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을 쏘았다
호레이스 맥코이 지음, 송예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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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들은 말을 쏘았다.

연분홍색의 바탕에 붉은색과 분홍색의 장미가 위와 아래를 가득 채운 겉표지의 <그들은 말을 쏘았다.>는 가운데 제목을 경계로 확실히 나뉘어 있다.
이 책을 다읽고 난 지금 다시 한번 표지를 본다.
장미덩쿨은 위와 아래의 경계가 더욱 뚜렷하게 느껴지며 읽기 전엔 느끼지 못했던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원제목은< They Shoot Horses, Don't They?>이다.
한글의 제목 <그들은 말을 쏘았다.>와 달리 <? >를 달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전달하는 저자의 질문은 시대를 넘어 한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한 후로 마지막장을 다 읽을 때까지 놓을 수가 없었다. 작고 가벼운 사이즈의 크기부터 여유롭고 적당한 크기의 글자구성까지 편안함의 장점을 갖고 있으며 내용의 흥미로움이 매혹적이고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단순한 숫자로만 되어있는 목차의 독특함부터 목차에는 없는 소제목의 구성들이 인상적이다. 소제목은 분명 한장한장의 책 내용에 알맞게 정해져있다. 그런데, 그 소제목을 서술해 보면 하나의 판결문이 된다. 안타깝게도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로버트 시버튼의 편결문은 이렇다.
<피고인은 자리에서일어나시오. 선고를 유예할 법적 근거가 있소? 선고를 유예할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을 선고한다.
1급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하여...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에 근거해...
법이 내릴 수 있는 최고의 극형에 처한다.
피고인 로버트 시버튼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청에서 주립 교도소로 이송되며..
교도소장의 관할 히에...
사형에 처해진다.
집행 예정일은 9월 19일로...
집행 과정은 캘리포니아 주법을 따른다.
죄인의 영혼에 신의 자비가 내리길.>

이 책은 <호레이스 맥코이>의 책으로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책이다. 저자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샌타모니카서 열린 마라톤 댄스 대회의 경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그 때의 경험을 토대로 이 소설을 완성해서 출간했다. 책 내용이 매력적인데 비해 저자의 이름이 생소해서 살펴보니 안타깝게도 저자는 새소설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 그가 모아둔 책과 재즈 앨범을 팔아 겨우 장례식을 치뤘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에서 탄생한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로 시몬 드 보부아르에게 극찬을 받은 소설이다. 극찬을 받을 만큼 그 시대상을 반영한 이 소설은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들과 주제로 시대적인 상황을 엿볼 수 있으며 독자에게 던지는 의미있는 삶과 사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에 유행했다는 마라톤 댄스 대회를 통해서 1시간 50분을 춤추고 10분간의 휴식을 규정으로하는 마라톤 댄스 대회의 실제 상황과 그 대회를 치루는 두 주인공처럼 그 시대를 힘겹게 버텨가는 경연자들과 그들을 보러 오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 그리고, 그 대회를 중지시키려는 도덕 지킴이 어머니 연맹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장과 책의 가장 뒷장 안쪽에는 QR코드가 있다.
하나는 실제 댄스 마라톤 대회 영상을 볼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이 책의 출판사인 <레인보우 퍼블릭 북스> 를 만나볼 수 있다.

오래전 사건을 통해 실존주의 소설이 던져주는 마라톤 댄스 대회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도 유행했던 리얼리티 오디션 케스팅 프로그램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게 하는 사회를 돌아보는 울림이 큰 책이었다.

이 책을 한 줄로 평한다면 이렇게 말하겠다.

- 소설이 갖아야할 다양한 매력에 플러스 알파의 울림이 있는 책이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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