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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인 서울 Agit in Seoul - 컬처·아트·트렌드·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ㅣ in Seoul 시리즈
민은실 외 지음, 백경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지트 인 서울.
형광 핑크의 바탕에 자유로운 글씨로 써내려간 제목,
그리고 띠지의 컬러풀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이 책은 첫 만남에서부터 곧장
나의 '완소'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이 책을 알게 될 즈음, 홍콩에 사는 친구가 동생을 데리고 한국엘 여행차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년전, 내 동생과 함께 홍콩에 갔을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남매를 위해
자기 휴가까지 반납하고 홍콩 구석구석을 안내해 주었던 친구 덕에
우리는 책이 소개하는 곳이 아닌, 현지인만 갈 수 있는 홍콩의 매력을 흠뻑 느끼고 돌아올수 있었다.
그때의 기억때문에 홍콩은 내게 늘 한번 더 가고 싶은 나라가 되어버렸다.
그런 친구가 온다니, 나도 우리 한국을 맘껏 자랑할 수 있는 기회란 생각이 들어
철저하게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맘먹고 찾아보아도 외국 어느 도시에 대한 여행책은 많아도 정작 우리 한국을 외국 친구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책은 거의 없다는 걸 발견했다.
아무리 서울서 7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했어도 정작
서울의 진면목을 모르던 나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다 눈에 딱 띈 책이 바로 이 <아지트 인 서울>이다.
정동길, 청담동(압구정로). 서래마을 서래길, 몽마르뜨길, 경복궁 옆 효자로, 이태원길,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앞 다복길, 이태원 2동 길, 삼청동 화개길, 대학로 동숭길 등
12곳의 서울의 핫스폿을 '길'이라는 컨셉으로 나누어 소개해주고 있다.
표지부터 내지까지 어느하나 눈길을 뗄 수 없는 컬러풀한 색감과
이미 가본 곳이지만, 꼭 한번 더 가야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드는 감탄사 나오는 사진들,
그리고 위트있게 그려낸 일러스트와 섬세하고 풍부한 정보가 가득담긴 설명까지,
뭐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요소들을 꼼꼼하게 기획한 그 기획력에 놀라게 된다.
본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서울을 맘껏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테마에 따라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위주로 미리 한 섹션을 구성해놓은건 정말 독자를 위한
절대적인 배려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중 가장 좋았던 테마는 서울의 축제들을 소개한 장이었는데
평소에도 정보를 찾으려면 여기저기 인터넷을 온통 뒤지고 다녀야 했던 불편함을
이렇게 한눈에 시기별로 정리해주니 친구들과도 가족들과도 언제든 맘먹은 대로
서울의 또다른 얼굴을 즐길 수 있게 해준 부분이 너무 맘에 들었다.
이 책에 담긴 각각의 장소들은 단순히 인기 있거나 많이 알려진 곳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길'이라는 테마를 따라서 '느낌'을 가진 장소를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 가장 큰 미덕인것 같다.
보통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건 서울에 관광하러 온 사람이건
수박 겉핥기식으로 며칠 서울을 죽 둘러보고 가기 마련이라
여행을 하고나면, 서울은 어떤 곳이다 라는 정체성이랄까 도시를 한마디로 표현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들을 잡아낼 수 없고 그냥 놀다 온 기분인 것 같을 때가 많은데
이 책을 따라 원하는 느낌의 길들을 위주로 하나하나 찾아가다보면
서울의 팔색조 매력을 한껏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외국인 친구에게도 그냥 흔히 보여지는 남대문, 경복궁의 서울 이미지말고
훨씬더 서울의 속살을 비집고 들어와 느껴볼 수 있는 진짜 서울을 만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소개된 장소들중 내가 잘 아는 곳도 있었고,
어, 서울에 정말 이런곳이 있었단 말야? 하는 유쾌함과 왠지 모를 뿌듯함이 드는 낯선 장소도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길에서는 내가 가진 추억에 더해져 책이 주는 정보와 사진들과 함께
더더욱 방문해보고 싶고, 새롭고 느껴보고 싶은 소중한 장소가 되었고,
모르고 있었던 곳에 대해서는 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그래서 책 갈피갈피 마다 표시를 해놓지 않고는 못배길 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장소가 되었다.
각 길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지도도 표기 되어 있어 처음 가는 곳이라도 금방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부분이나, 곳곳에 숨어있는(?)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미니 인터뷰도 그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게 해주었다.
각 부분의 뒷부분에는 WALKING NOTES 라고 해서 그 장소의 가볼만한 곳들을
일목요연하게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고 있어서
이 책 한권이면 다른 안내책들은 전혀 필요없을 정도로 너무나 유용한 구성인 것 같다.
특히 뒷부분에 Talk on the Street 인터뷰라고 해서 유명인이나 그 길에 어울리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실어 준 부분도 훨씬 이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홍콩에서 오는 친구와의 여행 계획부터가 너무 설레이고 기대감이 가득해진다.
그 친구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미쳐 알지 못했던 서울 곳곳의 느낌있는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게 되서
왠지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마음부터 뿌듯해진다.
바라기는 이런 컨셉의 책을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나 일본어로 번역해 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비용을 감수해야하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한국인만 보기에는 아까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