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훤하게 잘 빈다이께네 와 그라노, 저게 홍정골로 덕고개로 앞뒷산 들 건너 화산 아래 우수골로 산자락도 산날맹이도 참꽃은 뿔도그레, 산수유에 영춘화에 개나리는 노릿노릿하고……… 안 그나??장림댁 .......예아.김씨 행정댁네 담자에 살구낭구는 보얗고,자미골댁네 마당에 자두낭구는 포르스름하이 마캐 몽글몽글 피었고,장림댁 예아.김씨 도지미댁네 우물가새 홍도화는 연지곤지 찍은 거 겉고,대밭 너머 산비탈 놋점댁네 복상밭에 복사꽃,희여골댁네 사과밭에는 사과꽃,동신당 가는 길에 산벚낭구는 안즉 몽우리만 맺었고,내 건너 갱변에 매실밭에 매화는 하매 다 져 맺고.으이?장림댁 예아.김씨 물 받아 논 논은 멘갱겉이 하눌이 얼릉얼릉 비치고,그 우로 제비새끼들이 나고,못가새 버드낭구, 동구에 회화낭게 퍼릇퍼릇 새수이 돋챘고,뚝방 우에는 제비꽃, 까치꽃, 냉이꽃 오종종하이 피었고,저녁 물 우로 고기들은 촘방촘방 띠고먼 산 아랠로 저녁 이내 푸르스름하이 낐는디, 석양은 비끼고 산그늘은 물 건너고 까막까치는 자러 안 오나. 장림댁 ......예아. 김씨 이래 똑띠 비는데 머. 장림댁 예아. 김씨 봄이라...... 봄이고나. - P45
지인들이 삼식스피어라 부르는 배삼식의 작품이라 믿고 읽는다. 곧 극으로도 올라온다고 해서 보러 갈 작정이다. 지문에서 안동지방 사투리를 쓰는데 그냥 읽으면 해석이 잘 안돼서 머리속에서 소리내어 읽는데 재미있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는 부분도 있고, 연기자가 된 기분이다.
한 사람도 빼놓지 말고, 다른 설명은 더하지 말고, 이름만 기록하면 된다. 그 수는 대도시 규모와 같을 것이다. 그 수, 르노 공장에서의 노동, 전적인 형벌, 삶.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하려는 걸까? 나는 무엇을 원하는걸까?그 전체가 모여 무엇을 이루게 될지 보고 싶다. 프롤레타리아트의 벽을 보고 싶다.벽의 이야기는 그 수일 것이다. 그 수가 바로 진실이다. 더없이 명징한 순수성, 수의 순수성 속에 주어진 프롤레타리아트. 지금껏 비교된 적이 없는, 비교할 수 없는 수, 아무런 설명없이 주어진 순수한, 단어 그대로 순수한 수, 그 수가 바로 진실일 것이다. - P100
말하자면 자본주의는 사회적 삶의 급격한 세속화를 수반하는 면이 있다. 자본주의는 진정한 귀족성, 신성함, 명예 등등의 모든 아우라를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