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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ㅣ VivaVivo (비바비보) 48
실비아 맥니콜 지음, 김선영 옮김 / 뜨인돌 / 2022년 1월
평점 :
체인지
(vivavivo(비바비보)-48)
실비아 맥니콜 지음
김선영 번역
뜨인돌
2022년 1월 10일
288쪽
13,000원
분류-청소년문학
영혼 체인지라는 소재는 항상 흥미진진하다. 바뀌지 않았다면 당최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을 상대방의 상황을 통하여 이해하는 스토리 전개가 인상 깊다. 보통 남녀가 바뀌거나, 나이 많은 사람이 젊어지거나, 젊은 사람이 늙어버리는 소재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할머니와 소녀의 영혼 체인지다.
15살 소녀와 82살 할머니의 바디 체인지 소설
이 책은 32장으로 이루어져있다. 두 명의 주인공인 소녀 할리와 할머니 수전이 번갈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난 할리야. 나는 15살이야. 아직 남자친구하나 못사귀어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대. 그런데 그 남자애의 소식을 친구가 문자로 보내줬어. 스마트폰을 놓을 수가 없더라고. ˝스마트 폰이 사람 잡을 거다.˝라는 말을 들어도 아랑곳하지 않았지. 그런데 말이야. 버스에서 내려서도 스마트폰을 계속했어.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스마트폰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버스 안에서 만났던 그 할아버지가 알고보니, 하느님?
난 수전 맥밀런이다. 82살이나 먹은 노인이지. 할리라는 아이를 차로 치고 말았어. 그런데 말이야.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어. 차를 수리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어. 아무래도 차량을 만든 회사에서 불량부품을 만들어낸 것 같은데...어차피 살만큼 살아 죽는 건 억울하지 않았어. 벌어놓은 것으로 죽을때까지 버텨야하는 삶을 살고 있었거든. 하지만 말이야. 내가 할리를 죽였다는 오해는 꼭 풀고 싶구나.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카르페디엠이라는 문신이 적힌 엘리. 엘리(Eli)는 히브리어로 신이란 뜻이야. 천국으로 가는 롤러코스터인지, 아무튼 저세상으로 가는 롤러코스터를 우리는 타고 싶지 않았어. 롤러코스터를 안타겠다고 하니까, 신 엘리(Eli)가 말했어.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이야...우리 어떻게 되는 걸까?
어라? 현실세계로 돌아왔을까? 눈을 떠보니, 우리 둘이 서로 바뀌어 있는 거 있지? 서로의 몸에 갇혀버린 우리,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신은 이순간에 충실하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주위를 둘러보고 세상이 자신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세계안에 갇혀서 남들의 생활을 엿보며 무엇을 꿈꾸고 있었을까? 주인공 할리가 겉모습만을 보고 첫사랑이자, 짝사랑을 시작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렇게 일부만을 보고 판단했던 것은 아닐까.
수전 같이 미리 겪어본 어른의 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연습없는 삶을 사는 인간이지 않은가. 좀더 거시적인 혜안이 있을때, 좋은 사람도 가려 사귈 수 있고, 좋은 사람이 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겪어보지 못한 일들은 공감하기 어렵고, 남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그 상황이 되어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15세 소녀의 가장 큰 문제는 가슴 설레는 사랑이다. 하지만 82세 노인에게 가장 큰 문제는 가만히 있어도 아픈 이 몸뚱이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한웅큼씩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요양원에 보내지 못해 안달인 아들과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외출도 식사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곳에, 과연 부모를 위한 선택인지, 자신들의 불안한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15세 할리의 눈을 통해 더 잘 보여준 것 같았다.
p87의 내용이 가장 맘에 와닿았다.
나는 할리가 나를 계속 손녀로 소개하는 것이 좋았다. 그 덕분에 우리의 이상한 연결고리가 더 편하게 느껴졌다. 각자의 영혼이 두 개의 몸에 나뉘어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영혼이 반으로 쪼개져 들어간 기분이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관계가 되었을때,
비로소 우리는 남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라는 말인 것 같았다. 그것은 최신 디지털기계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주 보고 이야기 하고 서로의 느낌을 나눌 때 일어난다.
그것이 60살이 넘게 차이나는 사람대 사람이어도 말이다.
‘스마트폰 내려놔라. 카르페디엠. 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