이다. 남편은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걸 요구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말해주길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는 남편은 내가 알아서 말을 알아듣고 행하길 바란다. 난 전혀 모르겠는데 말이다. 난 정말 바쁠때를 제외하고는 남편이 항상 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 번씩은 남편의 마음을 알기 위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어느 이야기도 좋다. 결혼한지 10년이 넘어도 아직도 남편에 대해서 다 모르겠다. 그 때문에 오해가 생겨 다툼이 일어나기에 우리는 대화가 필요하다. 아직 죽음을 앞두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 그냥 아줌마인 나. 그 죽음이 내일일지도, 10년 뒤 일지도, 100년 뒤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특별한 기회가 생겨야만 풀 수 있는 매듭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나의 사랑하는 가족에게 골고루 사랑을 주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충분히 대화를 많이 나누리라. 몽골이라는 특별한 시공간이 없어도 가능한 그런 가족의 관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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