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그리고 나와 너
핼리 본디 지음, 이주미 그림, 김선희 옮김 / 스푼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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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제목에 나온 '#미투'를 보고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위해서 엄마도 관련 지식들을 알고 배워야 하니까요. 청소년인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목차




이 책의 장점


이 책은 1장에서 기초편으로 '인간관계, 힘의 역학 관계, 동의, 경계선'에 대해서 자세하고 쉬운 설명으로 청소년 독자의 이해를 도와줍니다. 미투 운동이라면 '성폭력'과 관련된 사항이 바로 나올 거라 여겼는데, 친절하게도 더 보편적이고 폭넓은 관계부터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1장의 내용은 어린 학생들에게 건강한 인간 관계, 즉 친구를 사귈 때 어떻게 그들을 대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내야할 지 명확하게 안내하여 줍니다. 미취학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친구 사귀기와 관련한 여러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는데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해도, 그리고 새학년으로 올라갈 때마다 아이들은 여전히 친구 관계 맺기를 어려워합니다. 전학을 와서 새학교 새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려면 얼마나 긴장되는지 어른들도 겪어봤지요. 그러한 인간 관계에 대한 지침서가 1장에서 정말 잘 다루고 있어서, 교육자료로 나눠주고 싶을 정도예요.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친구 관계에서 혼란스러워할 때마다 가이드 해주기 좋겠다 싶습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성폭력, 성학대와 관련된 사항은 2장에서 6장까지 본격적으로 다뤄집니다. 서론에서부터 일관적으로 언급된 사항인데, 2장부터 앞부분에 경고 표시를 해두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청소년들을 당장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있어요. 준비가 되면 그 때 읽으라고요. 노골적인 상황 묘사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실제나 허구 사례들이 많이 예시되어 있는데, 읽다보면 성인이어도 때론 감정이 격해집니다. 이 피해 상황들과 가해자 때문에 분노하게 되고,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자극을 받아서 가슴이 터질 듯이 슬퍼지기도 합니다. 저자인 핼리 본디는 그러한 점을 조심하라고 언급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주체인 '나'의 중심을 잃어서는 안된다고요.


핼리 본디 저자는 본인이 이 책을 저술하면서 경험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에 대해서도 후반부에 사례로 실어두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중요한 수많은 용어들 중에서도 기억해야 할 용어는 바로 '대리 외상 증후군'입니다. '5장 연대하기' 편의 165쪽에 나오는 이 용어의 의미는 '연대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트라우마를 뜻합니다. 피해자의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깊이 경험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치료 전문가는 훈련을 통해서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거리두기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훈련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의 감정을 걱정해주는 경고 문구들이 앞에 실려 있어요. 마찬가지로 성인들도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을 읽으며 누군가는 생활이 힘들어질 정도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까지 염두해두고 학생들의 마음을 살피며 책의 내용을 기술하였기에 좋다고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성폭력, 성학대 예방을 아우르는 성교육 지침서로 유익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책마다 밑줄을 그어가며 하나하나 다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요. 최근에 나온 성교육 관련 도서들을 찾아 읽었을 때, 가정에서부터 행하는 성교육 내용이거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반적인 성교육 지침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이 책은 미투 운동과 관련하여 독서 대상이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을 위한 지침서로 활용하기 좋은 내용입니다. 사춘기를 겪는 그 나이대에 맞춤형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어집니다.



이 책은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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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찌는 엄마가 셋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유승희 지음, 윤봉선 그림 / 우리학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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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찌는엄마가셋 #유승희 글 #윤봉선 그림 #우리학교 출판사 #우아페 카페 #서평이벤트 #동화책추천




'세찌'라는 이름을 보니 축구 선수 집안의 누군가가 떠오릅니다. 예쁜 순우리말 이름이지요. 이 동화책의 주인공도 세번째로 태어난 뻐꾸기라서 엄마 뻐꾸기가 '세찌'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런 세찌에게 엄마가 셋이나 있다고 해요. 낳아준 엄마와 길러준 엄마, 이렇게 둘은 알겠는데, 또 다른 엄마는 누구일까요?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을 가슴에 품고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작가



목차




책의 줄거리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새입니다. 엄마 뻐꾸기는 뱁새 부부의 둥지에 알을 낳기로 결심을 해요. 그리고 아주 고난이도 기술을 사용해서 알낳기에 성공합니다. 총 세 군데에 알을 낳았는데, 다행히도 모든 둥지의 뱁새 부부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자연의 섭리인가 봐요. 그런데 이 즈음에 세 번째 뱁새 둥지에 엄마 뻐꾸기도 모르게 비밀스런 일이 벌어집니다.

엄마 뻐꾸기는 두 개의 둥지에서 먼저 알을 까고 나온 새끼들을 몰래 훔쳐보며 기뻐하지만, 두 마리 새끼는 먹이사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세 번째 둥지에서 알을 깨고 나온 아이에게 세찌라고 이름을 붙이곤 주변을 맴돌며 지켜봅니다. 그리고 자기 대신 세찌를 키우는 뱁새를 보며 비웃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남의 아이를 키운다면서 말이지요. 이런 사연을 품고 태어난 세찌를 엄마 뱁새는 정성껏 키웁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찌는 자라서 독립의 시기가 되었어요. 엄마 뱁새는 세찌에게 진실을 말해줍니다. "이미 네가 나와 다른 뻐꾸기라는 걸 알고 있었단다." 세찌는 자신을 정성껏 키워준 엄마 뱁새를 떠나서 엄마 뻐꾸기를 만나게 됩니다. 엄마 뻐꾸기는 자신의 자식인 세찌와 함께 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뻐꾸기들이 모인 곳에서 세찌가 울음소리를 냈을 때, 비밀이 밝혀집니다. 엄마 뻐꾸기는 세찌가 너무 싫어집니다. 앞으로는 같이 다닐 수 없다고 여기고 세찌가 사는 숲을 떠나 멀리 가버려요. 세찌와 엄마 뻐꾸기, 둘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말은 책의 내용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모성애와 자연의 섭리


이 책에는 모성애와 자연의 섭리를 절묘하게 화해시키고 있다고 소개글에 나옵니다. 이 동화는 새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엄마가 된다는 건 아이를 품었을 때부터라고 생각하지만, 겪어보면 아이를 낳은 뒤부터 여자도 엄마로 새로 태어납니다. 갓난아기도 이 세상 모든 게 처음이지만, 엄마도 엄마 역할이 처음입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갖은 고생과 희생과 인내와 사랑이 눈물 콧물과 함께 가슴 속에서 똘똘 뭉치며 모성애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낳았다고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오르지 않아요. 이 짐승(!)같은 아기를 사람같이 만들며 엄마도 진정한 엄마가 되어 갑니다. 아기와의 관계가 아니라 동물로 말해볼까요? 길을 가다가 발견하는 길고양이나 개를 보며 측은지심은 생겨날지언정 애정이 샘솟지는 않지요.

이 책에서도 엄마 뱁새는 세찌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지만 세찌를 키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요. 알을 품었던 시간, 먹이를 나눠 먹던 시간, 날갯짓을 연습하며 함께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 세찌는 뻐꾸기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아이였을 뿐이었어요. 겉모습이 다르다고 함께 해온 사랑의 시간들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지요.

이런 엄마 뱁새 덕분에 세찌 역시 뱁새를 떠난 뒤에도 엄마 뻐꾸기를 만나 다시 사랑을 나눠줄 수 있었어요. 나를 낳아줬기에 무조건 엄마라며 사랑이 느껴질까요? 엄마 뱁새에게 사랑을 배웠기에 엄마 뻐꾸기한테도 가능했던 거죠.

그런데 엄마 뻐꾸기는 세찌의 엄마가 셋인 비밀이 밝혀지자 이 아이를 밀어냅니다. 친자식이 아니라며 부정하고 거부하지요. 같은 기질, 같은 특성이 없다는 이유로 어제까지 내 자식이었던 아이는 이제 남의 자식이 되어 눈밖에 내치고 맙니다.

자연의 섭리란 그런 것이겠지요. 엄마 뱁새를 통해 진실한 모성애를 드러내고, 엄마 뻐꾸기는 자연스럽게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면 재미가 없겠죠? 작가가 말하고픈 주제를 과연 엄마 뻐꾸기도 받아들일까요? 받아들인다면 어떤 과정으로 보여줄까요? 동화 속 세계는 무한 상상이 펼쳐지는 곳이지만 아름답고 멋진 선택을 가진 캐릭터들이 사는 곳이기도 해요.


그림 형제의 명작동화나 우리의 옛이야기 속 살벌한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는 살짝 밀쳐두고, 아름다운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세찌는 엄마가 셋>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은 우아페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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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사랑과 배려의 이야기
고정욱 지음, 김미규 그림 / 명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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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간 도서로 출간된 고정욱 작가 단편집 <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입니다. 제목부터 솔깃합니다. 총 8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데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서 사랑과 배려의 주제를 드러낼 지 궁금합니다.



목차




인상 깊은 몇 편을 소개합니다.


<어버이날 생긴 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두 딸을 키우며 일하는 엄마는 위해, 초등학생 두 아이가 엄마께 선물을 드리려고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올 엄마를 위해 만둣국을 끓이기로 했는데 그만 접시를 떨어뜨리고 말아요. 바닥에는 깨진 접시가 가득하고 국은 끓어 넘쳐 흘러버리죠. 언니는 치우다가 깨진 조각에 발가락을 다치기도 하고요.

고단한 퇴근길에 집에 도착한 엄마는 이런 난장판을 보고 둘이 말썽을 피운 줄 알고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맙니다. 아이들은 전후 사정을 말도 못하고 그저 잘못했다고만 하고요. 나중에 엄마는 아이들이 써둔 편지를 발견하고 후회의 눈물을 흘려요.


이 작품은 부모라면 누구나 안쓰러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을 거예요. 내 몸이 편하면 문제가 발생해도 차분하게 대화로 설명하고 해결할 수 있는데, 몸과 마음이 지쳐 있으면 사소한 것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화가 솟구칩니다. 아이들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훈육하라고 하지요. 감정을 담은 순간 그것은 훈육이 아니라 그저 체벌일 뿐이라고요. 엄마가 왜 화를 내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잘못했다고만 하는 순한 아이들, 그리고 엄마의 뒤늦은 후회. 육아하면서 겪어 본 상황들이기에 이 내용은 어른들에게 늘 반성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사랑과 배려가 없다면 아이들도 화를 내고 엄마도 아이들에게 사과하지 않고 넘어갔겠지요. 가족의 사랑이 있기에 부모도 반성하고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는 주인공 가족이 여행을 가던 도중에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차가 멈추더니 운전자 아저씨가 차에서 내리지는 않고 이런저런 설명만 합니다. 소화기를 주지만, 다친 사람을 건들지 말고 119 구급대원을 기다리라고만 해요. 나는 그런 아저씨가 도통 이해되지 않아요. 상황이 종결된 후 아빠가 그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고 다시 가족들은 여행지를 향해 달립니다. 차 속에서 나는 물어봐요. 저 아저씨는 왜 나오지 않고 구경만 했을까요? 아빠의 대답을 들으며 아이는 수긍합니다.


'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 제목만 봤을 때는 구급대원들이 출동하고 거기서 현장을 지휘하는 분을 뜻하는 걸까 예상했었는데, 동화는 제 예상과 다르게 흐르더라고요. (전 주식하면 망하겠어요 ^^;;) 이 차에만 앉아 있는 아저씨는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때 주변에서 아저씨를 구조했던 사람들의 거친 움직임으로 인해 허리뼈가 크게 손상되면서 하반신 마비가 된 사연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구조 당시 조심했더라면 심하게 장애를 입진 않았을 거라고 했다지요. 그분의 사연이 밝혀진 순간, 먹먹한 한숨이 흘러나왔어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행동은 참으로 존경할 만합니다. 위험을 무릎쓰고 나서는 희생 정신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119 구급대원들을 기다리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경우, 아는 사람이 있다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누구라도 나서서 해주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동화 속의 이런 경우처럼 몸을 다친 경우에는 함부로 들어 올렸다간 다친 이의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어요. 이런 점을 유념하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행동에도 적절하게 대처해야 진정으로 그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요.



<민규의 폐휴지>는 민규가 폐휴지를 주우며 지나가는 할머니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자신도 폐지를 집 지하실에 모아둡니다. 언젠가 할머니를 다시 만나면 전해주려고요. 이것을 부모님에게 들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은 민규가 폐지를 잔뜩 모아둔 경위를 알게 되었지만 지하실에 계속 버려질 물건이 쌓이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그 할머니를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집이 깨끗해지도록 싹 다 치우기를 바라지요. 이런 부모님의 뜻에 민규는 저항합니다.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규가 전한 진심은 무엇일까요?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이 동화는 씁쓸한 면이 있습니다. 폐휴지를 줍는 할머니를 보고 나서 민규는 부모님께 왜 그 할머니는 그런 고생을 하시느냐고 물어봐요. 부모님의 대답이 조금은 아쉬웠어요. 가난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인데, 동화 속에서 그것을 간과한 것 같아서요. 사랑과 배려라는 주제를 위해 단순하게 상황을 그려낸 것은 이해하지만, 그 처지에 있는 분들이 가족이 없거나 젊었을 때 노후를 준비하지 않아서라고 한 점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나라면 이 동화에서 부모님의 대답을 어떻게 바꿨을까 생각해 봤을 때, 저 역시 그렇게밖에 쓰지 못하겠구나 싶었어요. 사회 문제로 넘어가면 이야기의 방향이 바뀌어 주제가 달라질 테니까요. 현대판 고려장을 재해석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동화가 끝난 뒤 <재미있는 독후활동>이 이어 나옵니다. 독서논술 전문 교육업체인 '생각연필 독서논술'과의 제휴를 통해 독후활동지를 부록으로 수록한다고 설명이 나와 있어요. 초등학생들이 이 동화책을 읽고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이러한 독후활동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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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종이 봉지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비룡소의 그림동화 303
헨리 콜 지음 / 비룡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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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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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종이 봉지는 그다지 특별할 게 없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베어져 친환경 제지 공장으로 들어가고 여러 공정을 거쳐 작은 종이 봉지로 탄생합니다. 진심을 담은 친환경 종이 봉지가 담긴 상자들은 여러 곳으로 나눠지고, 그 중 한 마켓에서 종이 봉지가 꺼내져 방금 결제한 상품을 품고선 아이의 자전거 바구니 속으로 쏘옥 들어갑니다. 이렇게 종이 봉지는 어느 평범한 집의 한 아이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가을 학기 개학 첫날에 종이 봉지에 하트를 그려주고선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 담아줍니다. 아이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은 뒤 집에 돌아와서 잠이 들어요. 그런데 이 종이 봉지가 아이 곁에서 함께 잠듭니다. 특별하게 여긴 건 아니었어요. 단지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다음날 또 다시 사용했다는 것일 뿐. 이렇게 아이의 손에서 종이 봉지는 계속 함께 하며 아이의 성장을 바라봅니다. 



자라서 대학에 들어간 주인공은 종이 봉지에 과자를 담아 연인과 함께 나눠먹고, 그녀와 데이트를 합니다. 하트가 하나 더 늘어났어요. 



둘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이제 종이 봉지에는 하트가 또 하나 늘어납니다. 그리고 주인공 아이의 장난감이 종이 봉지에 담기게 되어요. 



아이는 자신의 집을 방문한 할아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하트를 또 그리고, 봉지는 할아버지와 아이의 추억 사진까지 포근히 감싸 안습니다. 이 종이 봉지는 또 어떤 추억들을 자신의 품 속에 새기게 될까요? 뒷부분은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작가인 헨리 콜은 '작가 노트'에서 이 그림책의 발상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습니다. 어렸을 적 아름다운 봄날에 '지구의 날'의 첫날을 축하하면서 점심 식사 후에 종이 봉지를 버리지 않고 챙겨왔어요. 그리고 그 날 배웠던 절약과 재활용을 떠올리면서 무려 삼 년간 종이 봉지를 재사용합니다. 약 700회 정도 사용된 그 종이 봉지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여러 메모들이 잔뜩 적혀 있었지만 여전히 튼튼했대요. 그 경험이 이 그림책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환경을 지키자고 말하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워해요. 지구를 구하는 일이니 거창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요. 바다로 뛰어가 고래를 포획하려는 사람들을 막아야 하는 게 아닐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장을 하루만이라도 멈춰달라고 1인 시위라도 벌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들이 마음을 짓눌러 말 따로 행동 따로의 환경 보호 실천하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헨리 콜 작가는 아주 쉬운 방법을 이야기해줬어요. '잘 봐요~ 종이 봉지만 재활용해도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어요! 어때요. 참 쉽죠?' 별 것 아닌 행동들이 모여서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개인이 각자 하는 행동은 사소하고 작게만 느껴져요. 카페에 가서 플라스틱 빨대를 거절한다든가, 텀블러 한 번 챙겨가는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이 세계를 변화시키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자꾸만 늘어나고 있어요. 연대의 힘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지요. 내 행동을 누군가가 따라하고, 또 누군가가 그걸 따라 실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소소하지만 꾸준하게 일상 속 환경 보호를 실천합니다. 변화는 점진적이에요. '태공이산'처럼 멈추지 않으면 결국 이루어집니다. 슈퍼맨이 나타나 단번에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금세 다시 환경을 파괴할 거예요. 자신이 직접 실천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거든요.



작은 종이 봉지가 들려준 아주 특별한 이야기, 이 특별함에 단 한 사람이란 없어요. 특별한 모두의 마음이 있는 거예요.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자연을 지켜낼 수 있답니다. 이 책을 덮고 작은 실천 한가지를 떠올려서 바로 시작해봐요.



이 책은 비룡소 연못지기 31기 활동의 일환으로 협찬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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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형이 세 번 놀란 이유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칭찬과 격려의 이야기
고정욱 지음, 박선미 그림 / 명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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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작가의 신간 동화책이 나왔습니다. 우연히 작가님의 그림책을 읽고난 뒤에 마음에 들어서, 그 이후로 작가님의 신간 도서가 나올 때마다 읽고 있어요. 이번에 도서출판 명주에서 '고정욱 작가 단편집'으로 <대학생 형이 세 번 놀란 이유>와 <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가 출간되었어요.

고정욱 작가는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많이 발표했어요. 작가 본인이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 생활을 하는 중증 지체장애인입니다. 그렇지만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화 작가로 꾸준히 글을 쓰고 아이들을 위한 지식책도 출간했습니다.




목차






이 중에서 몇 작품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반 앵초 담당>은 한 교실에서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화분을 돌보는 이야기입니다. 담임 선생님은 특별히 자신이 가져온 화분을 주인공에게 맡깁니다. 선생님의 화분인 앵초 담당이 되었어요. 반 아이들은 처음에는 온갖 관심을 기울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화분들은 대부분 말라있거나 죽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앵초만은 여전히 싱그럽게 잘 자라고 있었죠. 선생님은 태민이를 반 아이들 앞에서 칭찬하고, 아이들의 화분도 태민이에게 동의를 얻어 맡깁니다. 평소 부모님의 이혼으로 우울해하며 매사 자신감이 없었던 태민이는 아이들의 박수와 선생님의 칭찬에 용기를 얻어 우리 반 화분 반장이 되어 많은 화분들을 살려냅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칭찬과 격려에 목말라 있어요. 엄마가 아무리 '네가 예쁘고 멋지다'고 해줘도, 학교에서 받는 공적 칭찬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도 나오지요. 타인에의 인정 욕구도 낮은 단계의 욕구에요. 주변인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살아가는 게 우리 아이들의 욕구 실현에도 필요한 일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요. 태민이가 정성껏 기르고 관심을 기울여서 살려낸 화분들을 통해 아이가 해온 멋진 행동의 과정들을 칭찬해 준 것처럼, 많은 아이들이 칭찬을 받고 더 밝게 웃을 수 있길 바랍니다.

<먼저 내민 손>에 등장하는 아름이는 키가 1미터 남짓한 저신장을 가진 남자 아이입니다. 하굣길에 6학년 형들에게서 돈을 뺏기고 맞기까지 하면서 학교 폭력 자치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아름이랑 아름이의 아버지가 세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하는 말과 행동은 놀라울 정도예요. 동화라서 그런지 현실과 다른 지점이 보인다고 할까요? 만약 내 아이가 이런 피해자라면 나는 아름이 아버지처럼 행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너무 훈훈하고 교훈적인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시원한 응징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뭘까요? 그만큼 우리의 현실이 아주 삭막하기 때문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는 피해자의 억울한 일이 더 많이 보여집니다. 결과마저도 통쾌하지 않아요. 가해자는 잘 반성하지 않는 것 같고, 피해자의 청원글은 넘쳐납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해자가 진정한 사과를 하거나 정당한 처벌을 받는 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피해자들이 목소리 높여 무조건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외치지만은 않겠지요. 마음 한편에서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동화에 대해 곱씹어 봤습니다.




이번 신간 동화에서도 장애인이 등장합니다. 어지간한 동화나 그림책에 장애를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 걸 본 적이 있나요? 거의 드문 일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그 인물이 장애를 가진 게 이야기의 주제와 관련이 있다면 모를까, 모험을 담은 이야기나 일상 생활 동화에서 장애인이 등장하는 걸 보기란 어려워요. 디즈니 만화의 주인공들은 안경 쓴 사람조차 만나기 어려워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말이 참 씁쓸해져요.
장애를 계속 안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동화나 만화를 자주 접할 지 그게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고정욱 작가의 글을 좋아합니다. 어쩌면 너무 뻔한 주제가 담겨있을 수도 있고요. 또 어쩌면 예측 가능해서 상당한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동화를 읽는 건 꿈을 키우고 희망을 가지고 용기를 얻기 위함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어요. 당연하다고 여기거나 다 안다고 생각하며 관념 속에서만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으면 해요.



이 책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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