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친구 문어
이사벨 마리노프 지음, 크리스 닉슨 그림, 이숙진 옮김 / 노란돼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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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증)을 가진 친구가 문어 마야와 친구가 되어 나누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감수성 예민한 아들과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노란돼지 출판사에서 지원을 받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과이 관계에서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어려운 이런 친구들은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그런 특별한 특징을 가진 레오가 문어인 마야를 보며 소통하는 법을 표현한 동화이다. 


  문어 마야는 자신의 감정을 몸의 색으로 나타낸다. 레오는 그런 마야의 기분을 너무 잘 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야의 기분을 모른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의 인간도 서로의 감정을 알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소통은 자신의 마음을 얘기하고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우리도 문어처럼 솔직해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면 조금 더 쉬워질까. 인간의 미묘한 사회적 정서가 누군가에게는 넘지 못할 벽이 될 것 같다. 


  매력적인 그림과 함께 문어의 생태 그리고 이 특별한 질병을 가진 아이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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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넥서스 작가상
권여름 지음 / &(앤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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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매와 얼굴같이 외형적인 요소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게 되는 것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이성에게 호감을 사고자 하는 본능과 같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외모지상주의는 지나칠 정도이고 몸매라는 것이 그 사람의 근면성과도 연관 짓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몸무게와 자존감의 반비례 관계 속에서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을 얘기하는 이 책은 넥서스 경장편 작사상 대상 작품이며, 넥서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작품은 <구유리>가 운영하는 단식원 내의 에피소드들로 이뤄져 있다. 그 곳에는 살찐 몸매로 인해 세상에서 상처 받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피난처 같은 곳이고 그들이 세상에 당당해지기 위한 훈련을 하는 곳과도 같은 곳이다. <구유리>는 그들에게 빛과 같은 존재였지만 결국엔 넘어서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유리천장을 깬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피난처를 깨고 나갈 정도의 자존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기 위해서 원장 이름이 <유리>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봉희>는 <구유리>의 테두리에 안에 머물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지만 <운암>이라는 회원이 단식원을 무단이탈하는 사건으로 생각의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금이 간 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어 결국 깨어지게 된다. <운암>과 똑같은 상황에 놓인 <안나>로 통해 <봉희>는 운암의 마음을 헤아리고 본질적인 것을 고민하게 된다. 


  <운암>이 <안나>앞에 갑자기 나타나 "죽음은 나로 족하다 너는 살아라"라는 말을 던지며 글은 절정에 달한다. <봉희>는 결국 유리천장을 깨고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갈 수 있게 된다. 그 결말이 아름답던 그렇지 못하던 본인의 갈 수 있게 된다.


  외모라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첫인상이 주는 판단은 외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생태계의 모든 생물들은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것은 본능과도 같다. 하지만 스스로 핸들을 놓아서는 안된다. 자신의 아름다움의 선을 남이 긋게 해서는 안된다. 책 말미에 적힌 '어차피 모두 죽어가고 있다'라는 말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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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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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한 가족의 풍경에서 시작해 미치광이의 끔찍한 예언에 얽혀 삶을 파괴하기까지 이르게 되는 비극.
표지가 꽤나 마음에 드는 책이네요. 비극적인 책을 연달아 읽어야 하지만 맨부커상파이널리스트 까지 간 작품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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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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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부커상 파이널리스트이면서 세계 여러 문학상을 차지한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신작 <어부들>은 은행나무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수채화로 어부를 그린 커버는 너무 고급스러웠고 암울한 가족사가 끝나고 비로소 한발 내딛는 가족들의 출항을 응원하듯 책의 말미에 내용과 이어져 있었다. 사실 책 속의 주인공의 아버지는 <어부>를 굉장히 진취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비극이 일어나고 나서도 새로운 희망을 위해서 여전히 <어부>를 사용한다. <어부>라는 것은 비극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헤쳐나가야 하는 희망과 숙명의 것인 것 같았다.


아프리카 소설은 아마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 문화여서 그랬는지 최근 몸이 많이 피곤해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 초반에는 쉬이 읽히지 않았다. 우선 글 속에 섞여 있는 이보어(*이보족이 사용하는 언어)가 낯설기도 했고 래퍼 같은 아프리카 고유 명사들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100페이지를 넘어서서야 비로소 속도를 붙일 수 있었다.


이 소설의 가장 특이한 점은 인물과 상황을 동물이나 곤충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그 특징이 정말 잘 맞아서 바로 수긍이 가게 만든다. 독수리는 아버지, 이켄나는 비단뱀이었다가 참새가 된다. 보자는 곰팡이, 오벰베는 수색견, 소설을 이끄는 벤은 나방 그런 식이었다. 그 외에도 증오는 거머리, 행복은 올챙이. 마지막으로 동생들은 왜가리로 표현한다.


📖

희망은 올챙이였다.

잡아서 깡통에 담아 집에 가져오지만,

맞는 물에 담가뒀는데도 곧 죽고 마는 것.


많이 문명화 되었지만 여전히 토속신앙이 강한 아프리카에서 저주라는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려 주었다. 가족들 간에 깊은 유대가 있었지만 저주를 통해 도미노 쓰러지듯 생기는 가족을 산산조각 내어 버린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증오는 거머리 같았다. 몰래 붙어 있다가 살 속으로 파고드는 떼어내려면 제 살을 떼내어야 하는 그런 존재였다.


가족들의 비극이 연달아 발생하는 스토리를 읽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나마 진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여전히 남아 있던 유대감이나 이켄나와 보자의 비극이 있은 후에도 벤자민과 오벰베는 유대가 있었고 오벰베가 집을 떠났을 때에도 형을 살고 돌아온 벤자민과 동생들 간의 유대는 남아 있었다. 증오가 쓸고 간 자리에는 여전히 사랑과 희망이 남아 있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형제 간의 보편적 연대와 가족들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증오에 끝까지 부서지지 않았던 가족을 통해서 가족의 끈끈함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프리카에서는 질병이나 기아 등으로 가족을 쉽게 잃어서 그런 생각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많이 어두운 이야기였다. 남은 사람들의 희망을 얘기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비극을 통해서 가족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는 얘기는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책은 섬세한 묘사(사실 너무 섬세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너무 섬세해서..)가 좋았다. 나이지리아의 근대사와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선진 국가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소재여서 신선했지만 또한 조금은 침울해지기도 했다. 그나마 마지막에 희망을 얘기하는 왜가리들 때문에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책을 덮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프리카 소설에 대한 약간의 편견도 날려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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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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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은 한국 과학 문학상 장편 부분 대상을 차지한 소설이다. 꽤 괜찮은 후기들이 많이 보여서 나쁘지 않은 책이구나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표지의 물방 모양이 왠지 알 것 같은 소설이라서 계속 뒤로 미뤄뒀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물방울 속 하늘과 구름이 보였다. 사람의 인지 능력이 참 이기적이구나 싶었다.


김초엽 작가 이후로 한국에서 출간되는 SF소설들에게는 인문학적인 부분이 많아진 것 같다. 스타워즈 같은 SF가 아니라 Science Humanism 느낌이랄까. 스케일과 재미적인 요소보다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아졌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이 붉은색이라면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은 역시 파란색이다. 그것도 파스텔 톤의 파란색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로봇을 통해서 풀어나간다. <태양>만이 조시를 나을 수 있게 굳게 믿었던 클라라처럼 <행복>만이 아픔을 이길 수 있다는 콜리의 생각은 많이 닮아 있다. 로봇의 신념은 고민이 많은 인간의 신념보다 더 강할 것이다. 아니 강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들의 장점이면서도 무서운 점이기도 하다.


작품이 처음과 끝을 같은 장면으로 겹치게 만든 것은 인상 깊었다. 연극에서 하나의 막이 끝나는 것 같이 삶이라는 것에 슬레이트를 칠 수는 없겠지만, 로봇이라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지만 인간의 삶도 변곡점은 분명히 있을 테니 다르지 않겠구나 싶었다.


작품은 말을 달리게 하는 제한된 지능을 가져야 하는 로봇에 잘못 끼워진 학습 칩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다. <콜리>라고 불리는 이 기마 로봇은 마음을 나누는 행위를 학습 나가며 로봇 특유의 눈치없음으로 이뤄진 대화를 통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에 돌직구를 던진다. 감추고 싶었던 마음들에 파동이 생기며 숨겨두었던 마음을 이끌어 낸다.


로봇이 던지는 질문은 철학적인 질문이 많았고, 그 질문에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로봇이 때문에 꺼리낌없이 내놓을 수 있었던 얘기들을 통해서 대비하지 못한 감동을 준다. 아픔을 가진 등장인물들 (심지어 로봇과 경주마마저도 온전하지 못한)을 하나로 엮어가는 스토리를 통해서 행복이라는 마음을 심어주는 이야기는 일분일초를 세는 현대인들에게 행복을 음미하며 조금은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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