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틀비와 바틀비들
엔리께 빌라―마따스 지음, 조구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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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대체 왜, 이 책이 절판되지 않고 남았는데 아무도 모르는지, 

그래서 나는 뒤늦게야 판본을 발견하는 우를 범하여 쓸데 없는 돈과 머리와 시간을 낭비하게 되었는지, 

왜 도서관 스페인언어권 구역은 제일 구석, 헝가리어보다 우즈베키스탄보다 더 먼 자리에-지리적 배치인가?-에 놓여 

찾는데 한참이나 애를 먹게 하는지 모르겠으나, 


왜 이 책이 이런 취급을 받고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바들바들 주석의 주석의 주석들이 다른 주석들과 달리 몹시 개인적인 서사로 자잘하게 붙어, 나같은 노안은 

보이지도 않고-그래서 안보고 넘겼다-흐름을 깽판에 치기 때문에 0.1점 감점이긴 해도, 숩게숩게 넘어가던 이야기가 갑자기 배알 꼴리듯 배신을 하고 너무 젠체하고 나오시면, 어, 이상한데 그러면서 엉뚱하게 역자 탓도 해보기도 하지만, 


마이너의 메이저가 된 현대적 우상들과 그 조상들과 그 뒷배들과 그 선지자들과 가짜 우울, 

문학의 잔병치레까지 다 모아놓았는데, 게다가 현 세태에 맞춰 짧게 치고 들어가며 웃기기까지 한 작가의 착품이 

옹색한 행색에 아쉬움이 들어 주석을 달아본다. 


개울에 걸친 징검다리 건너는 격이라, 물에 빠져도 개울이란 점도 한몫하지 않았을까....하고 얕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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