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Moon - 달에게 보내는 편지 : 닿지 못한 이야기들
백지영 외 13인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타로카드에서 달은 의심, 변덕, 우울, 광기 등을 의미한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달이 사실 불길하고 알 수 없는 공포를 자아내는 상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것처럼 이 책은 달의 여러가지 모습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멜랑꼴리하면서도, 어두운 과거를 되집기도 하고, 이럴듯 저럴듯 위태위태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의 내용들이 바로 그렇다. 재미있다가도, 우울하면서도, 공감되면서도, 야한 광기가 돌기도 하는 것이다.
시, 수기, 단편소설을 만날 수 있는데 하나같이 보석같이 빛난다. 품질좋은 문집을 보는듯 했다. 다이나믹한 작품을 한권에서 만날 수 있다.
대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막연함, 날카롭게 사회를 꿰뚫는 통찰력도 볼 수 있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것, 결핍이 있어 부족한 것, 삶과 죽음이라는 것, 기이한 느낌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책의 제목이 와 닿는다.
한나라 작가의 '나의 우울에 대해서' 라는 글은 우울을 극복하기 위한 진솔함이 보여져서 좋았다. 가족과의 갈등과 신경정신과 치료에 대한 이야기는 언뜻 꺼내놓기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결핍된 그믐을 충만한 보름으로 만들기 위해 어두운 내면에 집중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었으리라.
김호영 작가의 소설은 위태위태 했다. 성폭력을 가장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옷 벗기는 게임'의 정체는 우리 어린 시절 함께 했던 프메3였으니... 그 아버지가 오해할 만도 하지 않은가. 진정 옷을 벗긴 이는 누구인지.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결과가 어찌됐듯 정말 찝찝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ㅎ

여튼, 쟁쟁한 작품이 많다. 단편 소설집을 읽은 느낌이기도 하다.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작품집이다. 앞으로 한국 문단을 빛낼 보석들이 끼리끼리 모여 앉아 빛을 뿜어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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