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사라지는 순간 - 프로와 아마의 차이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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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로마 역사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만 봐도 15권에 이르는 방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서로마 제국의 멸망에 집중하는 1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이다. 그 대단한 역사를 가진 로마가 갑작스레 사라진 이유를 찾아본다. 그야말로 '시시껄렁'하게 사라져 버렸다.


  제국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의 권력에 대한 욕심 그것으로 무엇을 할 생각도 없으면서 그냥 가지고 싶었던 이가 만들었던 제국의 소멸에 관한 이야기는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로마라는 제국은 세계적으로도 알려질 만큼 찬란한 문화를 자랑한다. 천년을 유럽을 지배했던 대제국이기도 하고 서양사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로마의 한 축인 서로마의 소멸은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그야말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쟁과 기아와 전염병도 없었다. 그냥 갑작스레 사라졌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사라지듯 말이다.


  서로마의 멸망을 얘기하려면 '훈족'의 영웅 아틸라라부터 설명해야 한다. 훈족은 튀르크 계열의 유목민으로 추정한다. 이 특별한 왕은 기존의 왕과 달리 로마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내분을 외부 전쟁으로 돌렸고 전시품을 그들에게 나눠줬다. 훈족이 지나간 자리는 초토화가 되었고 유럽은 그야말로 공포에 떨었다. 아틸라는 아주 느리고 확실히 약탈하며 전진했다. 그 목적이 내분을 가라앉히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아틸라의 존재로 서양은 동양의 부족들이 약탈만 한다는 인식에서 제국을 멸망시킬 수 있다는 인식으로 변화했다. 동양의 부족들 역시 자신들이 제국의 운명을 결정 지을 수 있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다. 유럽은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시대는 영웅을 만들었듯 로마에는 아에티우스 장군이 있었다. 최후의 로마인으로 추앙받는 장군은 카탈라우눔 전투에서 아틸라에게 첫 패배를 안긴다. 하지만 그의 퇴로를 열어 줌으로써 후대에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 후로 아틸라는 아에티우스 장군과 만나지 않기 위해 기습을 하는 전투 방식으로 바꾸게 된다.


  시대의 영웅은 젊은 나이에 병으로 최후의 로마인은 권력의 불안함을 이기지 못한 왕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걸축한 인물은 이토록 허망하게 시대를 떠난다. 그 후, 로마에는 3명의 비겁한 권력자 나라를 조용히 소멸시킨다. 


  리키메르, 오레스테스는 권력에 집착했고 자신 혹은 대리청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권력자 오도아케르는 그야말로 권력만 좇는 사람이었다. 왕을 추대하지도 권력을 확인받지도 않았다. 그저 공석을 만들어 두었다. 자신의 욕심과 속셈을 드러내지 않는다. 마치 그것이 아예 없는 것처럼 아니면 정말 없을지도. 권력의 냄새에 민감하지만 막상 권력을 쥔 후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왜 권력을 가지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만 한다. 그저 심판만 할 뿐이다. 한마디로 재수 없는 놈이다. 자기 집의 불을 꼭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그저 자기 자리만 지키면 감사할 따름이다. 오도아케르는 그런 인물이었다. 


  동로마는 그저 숟가락만 들고 자리만 유지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서로마의 이 사람의 목을 연희 자리에서 망설임 없이 날려 버린다. 왕이 없는 제국. 이제는 권력자도 없는 제국은 그렇게 증발하고 동로마에 흡수되어 버린다.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가 권력의 중심에 앉으면 위험하다. 하지만 자신이 왜 그 자리에 앉았는지 모르는 자는 더 위험하다. 그저 자리만 탐한 자는 자신의 자리만 지킬 수 있다면 뭐든 한다. 책 속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나는 일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80 페이지로 만나보는 두 명의 영웅과 세 명의 비겁한 권력자의 이야기는 엑기스처럼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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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 한 끗의 차이를 만드는 내 안의 힘
로라 후앙 지음, 이윤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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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엣지 있는'이란 말은 우리나라에 있는 말이지만 참 좋은 말인 것 같다. 서문에도 실려 있는 BTS의 RM의 인터뷰는 나도 본 적이 있다. 자신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에게도 나만의 모서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 사용한 '모서리'는 내가 느끼기에 순수하게 우리가 쓰는 말인 것 같았다. 나에게도 엣지가 있다. 멋이 있다.라는 느낌이었다.


  세상의 편견과 오해를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면서 자신다움을 가져 나가는 자세에 대한 얘기를 다룬 이 책은 세계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굉장히 현실적인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노력이 폄하되어서는 안 되지만 노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믿는 것도 막연하다는 거다. 세상은 나 스스로 살아가지만 선택의 반복 속에서 내가 아닌 타인에 의해 판단되고 재단되고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길의 관문은 결국 타인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건 굉장히 현실적인 접근이다.


  세상은 그리고 사람의 뇌는 비슷한 것에 대해 비슷한 판단을 전제한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과 개성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알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국 나다움을 표현하는 것은 나의 일이다. 그것이 나를 여럿 중에 하나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일이며 나만의 엣지를 갖는 것이다.


  '인생이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이 사실에 익숙해져라.'라고 빌게이츠는 얘기했다. 우리가 아무리 공정과 공평을 외치더라도 기울어진 구조를 바로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주의가 꿈꾸는 유토피아마저도 공평하다고 얘기할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사실을 인정하고 좁히려고 노력하며 또한 서로를 보살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비슷한 얘기를 하셨는데,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면 당당히 맞서고 있으면 휩쓸릴 뿐이라고 했다. 변화는 그 파도에 몸을 던진 채 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조금 다른 맥락에서 한 얘기지만, 나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그렇게까지 특별하진 않다. 그러고 보면 특별한 것은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것인지 모를 일이다. 유명인사들의 연설을 듣다 보면 그들이 하는 얘기는 너무 평범해서 의구심이 들 때가 종종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당연한 말을 왜 저렇게 하지 라며. 우리는 거창한 것들에 휩쓸려 가장 당연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건지도.


  세상에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잘한다. 실제 가치는 없지만 내가 개선하여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믿게 만들거나 실제 가치를 제공하거나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상대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내가 가진 가치를 제공하려면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각자가 가진 것은 같을 수 없다. 한식 요리사가 가진 요리 재료로 이탈리안 음식을 만들어낼 수 없다. 노력한 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은 에지를 가지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자기답다'라는 말은 꽤나 복잡하고 미묘한 말이다. 자기답다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자신을 타인이 아닌 자신과 비교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답다'라는 말로 자신을 틀에 가둬서도 안된다. 자신의 강점을 통한 확장을 해야 한다. 특정한 자신을 찾는다는 생각은 이룰 수 없는 목표다. 우리는 그저 방향성을 찾을 뿐이다. 


당신의 사명은 사람을 이끄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자기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 타나베 옐로


  세상은 나에게 적응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이해하면 타인의 인식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 그저 내 방식대로 그들을 인식을 끌고 와야 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편견과 오해가 있다. 당연히 그러하다고 믿는 것에 당당히 맞서는 것보다 그들을 나의 공간으로 끌고 와야 한다. 나의 에지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즐거움을 나누고 호의를 얻게 된다면 그런 '제약'들은 오히려 놀라움으로 바뀔 수 있다.


  이길 수 없는 링에 올라 평가와 펀치를 맞으며 휘청거리지 말자. 엣지를 갖는다는 것은 나의 엣지가 돋보이는 곳으로 무대를 옮기는 일이다. 수많은 각도의 사진 중에 자신만의 얼짱 각도가 있듯 상대가 나를 얼짱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하자.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보여주기 위해선 노력해야 하는 '엣지'는 노력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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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혁명 - 산업과 투자의 지형을 뒤흔드는 인공지능의 진화
권기대 지음 / 베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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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GPT 3.5의 공개는 수많은 이슈를 남겼고 그 관심은 여전히 진행형인 것 같다. 일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와 같은 인물들이 언급한 영향 또한 무시하지 못할 듯하다. 발전하는 H/W 기술과 쌓여가는 빅데이터는 AI의 발전에 긍정적인 면을 뿐만 아니라 한계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ChatGPT가 쓴 책들도 발행되었지만 이에 관련된 책들도 쏟아진다. 이 책 또한 그런 책 중에 한 권이다.


  ChatGPT의 영향으로 관심이 다시금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AI 산업에 대해 이해하고 각 국가들의 상황과 고민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베가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AI의 역사는 19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Rule 기반의 알고리즘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제안된 신경망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는 괜찮은 선택이었지만 H/W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그렇게 AI의 겨울은 찾아왔다. 그리고 H/W의 기하급수적인 발전과 더불어 GPU를 이용한 방법이 학계에 발표되면서 AI는 급속히 발전했고 Deepmind의 알파고를 기점으로 대중의 뇌리에 남겨지게 된다.


  OpenAI의 GPT 3.5가 발표되었을 때 세상은 또 한 번의 알파고를 만난 듯했다. 여기저기 GPT 얘기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주위에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는 걸 보니, 이세돌 9단과의 대국 같은 국가적 이벤트가 부족해서 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난리인 GPT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는 오히려 고요하다. 아직 대중 깊숙이까진 전달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테크 기업들은 분주해졌다. 특히 검색분야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구글은 당장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거금을 투자하며 Bing에 GPT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GPT를 경험해보고 싶은 많은 이들이 Bing을 내려받고 있다고 한다. 나는 여전히 그렇게까지 궁금하진 않아 구글을 사용하지만 (엣지의 UI도 익숙하지 않고) 언젠가 분명 써야 할 날이 올 것 같긴 한다.


  책은 AI나 GPT 그 자체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그 기술의 배경과 AI가 진입하게 될 시장과 기업에 대한 소개가 많다. 더불어 국가적인 대응도 포함되어 있다. GPT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작년 11월에 정식 출시 되었기에 깊이보다는 파장에 대한 설명이 많은 듯하다. 집필의 시간이 기술 발전의 시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인 것 같기도 하다. 더 궁금하면 openai.com에서 공부하자. 


  기술 발전에는 늘 명암이 존재하고 기대와 실망이 교차한다. GPT에 대한 환호 또한 언제나 그렇듯 잠잠해질 것이다. 인간은 변화에 쉽게 적응하니까. 어느새 일상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우리는 고민이 필요하다. AI를 이용한 새로운 아웃풋을 내는 작업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AI가 가져갈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팀 쿡은 어느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


AI가 인간처럼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인간이 AI처럼 될까 두렵다.


  인간은 진화의 방향과 맞지 않은 자세로 농사를 지었고 글자를 만들었고 숫자로 생각했다.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 어쩌면 본연에 모습에서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곧 GPT 4가 공개될 것이고 유료화는 시작되었다. 세상에 널린 지식을 모아 또 한 번 거대 자본이 집중되는 산업으로 빨려 들어간다. 수많은 기대 속에 투자는 계속되고 적자인 기업이 상한가를 친다. 기대의 방향으로 발전할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언젠가 초지능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것을 학습하고 있기에 인간 이상일 수 없다. 그저 더 빠른 지식의 용광로가 되어줄 기대가 있을 뿐이다. 


  책은 찾아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을 담고 있지만 필요한 것들을 잘 정리해 놓은 느낌이다. AI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AI를 이용한 산업에 대한 고민, 산업의 방향 그리고 그 한계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GPT는 AI의 봄을 이어나가 줄 것인지 블록체인이나 NFT처럼 반짝하고 말 것인지 궁금하다. 유행처럼 기술이 난무할 때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깊이 있는 이해다. 곧 GPT 성능의 AI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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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 : 여우섬의 비밀 딜라
천지아통 지음, 비올라 왕 그림, 박지민 옮김 / 알라딘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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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사랑한 북극여우의 이야기. 인간들은 알아채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동물들은 자신들의 방법으로 인간으로 변하고 있다. 물론 선택받은 이들만의 것이다. 인간으로 변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죽음이고 윤회다. 인간으로 가는 길은 그들에게는 저주의 주문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인간이 되어 동물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생태계와 어울러 지내려고 하는 동물들의 마음은 어린이 작품으로는 좋지 않을까?


  북극여우의 전설을 따라 인간이 되는 모험을 나선 딜라와 친구들의 모험은 영림카디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부모를 잃은 딜라는 엄마의 유품인 문스톤을 가지고 인간이 되는 길을 떠난다. 많은 위기를 만나게 되지만 그때마다 만난 좋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게 되고 모험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된다. 전 편인 <딜라 문스톤 원정대>는 이 책의 앞선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 도서에는 늘 늘 지혜와 사랑 그리고 용기를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다. 선량하며 신념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환생 목걸이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지만 자신의 주인은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렇기에 다섯 가지를 지낸 다섯 명의 인물이 필요하다. 이 구성을 여러 동물로 설정해 놓음으로써 다른 것들과의 공조를 심어 두고 있다.


  동물이 인간이 되려고 하는 것. 그리고 동물과 잘 지낼 수 있게 하려는 것은 이 작품이 깔고 있는 메시지다. 여러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이 인간을 좋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책을 읽으려는 아이들에게 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위기와 모험을 어렵게 풀어내지 않고 용기와 사랑으로 해결한다는 점. 지속적으로 좋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 어렵지 않게 단서를 찾아내는 점은 어린이 도서답다는 느낌이 강했다. 마지막에 관문에서는 철학과 심리학의 문제를 곁들여 조금 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환생의 목걸이를 얻었지만 친구들을 모두 잃은 딜라. 마지막 관문인 죽음의 신에게 몸을 던지며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환생 후 펼쳐질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죽기 전에 모두 환생의 목걸이를 만졌기에 함께 환생할 수 있을까? 다음 이야기는 인간이 된 딜라의 이야기 일까. 아니면 또 다른 관문이 기다릴까.


  아이들과 함께 동물들의 모험을 함께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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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300년 - 영감은 어디서 싹트고 도시에 어떻게 스며들었나
이상현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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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라는 본디 감상하라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사용하기 위한 것이며 기능과 편의에 맞춰 설계되었을 것이다. 건축물은 이용자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했느냐가 중요하다. 건축은 기예의 능숙함일 뿐이었다. 그런 시절에는 기예가 예술과 같은 의미였을지도 모른다. 현재는 기술과 예술은 그 구분이 명확하다.


건축이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이용자의 요구에 자신의 생각을 더하는 생산자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대부분의 역사가는 이 시점을 근대 예술의 탄생이라고 본다. 본격적으로 생산자가 이용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생산자와 이용자의 간극이 생긴다. 기존의 생산자는 이용자의 의견에 부합하도록 노력했지만 이제는 생산자가 자신이 만든 물건이 좋다며 자랑하며 판매한다. 생산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이용자는 이에 대해 잘 알 수 없다.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내면서 비평이라는 것이 끼어들 틈이 생겼다. 비평가는 생산자의 작품을 설명하여 이용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적어도 생산자보다는 객관적인 의견을 내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책을 쓴 작가의 작은 합리화이기도 하다.  건축 300년 예술의 영역에 대한 건축에 대해 얘기해 볼 요량이다.


  우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곧잘 쓴다. 많이 알면 알수록 여러 가지 면을 느낄 수 있다. 요리를 그냥 먹을 때보다 셰프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지면 그 맛을 느끼고자 신경 쓰게 된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마저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굳이 알아서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마술이 그렇다. 알면 알수록 재미가 없다. 그저 놀라는 것이 좋을 뿐이다. 건축에도 이런 요소들이 있다. 외관상 느껴지는 멋과 사용하면서 알아챌 수 있는 미묘한 멋을... 알려주지 않고 깨달았을 때 그 감동은 배가 된다.


  하지만 늘 설계자의 의도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레 깨닫길 원한 숨겨진 미는 아예 덮여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여기에 또 비평이 끼어들 틈이 생긴다. 모더니즘, 포스트 모더니즘, 해체주의로 이어지는 건축의 멋을 파악하려면 비평가의 설명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핵심만 짚어가며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왕이나 귀족에 의해서만 지어졌던 건축물들은 두 번의 세계전쟁을 치른 뒤 그 권력이 해체되기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며 인류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마르크스주의와도 닿아 있다. 모더니즘은 '다 함께 잘 살아보자'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 사각 반듯한 모양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축물은 당시에는 흉물 같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살기 위한 건축물인 것이다. 너무 획일적인 모습에 실증을 느낀 이들이 포스트 모더니즘을 그리고 기존의 것을 재구성한다는 해체주의로 이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각각의 기류는 건재한 듯하다. 자신의 영역에서 더욱 진화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아파트가 밀집한 도시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건축은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직육면체의 구성이고 이것을 늘리고 줄이거나 뒤틀면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낸다. 원형을 이용한 것은 대체로 근대의 일이다. 건축이라는 것은 '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건축가 자신보다는 사회적 기류와 분위기가 영향을 많이 준다. 그렇기에 건축을 이해하려면 당신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다른 예술보다 유독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건축이기에 논쟁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결국 직육면체의 틀 안에서 변형을 가져오는 이 결과물은 결국 원점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건축물은 그만의 의미가 있고 모사에 불과한 건물일지라도 그 배치와 비율의 문제는 건축가의 새로운 숙제이기에 그렇게까지 폄하할 이유는 없을지 모를 일이다.


  자연에 많은 생물들이 집을 짓지만 우리는 고작 직육면체의 집만 지을 뿐이다. 3D프린터로 집을 짓는다면 개미 정도의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세상은 모두 둥글게 이뤄져 있는데 우리는 네모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음 건축의 방향은 어디로 향할까. 여전히 함께 삶을 강조하는 효율성 더욱 날카롭고 정교해진 모더니즘들 최근에 등장한 여러 곡선의 건축물들을 보면서 어느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게 없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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