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조카 또래 아이들은 보고 있노라면 열에 둘, 셋은 유난히 쉴 새 없이 떠들거나, 말을 듣지 않거나, 뛰어다니고, 폭력성을 드러내는 아이들이 있다. 정의하기 힘든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부모의 가르침이나 성격, 경제적인 규모와는 상관이 없었고, 형이 얌전하고 동생만 산만한 경우도 많았다. 양육 환경과도 상관이 없는 부분이라서 딱히 어떤 상황에서 저런 행동을 보이는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났을 때 반가웠다.

 

어른이라고 다르지 않다. 어른들 중에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평소와 달리 난폭한 행동을 보이거나 유난히 불안해하며 누군가 자신에게 해를 입힐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 나는걸 스스로 참지 못하고 폭력성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서문을 통해 저자가 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유난히 산만하고 난폭한 아이들이 왜 그런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접근했다. 이 책은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이며 과학적, 생물학적으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스트레스가 어떻게 사람에게 쌓이고 그게 몸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리적, 과학적, 생물학적,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해놨다. 스트레스와 불안, 화 등 부정적인 감정의 발현은 개인과 개인이라는 관계에서부터 사회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개인의 고통이나 투쟁, 분노를 넘어서서 사회적인 불평등이나 불안 증세가 한 사람의 몸과 정신을 망친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기는 병리적인 현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그 스트레스가 임산부에서 태아로 이어진다면? 어릴 때부터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채 가족을 이뤄 또 불행을 대물림 하게 된다면 어떨까?

저자는 불안으로 인한 장애가 소득 격차나 지능, 사회적인 신분 따위와 상관없는 다른 이유로 인해 발생된다는 점을 알고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이 책은 생의 출발점부터 청소년기까지를 중점으로 다뤘고 성인이 되어서도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해 다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악순환을 끊는 법에 대해 다뤘다.

마지막 챕터는 제목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내용은 매우 상식적이었다. 하지만 실현 불가능하기에 한편으로는 슬펐다.

불평등과 소득격차를 줄이고 임산부들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개인 개인이 서로를 돕고... 듣기만 해도 아름다운 세상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불평등과 소득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가정 안에서도 쉽게 불평등은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여유를 가지고 각자가 자신의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결코 쉬운 책은 아니었다. 어려운 용어도 많이 나오고 그냥 읽는다고 술술 이해가 되는 책이 아니다. 하지만 깊이가 있다. 읽고 난다면 이유없이 난폭하고 산만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쉬워질 것이며 복잡다난한 인간사회의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남보다 더 예민하고 불안하다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내면에 대해 탐구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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