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골목집에서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은규 지음 / 시공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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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가장 큰 시련이라고 한다면 뭐가 있을까? 일제 강점기? 625사변? 둘 다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시련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제 강점이 지난 후, 이승만 대통령이 남한을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기 직전의 일을 다뤘다. 좌익이니 우익이니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둘 중 무엇 하나 우리와 상관없다고 할 순 없다. 좌익이라서, 우익이라서 죽거나 다치던 그 시절. 중고등학생들의 삶을 어땠을까? 젊은이들의 첫사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책에서는 그 시대의 흉흉한 상황과 장미꽃처럼 붉은 첫사랑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엔 전쟁고아가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청계천 강가엔 움막을 짓고 사는 거지가 많았다.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나비는 그 움막 출신이다. 여자주인공인 영선은 친일파였던 아버지 덕에 잘 사는 양가집 규수로 나온다. 나비는 청계천 거지들을 도우며 살고 있었고 영선은 철 모르는 양가집 규수인데, 둘의 첫 만남은 나비가 영선의 목숨을 살려주며 시작한다. 귓불이 발개지는 그 첫사랑의 느낌을 잘 살린 소설이다. 한편으로 당시 시대 상황처럼, 쉽게 사람이 죽고 사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비의 동료들이 죽기도 하고, 영선의 오빠인 민재가 시위에 가담해 제적 당하기도 하는 등...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위태위태한 나비의 거취가 영선의 애를 마르게 한다. 동시에 읽고있는 독자들의 마음도 가지고 논다. 나비... 잡을 수 없는 그 이름이다. 이 책의 진정한 푸르메.

친일파 삼촌을 둔 이유로 고아처럼 살면서도, 전차를 타는게 꿈이라고 말하는 천진한 소년.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독고을수의 사연도 기가 막혔다. 식모살이는 하면서도 거지꼴을 면했다는 이유로 삶에 진정 감사할 줄 아는 소녀. 사진관을 차리는게 꿈이지만 형편이 어려워 영선을 질투하기만 한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지 않은가. 이 책은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을 연령은 초등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평화로운 시대인 만큼 어린 영웅의 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전쟁 시절이었던 소설의 배경이던 당시 시대상황을 유추하며 자신이 이런 비상사태에서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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