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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평점 :
현대사회생존법,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남들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내가 모를 때 느끼는 불완전함 또는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사전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의 쓰임과 그것의 역사에 대해 본질적으로 다루며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져야할 지식의 태도를 정리해준다.
현대사회의 우리에게도 과거의 선구자들이 그랬듯이 은둔의 시간이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오두막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너무 쉽게 연결되는 지금의 시대에서 디지털 디톡스, 비행기모드가 필요하다고 종종 아니 자주 느낀다.
광고의 역사에서 남들이 주목받기 위해 강조하는 방법만 사용할 때 차분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끈 사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평소에도 화려함 보다는 단순함에 마음이 움직이는 편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적지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때로는 차분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더 효과적으로 주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실행에 옮긴 것(영국 미술가 벤 니콜슨은 1930년대에 시각적 평면과 백색이 만들어내는 음영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감상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탐구하면서 티끌 하나 없이 절제된 하얀 태버스를 제작했다. 니콜슨은 캔버스를 고요하게 만드는 것이 대조를 한껏 강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대의 광고주들이 간과했던 부분, 즉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목표는 단지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이는 과할 정도로 속삭일 때 가장 잘 구현되리라는 점을 포착하여 성취한 것이다.
물질을 통해 정신적 만족은 인정되는 부분이지만 결코 지속되지 않는다. 그 근원을 깊이 탐구하고 본질적인 문제점을 찾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절실하다는 이야기도 현대사회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얘기였다.
물질적 대상이 성취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우리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노력과 이해가 중요하다. 안정은 오랫동안 묻혀 있던 불안의 희미한 근원을 시간을 들여 끈기 있게 탐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우정은 우리 자신이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그 누군가의 주변에 머물며 담대하게 약점을 드러내고, 그 누군가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을 상상력을 동원해 해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요구한다.
미디어, 뉴스와 신문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리가 매일 꼭 알아야할 뉴스란 없다고 말한다.
뉴스 산업의 근본 전제는 새로운 것과 중요한 것이 하나라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우며 새로운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이 전제는 대부분 거짓일 공산이 크다. 방금 일어난 일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번영에 정말로 중요한 것들은 20년 또는 1000년 전에 일어난 일이며, 실제로 1500년대부터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던 책에 기록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많은 이야기, 가십거리들이 있는 현대사회에서 휘둘리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채 자신만의 길을 굳건히 걸어나가도록 돕는 책이다.
남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음을, 책을 덮으며 내 자신이 조금 더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