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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노아 차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평점 :
현대지성출판사 에서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노아차니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이라는 부제목에 맞게 노아차니 작가님이
정말 쉽게 기본 지식부터 차근차근 풀어줍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탐색하고,
이미 하나의 정의처럼 정해진,
틀에 박힌 설명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감상을 얘기하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듯한
작품 해설을 가장 중요시 여깁니다.
각자의 감상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막상 자유로운 감상을 얘기하면
미술에 관해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전혀 상관없는 감상평은
다른 사람의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이긴 합니다.
하지만 잘 모르기에 그러는 경우가 많기에
친절한 노아차니 작가님이
특정 시대의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과
어떤 맥락을 중요시 여겨야 하는지를 잘 알려줍니다.

실제 작품 30점과 함께 다양한 미술 사조를
소개하여 독자의 이해도를 높여줍니다.
또한, 유럽 조각사에 관해 저 역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많아, 배우는 즐거움이 큰 책입니다.
방대한 지식을 간략화시킨 미술사이지만
깊이 있는 내용들이라 정말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서양미술사는 기독교와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관련 지식은 작품 감상에 필수적입니다.
성인에 관한 연구, 개념의 의인화, 감춰진 상징주의까지
시각언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독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미술사는 스스로 참조하고, 미술 양식은 돌고 돌기에
이전 미술가와 사조의 특징을 계속 인용한다고 합니다.
미술은 이전 작품을 참고하면서 발전하기에
과거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과거 작품을 그대로 따라 하기도 합니다.
르네상스 이전의 미술이라고 하더라도
르네상스 이후의 미술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대표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결국 우리가 왜 미술사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작품 감상에 기본적인 지식이 왜 필요한지 납득하게 됩니다.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조르조 바사리라는 인물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서평 에서 제일 말하고 싶은 부분 중 하나고요.
미켈란젤로의 친구이기도 한 바사리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이란 책을 집필했습니다.
미술사학자들은 수 세기에 걸쳐
바사리 책에 실린 설명에 의존하고
그의 설명에 맞게 그림을 해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바사리가 잘못 해석한 그림의 설명은 물론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일부러 누락시킨
미술가에 대한 평가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어찌 보면 미술사학자들의 부끄러운 모습이지만
숨지지 않고 얘기해 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미술사 책과 다르다고 느꼈네요.
조르조 바사리는 오늘날 우리가 많이 접한
박물관의 일반적인 전시 형태
작품을 시대와 지역, 미술사적 양식으로 전시하여
관람객이 연대순으로 둘러보게 하는
전시 방식을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미술사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합니다.

도난 등으로 사라졌거나, 위조 등으로
진위 여부 논란 있는 작품까지 소개해 주기에
저희는 책 한 권으로 이 모든 걸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형식과 장르까지 설명해 주는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면
처음 읽었을 때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됐음을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노아차니 -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책을 통해
이 책에서 모든 것을 다루지는 않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온갖 방향으로 관심을 확장할 수 있는 강력한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기꺼이 받침대 역할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합니다.
맨 마지막 장에는
미술사 기초를 배우기 좋은 다른 책과
저자가 쓴 다른 책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성을 갖추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니
엉터리는 엉터리라고 말해도 되며.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을 마음껏 좋아하라는,
그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좋아하면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폭넓게 다루면서도, 깊이가 있어
입문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미술사에 관한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책 한 권으로 미술관 한 바퀴를 돈 듯한 여운을 남겨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