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황의건 지음 / 예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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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녀 (醬女)

앞표지의 투박하게 덧칠해진 붉은 색의 물감이 무언가를 자꾸 덧칠해서 색을 입히는 듯 하다. 뒷표지를 보니 가장 밑의 검은 색이 보인다. 그 위를 핑크빛의 붉은 색으로 투박하게 덧칠하고 있다. 한자로 된 흰색의 醬女는 마치 장꽃이라 얘기하는 하얀 발효 꽃처럼 보인다. 소금물 속에 담가두었던 메주가 흰 발효 꽃인 장꽃을 피운 것 처럼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단순한 내생각의 맏딸 장녀(長女)의 이미지가 아님을 직감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의 장녀는 중의적인 표현을 썼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맏딸인 주인공의 이야기이지만 장을 담그는 그녀는 장녀(醬女)이다.

이 책은 매우 극적으로 시작된다. <옥,떨,메 ......옥상에서 메주가 떨어졌다. 그리고 자유를 얻었다.고 나는 생각했었다.>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의 메주는 안타깝게도 주인공 3자매의 친엄마 이름이었다. 이 소설은 '사메주'라는 자신의 이름을 진저리치게 싫어했던 3자매의 엄마가 오랜시간만에 나타나 3자매와 살았던 3자매가 살고 있는 집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하며 시작된다.

그녀는 오래전 큰딸이 열네살 막내가 일곱살이던 때에 아무말도 없이 먼친척 파주댁 할머니에게 3자매를 맡기고 스티브라는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떠난 매정한 엄마였다.

그런 엄마가 3자매에게 나타났고 3자매에게 각각 문자 메시지를 남기고는 3자매들과 함께 살던 그 집의 옥상에서 투신 자실을 한다. 그리고, 남겨진 3자매(알고보니 강이는 남자아이였는데 군대를 다녀온 이후로 성전환 수술을 해서 여자아이가 되었다.)는 자신들만의 검은 상복(검정드레스와 검은 미니스커트 정장등)을 갖춰입고 엄마의 상을 치루고 엄마의 고향에 간다. 그곳에서 엄마를 보낸다. 엄마를 보내고 돌아오는 장터에서 메주하나를 소중히 사서 안고 온 큰 딸은 파주댁 할머니에게서 어깨넘어로 배운 방법에 자신의 의지를 넣어 장을 담근다. 그 장은 맛있게 잘 발효되는 흰 꽃을 피우고, 때가 되어 장을 잘 갈라서 간장과 된장으로 담는다. 하나의 독에서 때가 되면 잘 발효되어 장이 갈라지듯이 그렇게 3자매는 각자의 독립을 한다. 이 소설은 엄마를 보내고 1년동안 각자의 독립을 향해가는 3자매의 이야기이다.

생물학적 아버지가 각각 다르지만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머니의 성으로 묶인 사샘.사강,사솔 3자매는 각자의 방식대로 독립해 나아간다.

'사메주' 이름 처럼 메주처럼 3자매는 아픔을 겪고 발효되어 거듭 성인으로 독립해 나아간다. 각자의 삶의 방식대로 독립해 나아간다.

이 책은 드라마와 에세이를 쓴 황의건 작가의 첫소설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장녀 소설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 뒷장 표지안쪽에 QR코드로 남수진 영화음악 작곡가의 장녀 소설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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