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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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와 허구가 혼재된 서사에서 소설의 정체성은 '허구'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438)

천주교 박해의 시작인 '진산사건'을 다루며 소설이 시작된다.
천주교를 두고 인정하지 않았으나 부정하지도 않은 임금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천주교를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삼은 노론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국가가 금하는 종교에서 찾은 백성들...


백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자신들의 이권을 지켜온 노론에게
정조와 남인들은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다가왔다.
노론과 그들의 비선들이라는 표현을 보며 지금의 세태를 떠올리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얽히고 섥히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때로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도 엮나?' 싶을 정도로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설의 묵직한 문체(김훈 작가의 문체가 떠오르기도 한다)는 자칫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허구인 이 소설을 가볍게 여길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소설의 분위기 역시 밝지 않지만(솔직히 어둡다. 매우)
등장인물들은 어두운 시대의 한 구석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느낀다.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처한 환경과 입장과 생각이 모두 다르므로
누구 하나 만족시킬 수 없다.
자칫 모두의 원망을 듣기 십상이다.
나를 만족시킬 수 없어도,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어도
그 대상이 누구를 먼저 생각하는지를 우리 스스로가 생각해 본다면
그 대상에게 던지는 원망의 눈초리가 조금은 누그러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애끓지 마라. 절실하다고 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너무 간절한 것은 절망에 지나지 않음을...'(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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