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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위안 (초판 겨울 한정판)
서민재 지음 / 한평서재 / 2021년 12월
평점 :
너라는 위안
서민재 지음
한평서재
2021년12월29일
216쪽
15,000원
분류-에세이
‘너라는 위안‘이라는 제목이 좋았다. 누가 위안을 주었을까. 너는 누구일까? 표지안의 아파트 102동입구 근처에는 눈이 내려 쌓였다. 이 눈을 바라보고 작가님은 위안을 얻었을까?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표지 속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내 추측이 맞았으면 좋겠다.
위안(慰安); 위로할 (위)+편안할 (안)=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함. 또는 그렇게 하여주는 대상.
이제야 진정한 위안이라는 것의 의미를 알 것 같다. 결혼전, 신혼, 또 코로나 전까지도...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거나, 하소연 하는 것을 위안이라고 삼았다. 어리석었지. 내마음을 가볍게 해줄 것 같았던 내가 내뱉은 말들은 어느샌가 나를 더욱 짓눌러왔다. 지인이 그랬다. 말은 많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잘하는 게 중요한 거라고...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이었지, 그 많은 말로도 나에게 위안을 선사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위안이 필요한 엄마라는 자리다. 그 누구도 엄마에겐 위안을 해주지 않는다. 엄마는 항상 그곳에 있어야 하는 당연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족한 한 인격체가 새생명을 자라게 하는, 통제력을 상실한 사상초유의 사태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토해낸 말보다, 그 감정들조차 어루만질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진정 위안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두꺼운 책을 받아 펼쳤다. 여백이 많다. 여백이 많다는 건 어쩌면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것인지도 모른다. 차례도 내용도 모두 여백이 많다. 두껍다는 것에서 마음이 살짝 불편해졌다가 글이 짧아서 맘이 편하다. 하지만 다시금 보이는 여백들을 나의 생각이라는 것으로 가득채운다. 머리가 복잡하다. 책의 내용을 곱씹는다.
일상의 소소한 글감들이 문장으로 만들어져 나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특별한 경험이 나열되어 괴리감을 주는 그런 책이 아니다. 누구나 겪어보고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로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는 p54<떡볶이> 다. 잠시 주춤하지만 곧 나아진다는 것. 모두가 그렇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