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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째 열다섯 ㅣ 텍스트T 1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오백 년째 열다섯(텍스트T-001)
김혜정 지음
위즈덤하우스
2022년1월28일
220쪽
12,500원
분류-청소년문학
영원의 존재는 언제나 신성하고, 신비롭고, 궁금하다.
영원의 존재는 여러존재가 있다.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님이 그러하고, 소설<트와일라잇>시리즈의 뱀파이어가 그러했으며, 오백 년째 열다섯살인 이 책의 주인공 구미호가 그러했다. 사람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이 있다고 한다. 나는 생명의 시간이 유한한 존재로 점차 늙어가고 있다. 머리에는 흰머리가 희끗희끗 하나둘 늘어가고, 얼굴의 팔자주름은 점점 깊어진다. 살은 점점 탄력이 없어진다. 잘 늙어야지, 좋게 늙어가야지를 요즘 모토로 삼고 있는데, 오백 년째 열다섯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럽고, 부럽도다.
우리나라 단군신화를 비틀어 모티브로 삼은 이 소설의 시작이 아주 인상적이다. 곰과 호랑이 사이에 여우가 있었다는 허구를 생각할 수 있다니, 너무도 기발하지 않은가.
거기다 사악한 구미호가 아니라,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내는 인정많은 여우종족이다.
곰과 호랑이의 싸움이 아니라, 여우와 호랑이의 구슬전쟁으로 이 이야기의 갈등은 고조된다.
하지만 큰 이야기는 오백년이란 시간을 살아온 영원한 열다섯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는 영원히 열다섯으로 살아야하기에 이름을 계속 바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소녀 가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히 살아있다. 친구를 사랑하고, 인정많고 다정한 친구로 말이다.
그녀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고, 아름답다.
장미의 이름이 장미가 아니더라도 장미는 아름다울 것이다. 장미는 그대로 장미니까
-윌리엄 셰익스피어
영원한 비밀로 감춰둬야 했던 소녀의 정체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비밀이 아니게 된다.
나의 열다섯은 어땠을까? 신랑의 열다섯은?
그리고 앞으로 자라날 내 아이들의 열다섯은?
가을에게 신우가 나타난 것처럼 아름다운 열다섯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인연이 서로에게 되었으면 좋겠다.
재밌다.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