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미술 - 현대의 신비주의자를 위한 시각 자료집
S. 엘리자베스 지음, 하지은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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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오컬트 사상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느낌이다. 예술가들이 얻는 영감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신의 계시같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이 예술가의 감각을 통해 현실에 반영되는 게 바로 예술이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가시적인 방법으로 알릴 수 있는 것도 그림이 아닌가.

이 책에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심령적인 현상과 신지학 분야의 그림이 잔뜩 담겨 있다. 악마나 미신, 비밀스런 주술 의식 등 그리고 그런 것을 행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도구의 그림도 담겨 있다.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오컬트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흔히 구미호 같은 요괴나 소복 입은 처녀귀신, 방울을 흔드는 무당 그리고 신당에 걸린 탱화나 불교미술의 지옥도 등으로 나타난다. 중국은 대표적으로 산해경이 있겠고, 인도는 찬드라나 시바, 칼리 등이 그림이나 예술품으로 만들어지곤 한다. 이 책에는 서양 미술 속 오컬트 사상이 담긴 그림을 주로 소개한다. 간혹 그림 같은 심령사진도 실려있다.

파트 1에서는 점성술과 우주에서 시작해 연금술을 거쳐 파트 2에서는 신비주의 카발라와 헤르메스주의, 신지학 관련 그림이 소개된다. 파트 3에서는 마녀와 악마, 심령주의, 점술, 마법의식과 관련된 그림이 소개된다.

오컬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생명의 나무, 빗자루를 타거나 수정구슬을 쳐다보고 있는 마녀의 그림에 주목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텍스트는 미술사에 국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오컬트 분야를 중점적으로 파고드는 것도 아니다. 그림을 실어 놓고 어떤 그림인지 설명하고 화가와 년대, 그리고 그 당시 생활상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어렵지 않게 오컬트에 대한 상식을 알아보고 그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낼 수 있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그림 작가의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실제 토트 타로카드는 그림이 신비롭기로 유명한데 페미니스트 오컬티스트가 그린 그림으로 만들어진 타로카드라고 소개되어 있다. 마법사 알레이스터 크롤리의 그림도 소개되어 있는데 화가의 그림이라기 보다는 의식을 하고 난 후의 부산물 같은 느낌의 그림이었다.

라이더 웨이트 타로 덱은 매우 유명하다. 타로카드 입문자들은 누구나 이 타로카드를 거쳐간다. 그런데 그린 사람은 의외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나도 이 책을 읽고는 그러고보니 그 타로카드를 그린 사람이 왜 유명하지 않은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가 황금여명회의 해석에 근거해 디자인한 걸 그림으로 그려낸 사람은 '파멜라 콜맨 스미스'라는 화가다.

어쨋든 양장본에 검은 바탕 표지, 내지도 흰색, 검은 색이 적당히 섞인 것이 다크한 것을 좋아하는 오컬트 마니아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책이다. 책 끈이 없는 게 좀 아쉬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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