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훤하게 잘 빈다이께네 와 그라노, 저게 홍정골로 덕고개로 앞뒷산 들 건너 화산 아래 우수골로 산자락도 산날맹이도 참꽃은 뿔도그레, 산수유에 영춘화에 개나리는 노릿노릿하고……… 안 그나??
장림댁 .......예아.
김씨 행정댁네 담자에 살구낭구는 보얗고,
자미골댁네 마당에 자두낭구는 포르스름하이 마캐 몽글몽글 피었고,
장림댁 예아.
김씨 도지미댁네 우물가새 홍도화는 연지곤지 찍은 거 겉고,
대밭 너머 산비탈 놋점댁네 복상밭에 복사꽃,
희여골댁네 사과밭에는 사과꽃,
동신당 가는 길에 산벚낭구는 안즉 몽우리만 맺었고,
내 건너 갱변에 매실밭에 매화는 하매 다 져 맺고.
으이?
장림댁 예아.
김씨 물 받아 논 논은 멘갱겉이 하눌이 얼릉얼릉 비치고,
그 우로 제비새끼들이 나고,
못가새 버드낭구, 동구에 회화낭게 퍼릇퍼릇 새수이 돋챘고,
뚝방 우에는 제비꽃, 까치꽃, 냉이꽃 오종종하이 피었고,
저녁 물 우로 고기들은 촘방촘방 띠고
먼 산 아랠로 저녁 이내 푸르스름하이 낐는디,
석양은 비끼고 산그늘은 물 건너고 까막까치는 자러 안 오나.
장림댁 ......예아.
김씨 이래 똑띠 비는데 머.
장림댁 예아.
김씨 봄이라...... 봄이고나.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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