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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2 - 복잡한 생각을 잠재우는 행복한 마음 다스리기 ㅣ 생각 버리기 연습 2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스즈키 도모코 그림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오늘을 사는 괴로움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21세기의 시작은 병리학적으로 볼 때 박테리아적이지도 바이러스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한병철, 피로사회
문화비평가 한병철은 우리의 오늘을 ‘피로 사회’라는 개념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신경이 쇠약해지고 무기력증에 빠지곤 한다. 여러 가지 통계도 이를 보증해주는데 365일 동안 15,566명(2010년), 하루 평균 42.6명이 자살하는 비극, 이 반대편에 있는 행복지수라는 항목에서는 우리나라가 백 점 만점에 41.1점으로 세계 178개국 중 102위에 머물었다는 소식은 다시 한 번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방치하고만 있는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극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특히 소비시장이 이 분야의 전문가임을 자임한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자살자의 수 역시도 증가한다.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기생하는 고통과 괴로움을 제거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은 우리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화 되어버린다. 일상적 고통의 과부하, 우리는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거나, 무감각해지는데 이른다.
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은 베스트셀러다. ‘베스트셀러’라는 수식어는 아무 책에나 부여되는 것이 아닌데, 그 열풍이 식기도 전에 <생각 버리기 연습2>가 우리에게 찾아왔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의아했다. '세상에는 깊게 생각하고, 생각 있게 행동하라는 사람들 천지인데, 생각을 버리라니. ‘개념 없음’을 지향하라는 것인가?'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나갔을 때, 나는 이 책의 제목에서의 ‘생각’이 ‘괴로움을 주는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버려야 될‘생각’이란, 우리가 경계하는 ‘잡념’의 개념에 가까웠던 것이다.
부처는 케사라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누가 옳은 말을 하고 누가 그른 말을 하는지, 판단 기준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그는 이렇게 간단하게 답했다. “괴로움을 키우는 말이면 그른 것이고, 괴로움을 없애는 말이라면 옳은 것이다.”
괴로움이 없다는 것, 그것은 행복일 것이다. 이 책은 쉽사리 제어가 안 되는 ‘괴로움’을 우리가 주인이 되어 통제할 수 있게끔 연습을 시켜주겠다고 단언한다.
괴로움을 없애기 위한 안내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는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때 코이케의 책은 이러한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 강조해야할 가치를 제안한다. 즉 <생각 버리기 연습2>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안내서다. 특히 이 책의 미덕은 형이상학적인 언어의 늪에 우리를 빠트리는 게 아니라 우리의 몸뚱이가 서있는 생활세계와 맞닿은 사례들을 풍성하게 제공한다는데 있다. 부모, 배우자, 친구와의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인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해가니 유용함은 배가된다.
그렇다고 이 책이 피상적으로 현실을 기술하고 경박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은 아니다. 스님인 저자는 <원시불전>, <장부경전>, <법구경>등의 불교 핵심 경전을 기반으로 사유의 깊이를 더하되, 고리타분함은 피하여 요즘 사람들의 감각에 맞게 경전들을 요리하였다.
그렇다면 이 책은 불교신자를 위한 책일까? 저자는 이 책이 종교서적이 아니라 당신의 ‘도구’라며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종교서적도 아니요, 불교서적도 아니다. 부처라는 고대에 존재했던 인물이 남긴 ‘행동록’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현대를 사는 우리가 본받고 도움이 될 만한 도구를 얻고자함이다. 부처가 설파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괴로움’이라는 험난한 강을 건너기 위한 뗏목, 즉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명상을 시작하자
모든 책은 총체적인 관점을 지닐 수 없으니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인데, 이 책에도 그러한 부분들이 있다. 우선 저자는 고통과 괴로움의 생산자를 개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으로 상정하는데, 이러한 관점은 개인의 고통이 특수한 시기에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한다. 사실 개인은 고통의 생산자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분된 고통의 수용자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구분을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사회적 고통과 개인의 고통의 연계는 이미 많은 책들이 지적하였는데 그러한 발견을 잊는다는 것은 지금의 불행한 세상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꼴이 될 수 있으니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렇더라도 나는 이 책이 위와 같은 주장‘만’ 하는 책들을 보완해줄 수 있다 생각한다. 혹자는 사람과 사회, 둘 중 하나가 바뀌면 세상이 변한다고 얘기하는데 단연 이 책은 사람에 무게를 둔다. 결국 변화를 기획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미 <생각 버리기 연습>은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위한 다양한 열망을 배태하였다. 이 친절한 책이 급진적이고 전복적이진 않을지라도 변화의 가능성을 베스트셀러라는 효과로 입증한 셈이다. 이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읽힐 가치가 충분하다 여긴다. 우리는 부처의 가르침을 충실히 수행하는 코이케를 통해 다시 부처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 그와 함께 질문을 만들고 사유를 시작할 시간이다.
지금 하는 행동을 마음으로 항상 인지하고 생생하게 느끼는 것, 이것이 바로 ’생각 버리기 연습‘의 본질이자 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