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원장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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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나인출판사 도서

<베이비시터>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 입니다.




 

교회에서 만난 부부의 8살짜리 '혁우'를 잠시 돌봐주게 된 '주해'는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저택에 갇히게 된다. 타인의 고통스러운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는 혁우를 피해 멀리 도망갈 것인가. 아니면 교화를 위해 곁에 남아있을 것인가.

 

베이비시터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그 웅장하고 거대한 저택에 갇혀 있었다 마치 다른 차원의 세상인 듯한 대저택은 결국 지옥이 되고 말았다. 알맹이가 남아있지 않은 텅 빈, 공허함만 가득 한 공간에 쏟아지는 광기를 느끼면서 읽어나가야 했다.

'혁우'의 부모 태도가 정말.. 묘하다. 광신도 같기도 하고, 때로는 초월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설계자이자 방관자이기도 한 그들은, 어째서 그렇게 변하고 말았을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뒤틀리게 되었을까.



 

일말의 죄책감이 없는 이들은 사람을 대놓고 가지고 놀면서 농락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에게 내뱉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너무나 악의적이라 소름이 돋는다. 소모품을 폐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버리는 모습이 위화감마저 들게 만든다.

 

순진하다 못해 착해빠진 '주해'의 편지가 그저 안타깝고, 그녀의 과거는 알면 알수록 마음은 아프고 더 큰일이 닥칠까 내 마음도 조마조마 해진다.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은 분위기 덕분에 피로도가 꽤 높다. 이런 긴장감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는 책이지만, 쉬어가면서 읽었다.

. 우려했던 일이 결국 일어났다. '살아있는 장난감'이 된 주해와 섬뜩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도는 집, 어처구니없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미쳤다. 비현실적인 그 수많은 말과 행동은 내 정신까지 혼미하게 만든다.

 

 

3부의 몰아치는 전개는 읽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다. 원장경 작가님은 독자에게 세 가지의 결말에서 제시해 준다. 세 가지 결말 모두 파격적이라 마음에 드는 결말을 고르기 쉽지 않다는 것만 얘기하겠다. 나의 경우 세 번째 결말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주해에게 너무나 가혹한 두 번째 결말만은 제발 피했으면 한다.

 

원장경 작가님의 베이비시터 소설을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괴물인가, 우리는 교화의 가능성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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