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행 : 김남천 단편전집 1 한국문학을 권하다 35
김남천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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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천의 본명은 김효식으로 1911년 평남에서 태어나 1929년 평양에서 학업을 마치고 일본으로 유학을 했다. 1929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에 가입한 후 카프 도쿄 지부에서 발행한 <무산자>에 동인으로 참여하였고 귀국하여 카프의 2차 방향전환을 주도하였으며 카프 검거사건으로 조선공산주의자협의회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되어 복역하였다. 1935년까지 임화, 김기진과 협의하여 카프가 경기도 경찰국에 해산계를 낼 때까지 조직에 충실하면서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을 추구하였다. 광복 후에는 좌익문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던 중 1947년 경 월북하여 6.25때 조선인민군 종군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휴전 이후 남로당계 박헌영 세력 제거와 관련해 종파분자로 지목되어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사망 시기는 불분명하다​.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지만 그 중 재미있게 읽은 두 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이리에서는 어린 여성들은 데리고 놀다가 매춘굴에 팔아버리는 남성, 서주사와 권주사 두 사람의 이야기를 신문기사로 내려는 박군과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뤘다. 아버지라고 부르라며 어린 여성을 이끌고 판자촌을 오르는 권주사, 당연지사 권주사가 데리고 오는 여자들은 자신의 것이라고 여겨오던 서주사는 새로 데리고온 여자에게 욕심을 부리는 권주사와 맞선다. 신문기사에는 팩트만 실리겠지만 박군은 신문기사 외의 이야기를 주인공과 함께 나눈다. 욕정에 찌들어 이리처럼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 대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페페 르 모코>에 빗대어 이야기 한다.

개비와 사랑에 빠져 카스바에서 나와 잡혀버린 페페를 권주사에게 대입했다. 판자촌 사이를 미로처럼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두 남자의 범죄 소굴 안에서 결국 한 여자와의 사랑으로 인하여 덜미를 잡힌 모습이 <페페 르 모코>를 연상을 하게 한다.

 

소년행은 어린시절 떨어진 누이와 6년이나 되는 시간동안 떨어져 지내다 다시 만나게 되는 소년 봉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누이는 남자들에게 희롱당하며 기생생활을 하다가 약방에서 일하는 남동생 봉근의 소식을 접하고 만나자는 서신을 보낸다. 봉근은 여러 남자들에게 몸을 팔았을 누이를 만난다는 게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소년은 누이를 만나러 가서 누이와 함께 하는 한 남자를 만난다. 그는 병걸이라 하는데 어린시절 한때 기생이 학대받는 계급이라며 외치고 사람들 앞에서 연설깨나 했던 사람이다. 봉근은 누이의 소식을 전했던 기생 연화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누이의 남자에게 그 연정을 들켜버린 봉근은 부끄러운 마음에 연화에게 주려는 콤펙트를 뜰에 던져버리고 달아난다. 봉근이 소년에서 남자가 되는 대목이었다.

 

이 책에는 김남천의 소설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첫 부분에 이은선의 해설이 인상 깊었다. 그 해설은 김남천이 아직 살아 있다면 그에게 하고픈 이야기 아닐까. 김남천은 사회계층의 아래에 속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러면서 민중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소년들에게 이 책과 평양냉면 한그릇을 권하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 함이 마땅함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이라는 끝 부분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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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작은 순간들 - 카타나 코믹스
카타나 쳇윈드 지음, 그레고리 이브스 외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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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마음먹으면 한시간도 되지 않아 다 읽어내릴 수 있는 만화책이지만 책 끈도 달려있고 작가의 사진도 실려있다. 도형처럼 그려진 단순한 그림이지만 연인의 사랑을 표현하기에는 단순하지 않다. 아기자기하고 남들이보면 바보스러울 수도 있는 일상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이렇게 바보같은 커플이 이 세상에 또 있다고? 그들은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크게 공감했다. 작가조차 이런 우스꽝 스런 작은 에피소드가 사람들에게 먹힐지 고민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그래요~' 라고 생각하며 올린 그림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구나하고 느끼며 작업했다. 모든 연인들이 자신들처럼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도 행복하게 사랑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책 속에 잘 나타났다.  

작가인 카타나는 남자친구 존의 제안으로 인터넷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그림이 인기를 끌어 독자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출판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그 책이 한국에도 출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의 서문에 한국인들에게 남기는 편지를 통해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주인공인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여자가 그들의 사랑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오랜 커플이라더니 19금스러운 내용도 가끔 있다. 오랜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하여 웃으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이들처럼 친숙한 연인사이로 발전하기를 바라게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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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사냥
박문구 지음 / 경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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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이 5편이 실려있다. 이 소설의 작가인 박문구 작가는 강원도의 탄광이나 바닷가에 대한 소설을 자주 쓰기에 책이 나오면 눈여겨 보곤 했다. 그의 책에는 강원도의 모습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 강원도 바다는 나의 고향이기도 하기에 이 소설 속에 나온 어촌의 풍경이 가깝게 느껴졌다. 외지인에게는 가서 살아보고 싶은 풍경일 것이다. 잔잔할 때만 바다를 찾아 써핑을 하고, 연인과 바닷가를 마주한 카페에서 데이트를 하곤 하면 찬 겨울 바다의 천둥같은 파도따위는 알지 못한다. 새벽 어촌의 바쁘고 거친 환경도 알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바다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과 대조되는, 어촌 삶의 치열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안에는 땀흘려 일하는 이들의 모습과 가공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담았다. 물고기를 건져 올리거나 쌀을 도정하는 일.

궁핍한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고 이혼한 부모 밑에서 동생을 지키려는 형의 발악도 있다. 조용한 어촌 마을에 도시여자가 시집와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이야기도 있다. 현대 도시의 세련됨과 거리가 한참이나 멀다. 다섯편 중 반 이상에 강원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부산이나 광명의 이야기가 있어도 세련된 도시 풍경과 거리가 먼 자연친화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다섯가지 소설 중 구덕포 가는 길을 특히 인상깊게 읽었다.

이혼한 부모 밑에서 살아가는 형제의 이야기다. 형인 성호는 도시로 일찍이 나가버렸고 남겨진 동생은 집안일을 도우며 초등학교를 다녔다. 형은 편의점에서 일하며 학비를 대다가 동생에게 핸드폰을 해 주려고 돈 40만원을 주머니에 넣고 집을 찾는다. 평소라면 30분 걸릴 거리를 걷고 또 걷고, 비를 만나 평소보다 배가 걸려 겨우 도착했지만 집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가는 동안의 짙은 안개의 느낌, 파도가 부딧히는 모습, 나무데크에서 향기가 퍼져 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생생했다. 부산의 유명한 산책길이었지만 늦은 밤에는 후레시 불에 의지해야 하기에 길을 잘못 찾을 법도 하지만 결국 다시 든 길에서도 고향집을 찾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아쉽기도 했고, 매우 큰 여운이 남았다.


우리의 삶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와중 자연 풍광의 실감나는 묘사가 더해져 다소 부정적 소설속 현실 앞에서도 숨막히기 보다는 조용히 관조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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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쯤 안보고 살아도 괜찮습니다 - 티 내지 않고 현명하게 멀어지는 법
젠 예거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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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관계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다룬 책은 처음이다.

우리는 우정을 아름답게 포장한다. 한번 친구는 영원하고, 나의 모든 근심거리와 걱정거리를 함께 논의 할 수 있어야 하며, 나에게 일어난 어려운 일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우리는 친구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친구에게 그렇게 해 주고 있느냐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친구는 동등한 관계에서 같은 것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기쁨을 나누겠다고 이야기 한 것이 친구에게 질투를 유발하기도 하고, 친구의 비밀을 호기심에 남에게 털어놓고 사건이 터진 후 본의 아니게 배신한 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그 친구가 잘못일까? 아니면 내가 그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잘못을 한 것일까? 그 관계는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이 책은 우리가 친구를 만나며 일어나는 트러블의 원인을 가족에게서도 찾게 한다. 가족들의 적절한 사랑이 배제된 상태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채 성인이 된 친구의 콤플렉스를 자극하진 않는지, 이혼하거나 남편과 별거중인 친구에게 나의 결혼소식을 전하는 일이 적절한 일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친구라는 관계가 참 일시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여러 사례 분석을 통해 많은 이들이 친구 관계에서의 어려움과 관계 끊기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데 그것을 읽다보면 모르는 사람보다 못한 게 친구관계가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는 관계에 독이 된다고 한 부분에 크게 공감했다. 나에게 있어 친구 관계가 독이 되기 시작한 것은 내가 결혼을 하면서 부터였다. 오랜시간 연애를 했지만 결혼에 실패한 친구가 돌도 안지난 아이를 키우느라 바쁜 나에게 집착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그 친구의 전화를 피하고 관계를 끊기에 이르렀을때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니 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관계끊기에 성공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친구에 대한 목마름으로 지역 엄마들의 모임에 기웃거려보았는데 책 속에 나온 파괴적인 친구관계가 될게 눈에 보여 그렇게 하지 못했다. 변화무쌍하고 내가 내 자신에게 몰두해야 할 때는 억지로 친구관계를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사실이다. 그건 내가 친구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친구가 바쁜 상황인데 억지로 만나달라고 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거는 일은 친구에게 나와의 관계를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

 

 

 

나쁜 사례와 관계끊기에 대해 조언하지만 마지막 마무리는 더 이상 부정적인 관계를 맺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은 부정적인 친구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당신의 교우관계에 문제가 없다면 이 책을 볼 필요가 없지만 친구로 인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당장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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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k Seok: Poems of the North (Hardcover)
Baek Seok / EXILE Press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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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흑백사진으로만 남아버린, 초가집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아궁이에 가마솥 밥을 지을때 나던 내음이나 외양간에서 울어대는 소와 돼지들.

처마에 매달린 메주덩이들과 곶감, 화롯불 속에서 붉게 달구어져 있던 인두, 대청마루 아래 놓아져 있던 맷돌 한 쌍.

겨울엔 얼음덩이를 깨뜨리고 빙어를 다라이로 건져 올려 상추쌈을 싸먹거나 개구리를 잡아 석쇠에 굽던 모습, 주전자 가득 들어 있던 막걸리를 마시며 밤새도록 아버지들의 손에 뱉어진 침으로 꼬아지던 새끼줄. 그리고 솜씨 좋은 작은아버지의 손에서 탄생한 짚신과 망태기. 그 망태기를 들고 산딸기를 따러 가던 날.

사랑채 안에 말라가던 고추더미와 한쪽 구석에 자리한 홍두깨.

 

이 책 안에 실려 있는 백석의 시를 읽다보면 문득 할머니네 초가집의 풍광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구수한 언어로 풀이된 당시의 삶이 백석시인의 손에 의해 시로 탄생했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으로 1912년 평북에서 출생하여 일본에서 공부하고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근무하며 시를 썼다. 해방 후 고향인 평북 정주로 돌아가 문학활동을 하다가 북한 문화계의 반대로 창작활동을 중단하고 1996년 사망했다고 한다.

백석시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리고 문학 수업 시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월북시인이었지만 내가 처음 그의 시를 접한 것은 이 책을 통해서다. 곧 현대시인 수업을 듣게 된다면 그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좀 더 그를 알고 이 책을 접했더라면 싶은 아쉬움도 남는다. 그 이유는 이 책은 대부분 영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 부분만이 한글과 겸해서 함께 실려 있기 때문이다. 책을 받아 들고 적잖이 놀랐다. 백석시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영문이다.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백석시인의 감성은 여성적인 섬세함이 느껴진다. 타인이나 동식물을 보며 그 감정에 동조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슬픔이 느껴진다. 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짙은 푸른색으로 투박하게 그려진 그림이 시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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