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책을 좋아하는 두 아이들을 키우며 공원 만큼이나 도서관은 나에게 육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었다. 잠들기 전에 읽어주던 그림책은 어느날엔 백권을 훌쩍 넘기고 목소리가 쉴 때까지 읽다보면 나는 잠들고 아이는 그림책을 조용히 보곤 했었다. 남편이 일찍 들어온 날에는 나를 도와 준다며 아이를 재우러 그림책을 들고 아이방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번번히 아이가 조용히 나와서 "엄마~ 내가 피곤한 아빠를 재웠어요"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책을 좋아하던 아이에게 그림책을 선물 주던 육아 동지 엄마들도 생각 난다. 이 책은 도서관 소설집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이 도서관에서 들려주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음 둘 곳 없으면 도서관에라도 와. 네 편이 되어 줄 많은 이야기들이 있어." 라고 이야기해 주는 최상희, 김려령, 김해원, 신현희, 이희영, 허진희, 황영미 작가들의 일곱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도서관 행사를 기억나게 하는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를 시작으로 도서관과 관계된 글들이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 중에서도 나는 개인적으로 김려령 작가의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김려령 작가는 소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로 우리에게 알려져있다. 방짜 유기의 장인인 마을의 정원이 할아버지가 정원이와 같은 해에 태어난 솔이에게 소꼽놀이 방짜 유기를 선물하고 같은 해에 태어난 정원과 솔이는 자신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신랑, 각시가 되어 손꼽놀이를 하는 친구사이로 성장한다. 정원이의 배냇 저고리를 물려받아 입고 자란 솔이는 정원이와 유치원도 초등학교도 같이 나오고 중학교 때부터 다른 학교를 다니게 된다. 그들의 성장통은 시골 마을의 아주 작은 인원인 학교 안에서 몇 안되는 아이들 사이의 놀리기 좋은 이야깃 거리 였지만 그들은 그 성장통을 당당히 겪어내고 정원이 할아버지인 서화선 옹의 방짜 유기 전시장에 정원이와 솔이가 갖고 놀던 소꼽 놀이 방짜 유기를 전시하게 되면서 정원이와 솔이는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전시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정원은 방짜 유기의 비율을 이야기해 주며 50대 50이 아닌 구리 78대 주석 22의 방짜 유기의 완벽한 비율 처럼 서로를 잘 보완하는 인연이 되어보자고 놋 반지를 전한다. 누가 78이고 누가 22이면 어때? 라고 이야기하는 정원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인연에 축복을 기원하는 김려령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역시 어릴 적 어른들이 정해 주었던 놀이 짝꿍을 생각하며 빙긋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공감을 통해서 감동을 전하는 김려령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는 행복한 글이었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음에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