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 개정판
김미란 지음 / 시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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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차 직장인. 디즈니에서 15년째 근무 중인 현역 캐릭터 아트 매니저의 에세이면서도 이 길을 걸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책이다. 미국에서 캐릭터 아티스트가 되는 길. 디즈니 스튜디오와 디즈니의 문화. 그녀가 함께 했던 사람들. 칼아츠라는 대학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생경한 시절. 아무런 지식도 없이 머나먼 타국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낸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선구적인 삶을 살았을 사람의 이야기는 시월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지금에야 캐릭터가 가져오는 상업적인 이득과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한다는 것이 주위에서 인정받을 수준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된 가이드북 하나도 없었다. 그저 도전하고 해내는 저자의 성격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 소위 맨땅에 헤딩하며 이룩한 역사에는 굴곡진 삶과 역경이 함께 하고 있다. 그네들이 걸은 길은 분명 갈지자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지금처럼 빠르게 도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무용담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적성을 판단하는 것도 대단했지만 그동안 도전했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마음가짐. 그리고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멋졌다. 우리는 대부분 어느 선에서 타협하게 되는데 그렇게 살아온 나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집요하게 추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리 만족할 수 있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말했듯 자신과 닮은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듯했다. 미친 듯이 빠져들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다면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삶의 확장에 대해서도 넌지시 얘기한다. 우리는 이제 꽤 긴 삶을 살기 때문에 회사 종속적인 스킬로만은 살아갈 수 없다.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해서 갱신하고 펼쳐나가라고 얘기하는 듯했다.

  우리도 회사에서 표준화를 하며 같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듯이 디즈니도 캐릭터가 가지는 세밀한 일관성을 위해서 집요할 만큼 완벽하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예술에서의 영역에서는 자유분방함을 중시할 것 같았지만 캐릭터도 하나의 산업으로 본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아니었다. 

  그리고 디즈니의 다운타임이라는 시스템이 신기했다. 보통 자기만의 프로젝트 시간을 할당해주는 선진 기업들처럼 디즈니는 바쁜 일정을 마치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안식월 같은 것을 제공하는데 이것은 리프레시와 새로운 창작 아이디어를 확인해볼 수 있는 개인적인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일과 후에도 디자인에 대한 공부나 유화 같은 다른 예술의 영역을 공부하고 있었다. 디즈니는 그들을 전문가라기보다는 예술가로 대우해주고 있다는 점이 참 좋아 보였다. 디즈니 또한 코로나19에서 피해 갈 수 없었다는 점과 부서의 통폐합으로 자리가 줄어들어 퇴사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에서 공감이 갔다.

  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의 특징은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많다. 그 분야와 직종이 다를 뿐 그들이 인생을 대하는 자세나 집요함은 닮아 있다. 나는 그렇게 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책으로 대리 만족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길다. 무심코 선택했던 생물학 덕분에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뼈와 근육에 대한 이해를 잘할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에서 쓸모없는 배움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인생의 방향을 조금씩 수정해가며 내가 원했던 곳으로 가까워져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되새김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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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버드 - 버드스미스 짧은소설집
버드 스미스 지음, 안덕희 옮김 / 마요네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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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글의 초안을 폰을 통해서 작성한다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나는 미친 사랑 이야기만 쓴다'는 문구 또한 인상적이었다. 강렬한 로맨스를 기대하며 책장을 펼쳤지만 읽으면서 오히려 갸우뚱해지는 시간이 많았다.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극단적인 문장을 내어 보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오히려 웃기는 일인 듯 적힌 이 글은 마요네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꽤 많은 초단편들도 이뤄진 이 책을 이해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장편의 경우에는 작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도 읽어갈 수 있지만, 단편의 경우 생략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작가의 생각을 더듬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보는 작가. 익숙지 않은 문화는 의아함을 가지고 계속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분명 유머 코드인 것도 있을 터인데.. 진지하게만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글의 밑바탕에는 늘 사회의 부조리와 가난한 삶이 그려져 있었다. ‘이딴 세상 될 대로 되어라’식의 태도는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태도였다. 사고도 살인도 마약도 크게 개의치 않고 세상에 반해서 행동하고 오히려 세상이 무너져버리고 새 세상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꽤나 파괴적이지만 기존의 영미 소설에 비하면 또 그렇게까지 신랄한 거 같지도 않다.

  이 책을 표현할 수 있는 두 문장을 뽑자면 '섹스는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생각과 하는 것이라는 교훈이요'와 '개미들은 행복하지. 곤충으로서 충만하게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다 가지고 있으니까'였다. 우리는 개미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나고 더 많은 능력이 있지만 개미보다 행복하다고 얘기할 수 없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다. 사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사랑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책을 두르고 있는 '미친 사랑'은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이 아닌 정말 미친 사랑 같았다. 하지만 그것을 미친 사랑이라 얘기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들이 미쳐 보여도 그들은 서로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울 수 있다. 

  세상에 고립된 사람들의 어떻게 보면 미친 이야기. 세상이 다 부서져버렸으면 하는 이야기. 우주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 환각 속의 세상으로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 모든 것들은 사회 문제라고 얘기하는 밑바탕의 마음이고 이해되지 못하고 규탄받는 삶의 모습이다. 

  영미 소설에는 이런 심리의 글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의료 보험이 없어 병원뿐만 아니라 응급차를 부르지조차 못하는 삶.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양극화는 심해져 있는 것 같다. 능력과 운에 따른 사회적 격차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적어도 개미와 같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어쩌면 미쳐 보이는 그들의 행동도 멈출 수 있지 않을까.

  문장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적재적소에만 사용되었으면 하는 욕설이 감탄사처럼 사용되지만 그래도 사회 문제로 생각이 이어지는 것들이 있어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단편선은 작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는 것이 그렇게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것 또한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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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성공의 인사이트, 유대인 탈무드 명언 - 5천 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 부와 성공을 얻었나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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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사람들은 각자의 신념과 통찰력 거기에 노력을 더해 그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서 전 세계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주요한 자리를 꽤 차고 있고 노벨 수상자의 22%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게다가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마르크스부터 최근의 마크 저크버그나 래리 페이지 같이 누구나 알 법한 인물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1만 2천 페이지 250만 개 이상의 단어로 만들어진 탈무드에서 부와 성공에 연관된 5가지 챕터에 많은 말들을 담은 이 책은 리텍콘텐츠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히틀러가 탈무드를 읽고 유대인들은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민족이라고 힐난한 비난 하며 엄청난 악행을 저지르는 게 계기의 만들기도 했다. 모두 20권인 탈무드에는 굉장히 선민적이고 무서운 내용도 많이 담겨 있기도 하다. 탈무드는 자기 잇속만 챙기는 장사꾼의 비법서일까? 세상의 이치를 아우르는 통찰력을 담은 책일까? 그런 고민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탈무드는 훌륭한 부분이 발췌되어 널러 알려 있고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은 여전히 많은 부모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탈무드는 '부와 성공'이라는 현대인이 원하는 키워드에 정확히 조준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상인 그룹으로써 유대인의 부를 모우는 능력은 탁월했던 것 같다. 그들의 인사이트는 현대를 살아가고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는 좋은 조언들이기도 하다. 


  탈무드 역시 핵심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미친 듯이 실천하는 것이다.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돈을 다 써버려서가 아니라 돈을 벌 기회가 없다고 포기하는 것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부자들 밑에서 그들의 사고법을 배워서 부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나가던 유대인들의 생각을 집대성한 책이기 때문에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탈무드 속에서 770개의 명언을 엄선해서 담아 놓았기 때문에 '그렇지!', '맞아!'라는 생각과 함께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남을 헐뜯는 것은 세 사람을 죽인다.  자기 자신과 상대방, 그리고 그것을 듣고 있는 사람이다."


시기, 질투의 덧없음을 표현한 좋은 문장이었다. 성품이 나쁜 사람은 이웃의 수입에만 관심이 있고 자신의 낭비에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도 공감이 갔다. 


  "나보다 나을 것이 없고 내게 알맞은 벗이 없거든 차라리 혼자 선한 생활을 하라.  어리석은 사람의 길동무가 되지 말라."


진정한 벗은 중요한 요소지만 그 벗을 만들지 못한다고 아무 하고나 어울리지 말라는 얘기는 나에게는 기분 좋은 얘기였다. 진정한 친구는 1 ~ 2명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행복을 만드는 것은 수많은 친구가 아니라 훌륭히 선택된 한 친구다.라는 말도 너무 공감이 갔다.


'사람은 자신을 발견할 때까지 외로워한다'든지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을 시간보다 잃어버린 재물을 걱정한다'든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보다 무언가를 해보려다 실패한 사람이 훨씬 유능하다'든지 '승자는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지만, 패자는 말로써 행동을 변명한다'라는 말들이 좋았다. 


  승리나 성공에 대한 자세. 이웃을 대하는 자세 등 많은 좋은 글들이 많았다. 사실 글을 보고 깨닫는 느낌보다는 글로 표현하지 못한 나의 생각들이 멋진 글로 표현되어 있어니 공감이 많이 갔다. 가져다가 잘 적어 두어 자주 보면 좋을 것 같았다. 탈무드 중에서도 엄선된 명언들을 잘 모아 두었다. 명언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에는 괜찮은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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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학 교수의 블랙홀 강의 - 2판
우종학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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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훌륭한 과학자였다라고 얘기하는 어느 책의 문구가 기억난다. 어린아이가 마주한 과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과학에 종사하는 어느 학자들보다 낫다는 그분의 기억이 되살아날 만큼 이 책의 블랙홀 강의는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뜨거운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집요한 관심에 대답하듯 쉽고 재밌게 적힌 책이다. 그만큼 쉽고 재밌게 적혀 있다고 느껴졌다.

  수많은 우주 이야기 중에 블랙홀에만 집중한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우주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책은 자연스레 두꺼워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섞이기 일쑤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담백하고 어렵지 않다. 그리고 마냥 멋스러워 보였던 블랙홀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블랙홀에 대한 일반인들의 질문을 곁들이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웠다.

  저자의 철학은 칼 세이건의 철학에 닿아 있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에 손을 대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과학은 무궁무진한 재료들로 넘쳐나는데 음식을 할 줄 아는 과학자가 많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가진 분들이 최근에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라는 직종으로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블랙홀을 연구하는 학자이면서 말끔하게 글을 적을 줄 아는 작가이기도 한 듯했다.

  우주에서 블랙홀을 만난다면 이라는 호기심으로 책은 출발한다. 브라이언 그린의 <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이카로스>처럼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듯 한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중력으로 향하고 블랙홀의 탐했던 역사로 이어진다. 블랙홀도 천동설에 매인 과학자들처럼 어려움이 많았다. 우주는 코스모스. 그야말로 아름다운 질서여야 하는데 갑자기 나타난 블랙홀은 카오스 그 자체였던 것이다. 과학자의 미학은 블랙홀을 증명할 수 있는 상대성 이론을 얘기한 아인슈타인조차 거부하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도 거부했었다. 과학자들에게 수학적 미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기도 했다.

  블랙홀은 자연스레 퀘이사로 이어지고 호기심을 잃지 않게 블랙홀을 통한 시간 여행, 웜홀, 화이트홀 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중간중간해준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도 블랙홀이 있고 블랙홀은 우주의 탄생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블랙홀은 별의 일생과 닿아 있고 마치 죽은 뒤에 구천을 떠도는 영혼처럼 우주 속에 그렇게 존재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별의 죽음은 새로운 탄생이고 블랙홀은 또 다른 존재의 탄생이라고 본다면 그렇게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 최근에야 오히려 멋스러운 존재로 인식되는 것 같다.

  우주를 관찰하는 것은 더 넓은 아프리카에서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채 초원을 관찰해야 하는 입장과 비슷하다. 핵폭탄 같은 걸 아무리 쏘아대어도 별은 폭발에 비해 초라할 뿐이고 인간의 시간은 우주의 시간의 찰나일 뿐이다. 빛이 유한한 속도를 가졌기 때문에 우주 곳곳에서 날아드는 빛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인간은 우주를 분석하고 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있는 것 같지만 똑똑한 장님들이 많아서 그 수수께끼는 조금씩 풀리는 듯하다.

  이렇게 재밌게 읽은 과학 서적은 오랜만인 것 같다. 과학을 원래 좋아하기 때문에 대부분 재밌지만 이 책은 약간의 스토리텔링도 있는 것 같다. 다음에는 무슨 얘기를 해줄까 하는 내면의 호기심을 건드렸다. 우주. 그중에서도 매력 넘치는 블랙홀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입문하면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이 담긴 컬러풀한 삽화가 있어서 더 좋았다. 블랙홀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금 생겨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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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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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가 생각나는 제목이었다. 어린이라는 대상은 늘 기발하고 예측 불가능하지만 귀여움으로 무장한 친구들이다. 그에 반해 청소년들은 중2병을 바탕으로 사춘기와 반항 등의 대책 불가라던지 무섭다던지의 이미지가 강했다. 

  사실 어린이보다 더 많은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시기가 사춘기가 아닐까 싶다. 어떤 육아서에서는 어릴 때보다 사춘기 때 더 많이 곁에 있어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청소년에게 의지할 수 있는 어른. 다른 면으로는 청소년을 존중하는 선생님이신 김선희 선생님의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교육의 핵심이 수능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 시점에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모다가 문제라고 느끼지만 끊임없는 경쟁을 부추기고 불안감을 조장하면서 결국 그 방향으로 바꿀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런 결과 우선적인 교육은 입시비리를 만들었고 가진 자들만 좋은 것을 독식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혹독한 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은 공감과 연대 대신에 친구들을 적으로 간주해야만 했다.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자기 비하'에 빠지기도 했다. 청소년 자살률 1위의 대한민국의 교육은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사춘기에 경쟁에 내몰리면서 자기혐오와 개인주의의 극대화가 완성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 환경 속에서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시냅스가 재배열된다는 사춘기에 겪는 환경은 그런 인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이다.

  그런 와중에 이런 선생님이 있다는 것은 늘 신기하다. 그야말로 멸종위기 동물 같은 선생님들이다. 저자인 김선희 선생님도 자신을 끝까지 지지하고 믿어준 선생님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어 지금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선생님의 제자들도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김선희 선생님의 '공감대화'는 고개를 끄덕이는 훌륭한 대화법이고 읽고 있다 보면 정말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든다. 무엇보다 더 신기한 것은 아이들의 반응이다. 동등한 존재로 인정받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은 아이들의 반응은 실로 놀라웠다. 공감의 대화법에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한다. 선생님의 한결같은 모습과 잘못을 했을 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선생님이 학생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가 되었다.

  인류는 발전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롯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없어진다. 폴리 매스를 지향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하나를 제대로 해내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경계에 걸쳐 있는 사람들과의 연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토론이나 논쟁을 통해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AI가 급격히 발전하는 지금의 시대에 우리는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공부하는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시험을 보게 만드는 것은 키우고 있는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죽지는 않았는지 하며 뿌리째 뽑아서 뿌리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한 교육학자는 얘기했다. 인간은 모두 잘하고 싶은 것이 있고 잘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청소년이라고 다르지 않다. 똑같은 것을 가르치고 누가 잘 외우냐고 테스트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마라토너에게 전략이 다르듯 아이들도 성장하는 시기가 서로 다를 것인데 기간마다 컷오프 시키는 것이 맞을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부터의 시험은 모두 오픈북이어야 한다고 얘기한 대학교 시절의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우리의 교육도 암기가 아니라 활용이 되어야 하고 혼자서가 아니라 함께 풀어나가는 방법을 점점 더 늘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경 사회 이후로 전혀 진화하지 못한 인간이 이토록 발전을 이룬 것은 지식의 공유의 발달이었고 이런 '집단 지능'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연결을 발전과 더불어 감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시스템과 함께 이런 선생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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