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마치 비트코인
염기원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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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치 비트코인
염기원 지음
은행나무
2022년 1월28일
260쪽
14,000원
분류-한국장편소설

부자들의 삶은 어떨지 궁금하다. 실질적인 부자들의 삶은 알수도 없고 볼 수도 없다. 그저 드라마에서나 만날 수 있을까? 거기다 인친같은 지인을 보면 참으로 삐까번쩍하게 산다. 골프를 치고, 시댁에서 주신 카드로 이것저것 혜택은 다 누리며, 친정에서는 애기도 잘 돌봐준다. 한마디로 아주 편하고 행복한 인생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집보다 큰 평수에 사는 사람의 생활살이도 궁금하다. 다들 큰 소리치며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토록 떵떵거리며 살만큼 부유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 모두들 그저그런 삶이 아닌가?

비트코인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사실 아직도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사전에 검색해보니,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없는 온라인 디지털 화폐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돈이 될 수 있나? 이 비트코인의 성질을 알게 되면 이 소설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비트코인의 중요한 특징은 통화를 발행하고 통제하는 중앙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끼리만 거래할 수 있는 특별한 화폐다. 지금은 현금화가 되고 있지만, 그 뿌리가 아직 튼튼한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은 시골서 서울로 상경해, 서울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며 이리저리 살다가 오피스텔 관리인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오피스텔의 403호의 여자가 죽었다. 사인은 고독사.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이의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일기를 읽어나간다. 죽은 여자의 일기를 읽어가면서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본다. 주인공의 젊은 시절이야기, 부모님의 이야기, 과거로 과거로 회상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서울에서 일하는 소시민에게 공감와 위로를 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12
서울에서 냉난방 시설과 세탁기, 냉장고가 있는 집에 월세로 살면서 관리비를 합쳐 한 달에 단돈 62만원이 든다면 공짜와 다름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1920년대 당시를 잘 보여주던 소설가 김동인이 생각났다.2000년 전후의 모습을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보여주는 이 소설에서 이토록 상세하게 쓸 수 있을까 하는 경외심마저 들었다. 남자들이 쓰는 말투, 냉소적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열심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 무조건 열심히 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눈치껏 그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아둥바둥 머리를 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씁쓸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돈을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남의 건물이나 관리해주며 6평 원룸에 안착해서 살고 있는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 대다수의 소시민과 가만히 누워서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로 편하게 살 수 있는 이 인간세상의 부조리한 생리, 나 역시도 먹이사슬의 최대 포식자이고 싶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삶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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