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술 말들의 흐름 6
김괜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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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했던 연애들을 연애라고 부르지는 않고 있다. 그때 입던 옷들을 더는 내 옷이라고 하고 싶지 않은 것과 같다. 그건 옷이라기보다는 슬픔이었기 때문에......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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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술 말들의 흐름 6
김괜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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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청소년들은 그걸 더 빨리 깨달을 것이다. 우리 반에도 나보다 피아노 잘 치고 공부 잘하고 유행어 잘 따라 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적어도 그때에는 유튜브는 없었으니까. 지금은 그 어떤 특수한 재능을 개발하든 간에, 그걸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최소 12,000명 정도는 있다는 현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저 사람만큼 할 수 없다면 해서 뭐 하나 하는 자포자기의 벽을 넘기도 그만큼더 어렵다.
또래 압력(peer pressure)이라는 말도 이제 낡은 것 같고, 전인류 압력(every-fucking-body pressure)이라고 해두자. 엄마는 이런 날 알기에, 내가 뭔가를 새로 하기로 했다고 하면 이렇게 말한다.
"그걸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는 하지 마."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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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술 말들의 흐름 6
김괜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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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밝은 밤에 사랑으로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에는 마음속 새엄마의 경고를 따라 부르며, 정신을 차렸다. 예스, 마더.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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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 영원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사랑은 영원히라고 곧잘 말하기 때문이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도 지키지 못하는게 사랑인데 어떻게 영원과 사랑을 함께 말할 수 있을까. 영원이라는 말은 부정으로 쓰이기 위해서만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랑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이제는 영원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민하는 것과 무심해지는 것, 어느 쪽이 더 나은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루가 완벽할 때 우리는 그 하루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떠올려보면 수월하게 이해된다. 강철 심장을 가진 게 아니라면, 하루만 존재하는 사랑을 감당할 수 없을 거다. 그래서 사랑은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영원을 끌어와 덮으려고 한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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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 문학동네 시인선 139
김경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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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멍하게 만든 시.

두 사람

모든 것을 잊고 그는 읽기 시작했다. 김종삼 좋지? 좋아. 김춘수는? 그도 좋지. 봄이군. 전봉래도 전봉건도 다 좋아. 그는 담배를 물었다. 산등성이에 왜가리들이 하나둘 돌아와 앉았다. 산이 드문드문 지워지고 있었다. 죽은 왜가리 소리가 들렸다. 미래의 소리 같군. 그러나 새들에게 영혼을 물을 수는 없어. 나도 알아. 한 단어와 다음 단어 사이에서 그는 잠시 숨을 멈춘다. 왜가리가 활짝 날개를 폈다 접었다. 그렇지만 새들에게 영혼은 없다고. 비유가 익숙한 세계에 그는 있다. 그는 다시 읽기 시작했다. 죽은 사람들은 어쩐지 아름다워. 그래. 그렇지만 이제부터 물의 비유는 절대 쓰지 말자. 그래. 그래. 아무것도 잊어서는 안 돼. 정말 봄이라며? 응. 우리는 여기에 있지? 그래, 여기에 있지. 산으로부터 어스름이 몰려온다. 봄이군. 그가 울기 시작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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