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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문과 정치의 시작, 토론 - 의회식 토론법으로 배우는 토론의 이해와 실제
존 미니 외 지음, 허경호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왜 토론능력이 중요 한가?
최근에 텔레비전 채널을 넘기다 케이블에서 하는 대학생 토론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보면서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내용이나 수준이야 어쨌든 대학생들이 사회적 이슈나 현안들에 대해서 서로 토론한다는 것이 의미 있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자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닌 그저 취업학원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너나 할 것 없이 토익공부, 공무원시험, 스팩쌓기에 열중한다. 물론 사회가 그런 조건들을 요구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과연 대학에서 진정으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지혜와 교양을 넓히고, 그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드러나며, 비판하고 토론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대학에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역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나라는 최빈국에서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지닌 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뛰어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최근에는 G20 세계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국력이 성장했지만 역자의 말대로 경제력, 기술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미국이 경제력, 군사력만으로 초대강대국이 된 것만은 아니다. 그 바탕에는 사회적, 문화적인 요소도 있다. 그 중 미국의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적 사고와 함께 민주주의 핵심요소 중 하나인 토론문화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전 세계에 큰 이슈가 될 정도로 큰 사건이 된다. 그 대통령선거에서 핵심은 후보들의 연설능력이다. 그 바탕에는 어려서부터 단련한 토론 능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강대국,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려면, 경제력 뿐 아니라 그 바탕에는 한 요소로써 폭넓은 독서를 통한 토론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현재 우리의 토론 문화는 어떠한가? 토론 이라고 하면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상대방을 비방하고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는 모습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또 토론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이다.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나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여기서도 토론자들은 언성을 높이고,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거나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닌 감정적인 비난을 하기에 바쁘다.
우리나라가 불과 50년 만에 이정도로 민주주의가 성장한 것은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기적적인 것이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 이면에는 민주주의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문화가 바탕이 된 정치보다는 당파적, 감정적, 지역적인 이해관계가 바탕이 되고 건전한 비판보다는 비난과 대안 없는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이 오늘날의 정치현실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아직 대한민국에는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바로 건전한 토론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근원인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정치운영의 핵심은 연설과 토론이었다. 뛰어난 연설능력이 곧 그 사람의 능력이었고 그 바탕은 어려서부터 익힌 토론에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토론능력은 민주주의 시민의 필수 요소였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는다면 배울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소개하듯이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실제적인 토론 능력을 기르기 위해 집필되었다. 대중연설과 논증법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논증이론의 고급개념과 토론의 여러 방식을 설명한다. 특히 이 책은 다양한 토론의 형식 중 의회식 토론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왜 의회식 토론인가?
왜 의회식 토론인가? 의회식 토론은 배우고 쉽고 응용하기에 편리하며 특히 탐구 조사능력과 말하기 능력 및 수행 능력의 발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이 책의 주요 대상인 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토론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이 책은 토론 초보자들에게 대중연설, 비판적 사고력, 비판적 듣기 능력과 같은 기본적인 요소와 탐구 조사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그렇다고 초보자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연설문, 토론자료, 용어집과 수 백개의 잠재적인 토론 주제들과 경험 있는 토론자들도 더욱 수준 높은 토론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연습 부분도 포함하고 있어 초보자뿐만 아니라 토론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가르치는 교육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닌 그리고 읽는 것에 그치는 책이 아닌 계속 들춰보고 찾아봐야 하는 책이다. 말하는 능력을 책으로 다 배울 수는 없다. 말하는 능력, 토론능력도 일종의 기술이다. 기술을 책으로 다 배울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해보는 것이다. 말해보지 않고 사람들과 토론해보지 않고 어떻게 토론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책에는 각 챕터가 끝날 때 마다 실제로 연습해볼 수 있는 연습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것 만에 그치지 말고 실제로 말해보고 반복적으로 학습한다면, 이 책을 100%활용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은 토론의 기본적인 구성요소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 토론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의회식 토론에 대해 설명한다. 먼저 약간은 생소할 수도 있는 의회식 토론에 대해 먼저 소개를 하고 있다. 토론방식에는 4인 방식 혹은 미국 방식과 8인 방식 또는 세계식 토론이라고 부르는 방식이 있는데 책에서는 이중에 4인 방식 의회식 토론에 대하여 설명한다.
왜 우리가 의회식 토론을 배워야 하는가?
왜 우리가 의회식 토론을 배워야 하는가? 의회식 토론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또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토론 방법이다. 따라서 국제화시대 세계를 무대로 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전 세계적 토론 공동체에 참여하여 논쟁을 벌이고 토론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우리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의회식 토론을 배워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정적으로 토론을 수행하고 성공을 거두는데 필수적인 기술인 경청과 메모기술에 대해서 설명한다. 책에서 저자는 토론에서 비판적으로 듣는 것은 핵심이며, 대학수업을 들으면서 하는 필기와 토론에서의 메모는 그 방법이 다르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책은 토론에서 주어지는 논제(Topic)을 해석하는 방법과 제안측, 즉 논제에 대한 찬성측과 반대측이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사례를 구축하는 방법들에 대해 설명한다. 이후에는 제안측 사례에 대한 반론제시 방법, 주장분석 방법, 조사방법과 증거 조사방법, 그리고 반대측이 제안측에 대한 전략들인 불이익, 대안, 비판전략을 설명한다.
그리고 토론과정 중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중에 하나인 반박기술과 토론을 보다 유연하고 역동성 있게 만들어 주는 유머 기술에 대한 설명도 책에서는 할애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토론에 대한 심사방법과 토론대회 운영방법, 논제선정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토론을 가르치는 교육자나, 심사위원들도 이 책의 주된 독자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