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아,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 134센티미터 국제사회복지사 김해영의 희망 멘토링
김해영 지음 / 서울문화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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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던 88만원 세대 담론들은 이제 현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드물게 논의되고 있다(아니면 88만원 세대 담론은 이미 구체화되어 더 이상 ‘88만원 세대’라는 용어자체가 필요 없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한 ‘멘토’의 청춘을 겨냥한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청춘아,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이것의 형식은 전형적인 성공담 텍스트인데, 특이점은 이를 위한 본보기로 제시된 저자의 ‘스펙’은 약간은 비전형적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스펙을 소개합니다

그녀는 134cm의 작은 키에 척추장애를 지니고 있어 조건적으로는 ‘정상 범주’에 포함되는 사람들에 비해 거의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그녀는 ‘작은 거인’이라 불린다. ‘작음’이라는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거인’이 된 것이다. 이 전환과정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불운하게도 장애와 더불어 가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유년기를 보냈다. 더군다나 가난한 집안의 5남매 중 맏딸이어서 집안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학력이 초졸인 탓에 고작 월급 3만 원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러한 최악의 조건으로 인해 그녀는 세상이 부조리하고 부정의하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공부를 시작해 혼자 힘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 검정시험에 합격했으며 이와는 별개로 편물기술을 배워 전국기능대회와 국제장애인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에 이른다. 특히 그가 입상한 1984년 19회 전국기능대회에서는 50여 직종의 금메달 수상자 중 두 번째 최고 점수인 98.82로 입상하였다고 한다.

 

그녀는 이외에도 여러 분야를 전전하다가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2010년 5월 컬럼비아 대학교 국제사회복지대학원 석사학위까지 받게 되며 가난과 장애를 뛰어넘기에 이른다.

 

그녀의 이러한 성공스토리는 장애를 딛고 선 성공이기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시작은 ‘장애인’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반 사람들보다 분주한 하루를 보내게 된 것이다. 일본 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이사장 윤기 씨가 김해영 씨는 “자전거가 페달을 끊임없이 밟지 않으면 쓰러지듯이 김해영 씨도 끝없이 움직여야 하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는지 모르겠다.”라고 할 정도로 그녀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의 능력 목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또한 요즘 젊은이 모두가 부러워할 4개국어 능통자이다(한국어, 영어, 일본어, 츠와나어). 게다가 프롤로그 앞에 있는 무려 5개의 추천사가 그녀의 인맥자본의 풍성함을 증언한다(이어령, 윤기, 명로진, 김순희, 모이라 커튼).

이쯤 되면 김해영 씨는 사실 탁월한 개인이다(되었다). 그녀가 장애마저도 극복해버린 과정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늦게 출발했지만 결승점에는 먼저 도착하는 달리기 잘하는 친구가 떠오른다.

 

즉, 주어진 조건은 철저히 무능력자감인데 결과적으로는 능력자가 된 김해영 씨.

여기까지가 저자에 대한 소개다.

 

어떤 불편함

5개 중에 가장 먼저 실린 이어령 교수의 추천사에 보면 “부조리하고 부정의한 사회와 사람들을 탓하는 대신에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나갈 수 있다는 모본을 보였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문장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의 이유에 대해서는 단박에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럼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지금부터 이 글은 저 불편한 감정의 근원을 추적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지도 그리기이다(따라서 뒤죽박죽이다).

 

심리 지도 그리기

약자에게 야박한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은 ‘사회적 배제’라는 숙명을 피하기 힘들다. 사회적 관계에서 배제되며, 마땅히 받아야할 서비스도 누릴 수가 없다. 따라서 장애인은 자연스레 빈곤선 아래에서 죽은 채 살아가게 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불현 듯, 몹시 드물게 김해영 씨와 같은 ‘단 하나 밖에 없는 인생’이 우리 앞에 나타나 감동을 선사한다. 이때서야 나머지 사람들은 비로소 이 배제되었던 자를 바라본다. 지옥에서 썩은 동아줄을 붙잡고도 운 좋게 살아남은 이 자를!

 

그녀는 장애인의 숙명이었던 ‘빈곤의 늪’을 자기 힘으로 뛰쳐나와 일반인들도 선망하는 ‘성공’이라는 목적지에 이르렀지만 이는 분명 희박하게만 가능하다. 여전히 많은 ‘조건 좋지 않고’, ‘능력 안 되고’, ‘게으른’ 사람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당하게 차별 하는 것이 현실의 논리다.

 

“인간은 인간이라서 아름답다. 사람은 사람이라서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 앞에 놓인 무수한 장애물들(학벌, 가족 배경, 스펙 취업 등)을 뛰어넘지 못할 때마다 자기 탓으로, 부모 탓으로, 사회 탓으로 돌리지 말고 가장 나답고, 인간답고, 사람답게 뛰어넘길 바란다.”

 

그런데 현재의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이 말은 청년에 대한 기만이 될 수가 있다. 모든 사람이 김해영 씨처럼 굳건히 역경을 떨쳐버려 ‘성공’할 수는 없다. 빈자리는 극히 적고 그마저도 이미 자리를 독점하고 있는 자들의 자녀와 친지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에 ‘김해영’ 사례처럼 개인이 알아서 불평등구조를 극복하라고 호통 치는 권력층이 있다면 그는 분명 책임 방기 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녀가 만약 88만원 세대였다면 우리 중 가장 젊은이다운, 꿈과 열정, 패기를 지닌 친구였을 것이다. 그녀의 인생은 대체 불가능하기에 값지다. 그렇기에 그녀의 책은 청춘들에게 또 다른 ‘세계시민’ 한비야의 에세이와 비슷한 감동을 주는 듯하다. 그러나 여전한 편견들 때문에 그녀가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이 지옥 같은 경쟁 사회가 유지되는 이상 김해영 씨는 일정의 선망은 받을 수 있겠지만 ‘경쟁구조’에서 패자한 자의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대를 저버린 세상, 우리가 희망에 냉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도 희망이 없으면 지옥은 영원하게 될 것이다. 희망…. 난처하지만 희망에 대해 얘기하며 이 글을 정리해야할 것 같다.

 

달랑 몇 가지 희망

‘사회 탓’ 좀 하자. 먼저 서로의 장애를 차별하는 사회를 넘어, 남의 장애에 대한 배려를 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장래희망에 대기업 이름을 적지 않으면 이상한 놈 취급당하는 사회에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허용하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 각자의 꿈을 각자에게!

 

(…)희망의 목록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김해영에게 빚진 사회

다시 책 얘기를 조금 더 해보기로 한다.

다양한 삶의 방식, 다양한 성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당신이 성공으로 믿는 것이 어쩌면 실패에 다가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문장을 마냥 신뢰할 수는 없는 게 나의 체질이다.

 

“불합리하고 부정의 한 사회와 사람들을 탓하는 대신에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나갔다. 어떤 기회든지 ‘패스’하지 않고 살펴보았으며,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시’하지 않았다. 그 어떤 기회든지 최선의 것이 되도록 노력했다.”

 

그녀는 성공한 뒤에 사회에 베푸는 ‘멋진’ 인생의 행로를 걸어 나가지만 이 책은 결국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라기 보다는 개인의 책임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이 책의 한계 지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녀에게 빚을 진 것이다. 우리가 원해야 할 것은 더 많은 김해영이 아니라 ‘김해영과 같이 조건이 불리한 사람에게 온갖 고생 다 시키는 사회’ 없는 사회다. 이 사회가 더 건강한 것 아닐까? 즉 김해영 씨 같은 분이 고생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필요하다. 그녀와 조건이 비슷한 모든 사람이 김해영 씨만큼 고생하여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됐다. 해영아! 너는 잘할 수 있어.’하고 격려하고 믿어준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자신하는 것의 근본은 자신이란 것. 살아가는 동안 정말 큰 자산이 되었다.”

 

그녀는 이처럼 아픔을 개인적으로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더 많은 마주잡은 손이 필요한 지점. 그녀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고개만 돌리니까 바뀌었다. 생각을 바꾸니까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달라졌고 내 마음도 달라졌다. 이것을 깨닫게 되어 참으로 행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위험한 면이 있다. 결국 차별의 주체인 나머지 구성원들의 의식은 그대로인 ‘정신 승리’라는 것이다. 그녀의 삶은 분명 위기의 연속이었고, 자신이 언제 몰락할지 모르는 그러한 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더라도 ‘청년에게 위기를 즐기라! 그 날이 올지어다’라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한 진술임과 동시에 기만적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던 답은 이 책에 들어있었으니.

 

“장애를 가진 사람은 혼자서는 그 장애를 넘을 수 없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넘어주어야 한다.”

 

나는 이 말을 기다리며 페이지를 넘겼다. 자, 이제는 그녀의 인생에 감동하여 박수치던 손을 서로 마주잡고 한걸음 나아갈 때다! 서로가 고생만 하는 세상 따위는 끝장내버리고 싶다는 같은 마음을 공유하며. 비로소 나는 책을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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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 - 매일매일 쉽게 따라하는 자연주의 건강법
김형찬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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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는 자가용이 없기에, 버스를 타고 다닌다. 버스를 타고서 유심히 관찰해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가장 많이 내리는 역이 있다. 무슨 역일까? 바로 OO종합병원이 있는 역. 내가 탄 버스는 그 병원 앞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내뱉기를 매일 반복한다.

 

B

  문득 요즘 사람들은 살기 위해 병원에 가나 병원에 가기 위해 사나 궁금해졌다 ㅡ 물론 이러한 의견은 개개인의 인생을 세심히 살펴보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항상 건강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위독해져 병원을 찾은 사람도 내 눈엔 매일같이 병원 가는 사람으로 보일 터이니 말이다.

  몸과 마음이 허약한 나 또한 병원을 자주 찾기에 혹자의 눈에는 나도 병원에 의지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일이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요즘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열망 혹은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

C

  인생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들의 연속이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원조는 ‘병’과 ‘죽음’이 아닐까. 저자는 말한다.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살아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질병과 죽음을 불안해하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모순을 숙명으로 안고 살아갑니다.”(19P)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기본적으로 건강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건강이 나빠져서야 그것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다. 몸이 아파지면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안 아팠는지를 알게 되고는 건강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지니며 병원을 찾는 우리.

  병원의 도움으로 완쾌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런데 병이 너무 커져버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면? 다시는 그 옛날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면?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감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건강을 보존하고 병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들을 일상적인 차원에서 실천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상태는 우리가 ‘웰빙’이라고 두루뭉실하게 부르는 것이다. 웰빙은 오래전에 열풍이 되었고 그것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은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건강식품을 사먹었으며, 이때 한의학도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누리게 된다.

 

D

  사람들이 건강에 지나친 관심을 갖게 되자, 그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돈이 되는’ 사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방송에서는 ‘전문의’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건강에 대해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건강에 대한 정보의 제공은 언제나 유용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방송, 인터넷, 신문 등에서는 경쟁적으로 대중들에게 건강 상식을 알려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아이러니하다. 건강상식이 너무도 넘쳐나 버린 바람에 일반 대중들은 양질의 정보를 분간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특히 인터넷에서의 ‘네이버 지식IN’과 같은 곳에서는 비전문적인 건강 상식들이 떠돌았다(요즘에는 어느정도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은 정보의 확산을 빠르게 하며 ‘정보혁명’을 이루어낸 것처럼 보였지만 이것은 사실 불량 정보혁명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정보가 필요할 때 인터넷에 의존하는 버릇을 들여 버린 우리는 잘못된 지식으로 인한 잠재적인 피해에 매일같이 노출되게 된 것이다.

 

E

  저자는 우리가 평소에 인터넷을 보며 건강 상식을 얻는 것처럼 대중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좋은 생활습관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자발적 의료’를 강조한다. 저자가 현직 한의사이기에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발적 의료의 한 방법으로서 우리의 오래된 미래인 ‘한의학’이다. ‘자발적 의료’라는 점에서 두 가지는 유사성을 지닌다. 다만 인터넷 의학 정보를 통한 자발적 의료와 한의학적인 자발적 치료의 차이점은 이 책의 저자는 병원에서 직접 환자들을 만나는 한의사이기에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가 실존인물인지 알아보고 싶거든 종로구 명륜동 다연한의원에 가보시길).

 

F

  이 책에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보들이 단순 나열되어 있지 않다. 책에는 ‘건강 정보’ 뿐만 아니라 한의학과 건강, 삶에 대한 저자의 성찰까지 곁들여져 있어 가치를 더한다. 또한 음양陰陽, 오행五行, 기氣 등의 한의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를 친절하게 설명하며 한의학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는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과거의 한의학과 현대의 한의학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G

  모든 걸 떠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건강을 위한 실천 방법들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건강 체조의 방법이 그림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가 하면, 세수 잘하는 방법, 숨 잘 쉬는 방법, 물 잘 마시는 방법, 술 잘 마시는 방법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일상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항목으로 보이지 않는가! 또한 약차를 타먹는 법이 나오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정말 다양한 약차와 그것의 다양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약재만 구해온다면 집에서 당장이라도 해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의 게으름 때문에 아직 맛보지 못했지만 호기심은 있어서 아마도 곧 맛보게 될 것 같다).

  약차 레시피의 뒤편에는 근육 뭉침, 변비, 생리통, 비염, 안구건조 등 보통 사람이 평소에 만날 수 있는 질병들에 대한 약차&지압 처방이 자세히 담겨있어 이 또한 실용적이다. 또, 저자는 너무도 궁금했지만 차마 한의사에는 물어보지 못하고 지식IN에 물어봐야했던 한의학 관련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한의학 Q&A'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답변해주는 자상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더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궁금하신 분은 목차를 훑어보시길!

 

H

  요 며칠간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으로 인해 모처럼 한의학의 매력에 빠져 지냈다. 나는 이 책을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실용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기존 한의학의 ‘고리타분한’ 이미지와는 달리 이 책은 잘 짜인 구성으로 일반인에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세심한 시도가 돋보인다.

 

I

  오늘의 질병은 과거의 선택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최고의 건강법은 나와 내 삶을 잘 다루는 기술입니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너무도 정직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니까요. (…) 대부분의 병은 내가 살아온 삶의 결과물입니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몸과 마음에 부담이 되었던 것들이 한 방울 한 방울 모여서 어느 순간 밖으로 넘치게 되는데 이 넘치는 상태가 바로 병인 것이지요. 따라서 병이 나지 않으려면 넘치기 전에 비워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몸과 마음을 잘 써서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당연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의 집필 의도는 건강을 좌우하는 우리의 수많은 선택에 정확한 정보를 주어 미래의 질병을 피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당신도 이 책의 독자가 되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과 해가 되는 것을 더욱 명확히 구분하는 밝은 눈이 생길 것이라 확신한다.

  우울한 건강은 우울한 정신을 낳는다.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으면 우리는 질병에 대한 불안과 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 몸과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이제부터 문제는 꾸준한 실천이다. 자, 여기 좋은 방법이 있다. 더구나 별로 어렵지 않다. 당신은 건강을 위한 몸과의 대화를 시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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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달라도 괜찮아 - 완벽한 세상에 맞선 두 엄마의 명랑 푸르메 책꽂이 4
지나 갤러거.퍼트리샤 컨조이언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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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분홍색 바탕에 가면을 쓴 두 아이가 찍힌 느낌있는 흑백사진, 이에 어울리는 서체, <조금 달라도 괜찮아>의 표지는 밝고 예뻐서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표지만 예쁜 '인테리어용' 책은 아니다. 저자들은 시종일관 명랑한 문체를 선보이며 유머를 잃지 않기에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한 독자들은 책을 쉽게 내려 놓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다루는 주제는? 긍정적인 표지와 저자들의 긍정적 마인드로 미루어 봐, 요즘 대형서점에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수 많은 '할 수 있다!' 정신을 전수하는 유형의 책일까? 그렇지 않다. 반대로 저자들의 명랑함과 예쁜 책표지 뒤에는 '심각한 무엇'이 숨어 있다. 그 '심각한 것'이란 어쩌면 심각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한다.

 

 '숨겨둔 것', '심각한 무엇', '책의 주제' ㅡ <조금 달라도 괜찮아>는 양극성장애(조울증)와 야스퍼거증후군(자폐증)으로 인해 장애 판정을 받은 두 딸을 키우는 두 엄마가 쓴 자신들의 이야기다. 물론 그녀들도 장애인 자녀를 둔 여느 부모처럼 매일같이 심각하게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들은 결국 눈물을 그치고 세상에 명랑하게 말을 걸기에 이른다. 바로 이렇게 눈물이 필요없어지는 과정이 이 책에 자세히 담겨 있다. 그 과정, 궁금하지 않은가?

 

 

'완벽하지 않은 자는 차별받아야 마땅하다'

우리는 장애인이 사회적 배제의 일차적인 대상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저자들의 말처럼 "장애의 종류는 문제가 아니다"(p76) 장애가 있다는 것 자체는 인간 사회에서 지나친 단점으로, 인간 실격의 사유로 작용한다. 불행하게도 귀여운 두 딸 제니퍼와 케이티가 그렇듯 장애인들은 자기만의 방에 홀로 평생을 살지 않는 한 자신들을 의식하는 사회적인 시선으로 인해 자신의 장애를, 그에 대한 인식을 인지할 수 밖에 없다(이러한 불편한 시선으로 인해 장애인들은 자기 스스로 어두운 부분으로 숨기 일쑤다).

 

제니퍼와 케이티는 일반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나 억압과 차별과의 만남이었다. 학교는 끊임없이 이 아이들을 정상/비정상의 범주에서 후자로 다루었다. 특히 자폐증으로 인한 손 펄럭거림 증세가 있는 케이티의 기괴한 신체에는 계속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따라붙었다. 결국 케이티와 지나는 장애로 인해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는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지만 여전히도 '장애'라는 차이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공고한 것이었다.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도 장애에 대한 차별은 공고하기에, 그간 사회 구성원들은 자기 또는 가족의 장애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때문에 이들은 이 책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장애인 또는 장애인의 가족을 위한 책일까? '장애 자녀'를 두지도 않았고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과 가까웠던 적이 없던 나에게 이 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자들은 이를 넘어서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자신이 장애와는 별반 관계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까지도 이 책의 저자가 되게끔 만든다. 

먼저 그녀들은 우리 모두를 가로지르는 장애의 요소를 폭로하는데 그것은 우리 안의 완벽주의다.

 

"우리는 완벽함에 집착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완벽한 집에 사는 사람, 완벽한 배우자를 만난 사람, 완벽한 몸을 가진 사람, 무엇보다 완벽한 자녀를 둔 사람을 찬미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ㅡ 이런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우리 자매는 0.000점일 것이다."(19p)

 

나도 0.000점이리라. 이 완벽함에 집착하는 사회의 사람들은 모든 것이 완벽한, 그야말로 '이상적인' 모델에 근접한 것에만 남다른 애착을 느낀다. 이러한 이상적인 모델은 세상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 이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을 '장애'가 있다고 판단하기 위한 참고자료가 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떠올려 보자. 모든 사람이 거의 동일한 기준의 외모를 선망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그 이상적인 외모를 바라보며 그에 부합하지 않는 자기의 장애적인 외모 또한 발견하게 된다. 이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성형수술도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완벽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면 중증 장애를 낳기도 하는데 그것이 결국 완벽해지는 길이 아니라 자기 파괴의 길이 되고 마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물론 완벽에 근접한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완벽이라는 지위를 누릴 수 있는 특권층은 언제나 극소수였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도 완벽해지지 못해 고통받는다. 사회는 오늘도 여전히 너 자신이 이상적인 모델이 되라고 부추기기만 한다.

 

우리는 그러한 부추김을 TV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창 유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가 특히 그러하다. 그 프로그램들에서도 역시 인기를 얻고 '1등'을 할 수 있는 참가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에 대부분의 함량미달의 참가자들은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자들은 한결같이 패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위로 상승하기만을 기대한다. 그래서 일부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불행(대체로 자신의 불우한 처지)으로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에게 구걸하는 기이한 경우까지 생겨나는데 제작진은 이를 편집하여 '감동 스토리'로 재탄생시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처음에는 우연이었을지 모르지만 결국 개인의 불행은 경쟁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권일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의 비참함을 자발적으로 전시하고 경쟁하게 만드는 체제란 얼마나 혐오스러운가. 불행을 경쟁하고 시혜를 구걸하게 만드는 체제는 존속할 가치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무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교훈은 '너의 장애는 이것이것이것이것이것이다. 고로 너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기에 차별받아 마땅하다!'이다. 이는 사람을 평가대에 올려 놓고 자기들만의 기준(대부분 편협한 고정관념 일 뿐!)으로 잔인하게 평가하는 우리 사회의 거울상이다.

 

이러한 구조 아래에서는 우리 모두가 잠재적인 장애인이다.

우리 안의 완벽주의는 결국 우리 자신을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완벽집착증이 존엄한 삶을 보상받기 위한 관습이 되었기에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저항하기 힘들다는 것 역시 몹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퍼트리샤는 제니퍼에게 "(너로 인해)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되었어"라고 말한다. 이는 완벽주의 사회를 배반하는 진술이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러한 진술에 이르게 된 것일까?

 

 

우리에게 필요한 세상

우리 사회는 장애에 대해서 철저히 차별을 해왔기에 '장애=불행'이라는 도식 또한 우리에게 내면화 되었다. 실제로 장애인은 불행하다. 불행할 수밖에 없다. 일반인은 기괴한 신체나 몸 동작, 특이한 사고를 지닌 장애인들과 대면하게 되면 자신에게 피해를 입힐까 노심초사하며 피하고 보지만, 이들의 피해의식과는 달리 사실 가장 큰 피해자는 장애인이다. 이러한 편견과 그에 따른 처분으로 인해 장애인은 슬픔, 절망, 외로움, 고통, 우울, 불안, 두려움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철저하게 약자인, 정상적이지 못한 장애인의 고통은 은폐되기 일쑤라는 불편한 사실.

 

이때 두 저자의 기획은 일단은 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드러내기' 위한 시도이다. 나아가 편견으로 점철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으려는 시도까지 진행한다.

 

이를 위해 그녀들은 먼저 '완벽주의'라는 허상을 그들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까발린다. 서류 상의 장애인들과는 반대인 '정상인'들 또한 완벽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평생 박탈감을 안고 사는 장애인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즉 같은 장애인 혹은 같은 정상인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통찰은 장애와 낙인에 대한 통찰력 있는 연구를 보여 준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의 의견과 맞닿는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장애만을 장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편견에 불과할 뿐, 우리 모두 나름대로의 말 못할 비밀을 안고 살아간다. 그것이 하나의 낙인이 되어 각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장애를 갖고 사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내 나름대로의 말 못할 비밀을 안고 있는 나도 장애인이었던 것이다.

완전함에 대한 애착은 역설적으로 소외를 낳는다. 즉 완전함과 소외는 샴쌍둥이다. 따라서 완벽주의를 사랑하는 한 우리에게 남아있는 선택지는 '자발적 배제'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은 자신들이 만든 사회를 수정할 수도 있다는 것. 우리는 자기소외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시금 차이에 대한 차별이 아닌 차이에 대한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단연 저자들은 우여곡절 끝에 차이에 대한 사랑을 선택했다. 사랑에 의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이 무익해 지는 지점에 상호존중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있는 법이다.

 

 

실용적인 정보까지

이 책은 나의 딱딱한 글과는 달리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넘친다(스포일러는 주의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다른 독자를 존중한다). 또한 장애 아동을 둔 부모에게 유용한 정보들도 사이사이에 들어있다. 예컨대 이러한 것들이 있다: 자폐증 및 아스퍼거 증후군의 징후(70p), 아이에게 장애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157p), 교사와의 면담 준비하기(188p), 아이에게 맞는 임상 심리사 찾기(236p) 등등.

 

이외에도 저자들은 자신들과 만난 다른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소개하며 우리가 장애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우리는 자연스레 AD/HD, 양극성 장애, 간질 등 수 없이 많은 장애의 유형에 대해 알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 행복하다

 

"왜 제 딸에게 이런 장애를 주셨나요? 왜? 왜 그 애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드시나요? 왜 제게 이런 고통을 안기시나요? 이런 일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저는 강한 사람이 아니라고요. 나는 못해요!"

이러한 지나의 절규처럼 저자들도 원래는 자녀의 장애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결국 그녀들은 딸과의 만남-장애와의 만남을 통해 변화와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녀들은 딸들이 자기들을 가르쳤다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아이러니 그 자체다. 마땅히 부모인 우리가 딸들을 가르치고 훌륭하게 자라도록 이끌어야 하련만, 사실은 딸들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우리가 인간적으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아이들의 용기와 유연함 덕분에 우리는 평생 주저해 온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실을 똑바로 보고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불완전함을 포용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p22)

 

결국 그녀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조금은 다른 아이를 통해 '다른 생각', 다른 관점', '다른 교육', '다른 삶', '다른 세상'에 눈을 뜨게 되며 우리를 향해 '자신의 불완전성을 사랑하라!'고 외치기에 이른다. 장애가 있는 자녀와 더불어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을 깨닫고 그것을 전파하기까지. 바로 이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우리는 적당한 두께의 이 책을 통해 케이티와 제니퍼는 '특별한' 딸, 다른 말로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은 그녀들처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만' 읽어야 할 책이 전혀 아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인식을 바로잡을 주역들의 목록에는 분명히 우리도 포함되어 있기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들은 눈물로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로 인해, 그들과 함께 웃으면서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품으며 책을 덮게 된다. 이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호전의 기미를 보이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분명 그들은 계속 지금처럼 명랑하게 걸어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제 우리가 시작해야 할 일은 이 세상 모든 장애자가 케이티처럼 '한 번도 포기하거나 자기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먼저 우리 주변의 케이티와 제니퍼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걸어나가야 한다. 더 이상 그들이 힘겨운 투쟁을 하도록 두지 않는 것 ㅡ 이것이 우리의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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