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성격 상담소 -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인생이 힘든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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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불리는 학문을 한국에 알린 기시미 이치로 교수의 신작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미움받을 용기>를 필두로 수많은 용기 시리즈를 집필했고 그 외에도 여러 권에 책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아들러의 심리학 중에서도 성격, 즉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얘기를 정리해 두었다.

  아들러 심리학 중에서도 '성격 심리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이 책은 생각의 날개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 융과 함께 3대 심리학자로 불린다. 아들러는 초기에 프로이트와 함께 연구하기도 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각자 활동하기도 한다. 이때 한나 아렌트 등과 함께 활동을 하기도 했다.

  아들러 심리학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된 이유는 개인의 상태를 '과거'에 두질 않고 '현재'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나 융과 같이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인과론적인 심리 상태를 얘기하다 보면 결국 과거에 원인이 존재하게 되는데 지나간 과거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아들러는 현재의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현재를 합리화하고 과거의 기억을 편집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목적론'으로 설명한다. 모든 행동과 기억은 지금의 내 상태, 나의 목적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를 고치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이 책은 많은 내용 중에서도 라이프 스타일에 집중한다. 라이프 스타일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채 형성된 무의식의 목적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그중에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부분이 성격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과 기억은 라이프 스타일을 정당화하는데 맞춰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열등감을 가진다. 열등감은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과 현재 나의 모습의 갭으로 우월성 추구의 동력이 되기 때문에 좋은 감정이다. 하지만 여러 부정적인 요소들이 개입하여 열등 콤플렉스나 우월성, 허영심, 질투 등이 생겨 난다. 이것은 모두 똑같은 원인에서 기인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정당화하려 한다.

  열등 콤플렉스는 비관적인 관점을 계속 투영한다. 자신은 이런저런 것이 모자라거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반대는 상대를 깔아뭉개면서 자신이 우월함을 드러내려고 하는 경우다. 모두 위태로운 상황임은 틀림없이 자신을 더 커 보이게 하려고 까치발을 언제까지 들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자기 수용'과 '타자 공헌'이다. 자기 수용은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면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주고 도움을 요청할 부분은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공동체에 기여를 하는 것이 '타자 공헌'이다. 하지만 꼭 무언가를 해야만 공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생산성으로 인간의 가치를 매기곤 한다. 그래서 은퇴 후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 존재만으로도 공헌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아기가 많은 사람들에 기쁨을 주듯 엄마의 젖을 빠며 서로에게 도움을 모습이나, 나이 든 어르신이 정정하게 자리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기도 한다. 인간은 존재만으로도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인간의 성격은 타자로부터 받기만 하려고 할 때, 타자에게 도움을 주면서 우월함을 뽐내려고 할 때 혹은 공동체에 기여를 못한다고 절망할 때. 결국 얽혀 있는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많은 이유와 핑계는 그것 자체를 거부하는 자기 방어이지만 사람들은 정당한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트라우마의 경우도 그렇다. 물론 강렬했던 기억은 현재의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계속 나를 죄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릴 때 동네 형들 그리고 동생과 함께 버스에 새총으로 겨눈 사건이 있었다. 나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워 모래 가루를 쏘았다는 진실을 내어놓았지만 버스에서 내린 아주머니는 너야 말로 범인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리고 한동안 큰 흙덩이를 쏘았다고 이실직고한 동생의 이야기만 기억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사건으로 어머니께서 화를 내지 않으셨다는 점이 기억났다. 동생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은 어머니의 믿음에 대한 감사로 바뀌었다. 과거는 현재의 상태에 따라 기억이 바뀌기도 한다.

  아들러는 성격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육아 교육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이들의 행동 패턴과 성격을 형성하는데 아들러 심리학을 이용한 학자들이 많았고 아들러 자신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용기 시리즈 전부와 더불어 몇 권의 책을 추가로 읽은 나에게 특별히 추가된 내용은 없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또 다른 방식으로 묶어 정리하려는 시도로 생각되었다.  처음 보면 굉장히 도발적인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기존의 용기 시리즈부터 천천히 읽어오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난 기시미 이치로 교수의 책이라 반가움 반 즐거움 반으로 읽었다. 쉽지는 않지만 성격은 바꿀 수 있다.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각하지 못하는 인생의 목표를 깨트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재설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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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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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김진명 작가의 이름을 처음 만났다. 그것은 꽤나 오래전 이야기이고 우리에게는 낯선 이휘소 박사를 화제의 인물로 만들었다. 우리에게 꽤나 중요한 인물이었을 터인데 세상에는 너무 낯선 존재였다. 김진명 작가는 그를 세상에 내보였다. 그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출간하고 있지만 역사와 사실에 대해서 얘기하려 했던 것 같다.

  작품 속에 사회를 녹여내려고 하는 김진명 작가의 첫 에세이는 이타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에세이는 어느 정도의 삶을 살아 본 뒤에 자신만의 내면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에세이를 즐기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이 에세이는 김진명이라는 걸출한 작가의 삶의 한 조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작품은 5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사로운 이야기는 1 챕터에서 얘기하는 것이 전부였다. 2, 3 챕터는 그의 생각과 신념에 대한 이야기였고 4 챕터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 5 챕터는 닫는 글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당돌한 아이였고 자기 생각이 잘 정착된 사람이었다. 자신은 큰 성공을 할 거라며 당당하게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다는 것이라든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책을 읽어보겠다는 생각도 독특했다. 비트겐슈타인의 '트락타투스 로지코 필로소피쿠스'에 도전했다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더 무섭게 독서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재밌었다.

  우리 사회가 '슬픔과 비극'을 외면한다는 글은 공감이 되었다. '슬픔과 비극'을 가진 사람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각박해진 세상에 개인주의가 만연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슬픔'과 '비극'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속도 전의 시대에서 나보다 타인에게 더 관심이 많지만 나보다 반발짝이라 더 더 앞 선 사람에게만 관심을 쏟고 노하우를 얻으려고 한다. 그 속에서 '좌절'하고 있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벅찬 건지도 모르겠다. 

  인문학은 이런 세상에 대해 무엇인 문제인지 고민하고 브레이크를 밟을 힘을 제공해줄 수 있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다. 인문학과들은 예전만큼 인기도 없고 고전과 철학 서적 같은 경우도 계발서나 실용서에 비해서 인기가 없다. 모든 것은 비극 속에서 완성되어 간다지만, 타인의 비극과 슬픔에 대한 공감 이전에 알아채는 것부터 잘 안 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책 속에는 삶 속에서 만난 여러 인연들로부터 깨달은 점도 함께 적혀 있는데, 삶의 소소한 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을 깨부수어주는 평범함의 깨달음이 있었다. 책을 둘러 매고 암자로 들어가는 길에 힘들어 아령 하나 빼어 두었는데, 그 높은 산을 작은 텃밭을 일부러 매일 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노부부의 모습이라든지 자신의 엄청난 장비로 무장하고 2박 3일 만에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야호'를 지르며 만끽하고 있었는데 옆에 서 있던 평상복의 동네 어르신들의 모습을 적어 놓은 에피소드가 좋았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민비의 살해가 역사와 달랐다는 걸 밝힌 것. 광계토대왕비를 대하는 대한민국 사학계에 대한 비판. 그리고 박정희에게 총을 쏘았던 김재규의 뒷 이야기도 있었다. 역사 또한 권력자들에게 편집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사색하고 맞춰보고 더 나아가서는 사료로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중국의 동북 공정,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서 우리나라에도 삼국지 같은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나 '고구려'였다. 역사를 잘 기록해 놓는 동시에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필한다고 했다. 한국의 역사는 잘 모르면서 삼국지 내의 큰 비중이 없는 인물까지 달달 외는 사람들이 있듯 역사의식에 호소에서 읽어달라고 하고 싶지 않고 정말 재밌어서 읽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대와 상관없이 자신의 자아를 찍어 누르며 세상의 모습을 집필하는 작가들의 모습은 안쓰럽고 때론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은 시대를 품고 있을 때 고전이 되듯 사회의 모습과 함께 재미를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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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 흔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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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원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셨나 싶어서 서평 요청을 하는 출판사의 물음에 즉답을 했다. 생각보다 좋은 기회였고 좋은 글을 만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제목이 조금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좋았다. 100세에도 글을 적는데 향년 88세의 나이에 글을 낸다는 것은 그 깊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책을 펼치고 만났던 글은 매우 서정적이었고 작가는 내가 알고 있던 남궁원 님이 아닌 듯했다.

  시와 산문으로 이뤄진 듯한 이 책은 모모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그렇게 좋은 말과 희망적인 문장으로 삶에 치유하고 용기를 북돋으려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에 대한 생각 상대에 대한 생각으로 글을 담았다. 그 글은 사랑일 수도 아픔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는 한 발짝 내딛을 것을 권하는 글로 담겨 있다.

 글은 따뜻하고 읽기 좋았지만 힐링 도서 특유의 감각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듯하다. 좋은 글귀들이 많았지만 같은 말을 여러 명에게서 듣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사람의 생각이 비슷하고 용기를 북돋는 말 또한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치유와 희망보다는 질곡진 삶 속의 투쟁하는 삶의 글이 좋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좋은 글귀 몇 개를 모아 본다. 시집을 읽듯 단 하나의 문장을 찾아낸다면 이런 종류의 책들은 그 가치를 다 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 때도 많이 있다. 이를 테면 이런 표현이 좋다.

시선을 다시 나에게 맞추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우린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 나의 행복을 확인하는 시간과 내가 더 채워야 하는 부분을 쉴 새 없이 궁리하는 듯하다. 사실 우리는 타인에 집중했을 때에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시선을 거두어 나에게 맞추면 오롯이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대 내게 와 마른 가지에 벚꽃 잎을활짝 피워 우수수 핑크빛으로 시야를 물들일 때그때를 봄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왜 꼭 벚꽃이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봄을 알리는 꽃으로는 매화가 더 적합할 텐데.. 너무 결기에 차 있지 않고 연한 분홍의 수줍음을 품은 벚꽃이어야 말로 매화보다 사랑에 가깝다고 느꼈을까. 매화는 사랑보다 지조의 느낌이 강하니까. 따스함을 간직한 봄. 사실 나를 부르는 아내의 애칭이라 더 공감이 갔다.

상처는 받은 것만 남지만사랑은 했던 것만 남는다.

    조금은 흔하지만 언제 들어도 좋을 말.

나는 도둑 같은 사람이 좋아.언제나 나를 욕심 내주는.

  이런 반전 있는 문장이 좋다.

   약간의 오해로부터 시작된 독서여서 실망감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특별하지 않은 에세이였지만 오랜만에 만난 달달함은 조금 머쓱하기도 하지만 말랑말랑 해지는 마음의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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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6 : 우리말·우리글 편 가리지날 시리즈 6
조홍석 지음 / 트로이목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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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지식 큐레이터라고 얘기하는 작가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오리지널을 '가리지날'로 정의하고 여러 가지 재밌는 얘기를 해준다. 이 책은 시리즈의 6번째 책으로 우리말 우리 글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고 있지만 우리의 것에서 시작해서 종횡무진 전 세계로 펼쳐져 간다. 현재와도 연결되어 있는 재밌는 사실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현재에 이슈에 올라 있는 말들의 기원을 찾아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 중국 심지어 서양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살다 보면 의미가 변해서 최초의 의미와 다르게 사용하기도 하고 전혀 다르게 이해하기도 한다. 말은 그렇게 시대를 거치며 변해 간다. 동시에 일제 침탈을 겪은 우리에게는 우리말과 글을 빼앗길 뻔한 적도 있었다.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지켜지고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선진 문물을 먼저 받아 정립한 일본의 말을 차용해서 쓸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기도 했다. 우리의 말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 한참 사용되는 '민중은 개돼지다'부터 시작한다. 개와 돼지는 원래 귀한 녀석들이었는데 지금은 무지함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구마는 감자랑 구분하기 위해서 생겨난 단어이고 도끼와 거북이의 거북이는 자라다. 고약해는 조선 초기의 학자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충신이었고, 이에 후대에 그와 같이 쓴소리를 하면 고약해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대로 이어졌다. 샌드위치는 샌드위치 백작을 모함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이고 실제 샌드위치 백작은 바쁜 업무 중에 샌드위치를 먹었다. 조선의 마지막 왕인 고종은 얼리어답터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철수와 영희에서 영희는 잘못된 말이다. 원래는 영이었다. 후대에 사용되면서 당연히 계집 '희'가 맞겠거니 하면서 영희가 되었다. 88 올림픽에서 호돌이는 '범돌이'라는 국민적 투표를 무시한 명명법이었고 주제곡인 '아침의 나라에서'는 트로트 느낌이 난다고 '손에 손잡고'로 바뀌었다. 지금은 모두 익숙하고 좋은 기억만 남은 것들이지만 절차는 훌륭하지 못했다. 

  서문에 말하는 저자는 전문가가 아니며 많은 독서와 사색으로 용감하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조금 들긴 했다. 가장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은 이승만과 6.25 전쟁을 얘기하는 부분이었다. 이승만이 김일성이보다 낫지 않냐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부분과 맥아더의 잘못된 전술로 중공군에게 격파당하고 장진호에서 처절하게 미군이 맞서 싸운 것을 이승만의 감격으로 표현하는 걸 보니 조금은 불쾌한 느낌도 들었다. 승자도 없는 싸움이었다. 

  6.25를 국제전으로 이끌고 간 것은 결과적으로는 중공군이었지만 원인은 3.8선을 넘고부터는 중공군의 개입이 있을 수 있으니 속도 조절하라고 했던 미 정부의 말도 거부하며 말도 안 되는 북진을 한 맥아더도 원인일 수 있다. 이승만은 휴전을 반대하며 거제도 수용소에 있는 강제 송환 포로를 풀어줘 버리기도 했는데, 평화의 사자처럼 적혀 있는 것이 불편하긴 했다. 시간이 없어 여순사건에서 제주 4.3 사건으로 이어지는 책을 아직은 펴 보지는 못했다. '각하'와 '영부인' 그리고 '빨치산'을 설명하려고 했던 취지를 이해했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계속 읽어 나갔다.

  이런 불편한 사실을 제외하면 굉장히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문체도 가볍고 경쾌해서 잘 읽히는 편이다. 즐겁게 읽어보고 또 자신의 생각과 빗대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사색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흥미로우면 인터넷에 찾아서 더 깊숙이 알아보자. 

  이 책을 만나기 직전에 한국전쟁 책을 읽어서 일지도 모르고, 오늘 관심 있게 담은 책들이 여순 사건에 관련된 책들이라 감정적으로 격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모두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은 이 책 자체가 알려주는 교훈이면서도 이 책에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너무 흥미로웠던 책 조금은 삐딱하게 읽은 듯 하지만 이런 즐거움도 책을 읽는 즐거움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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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이후의 세계
김정희원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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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은 어느 세대에서나 화두였지만 최근처럼 '공정'이 자주 언급되지는 않았다. 새로운 세대의 키워드가 '공정'에 맞춰져 있다고 하며 여기저기에서 공정을 언급하며 시대의 지도자처럼 행동하고 있다. 공정이라는 것에 대한 많은 토론과 책들도 나오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공정이 무엇인지 여전히 확실히 이해할 수 없다. 나에게 보이는 공정은 나의 문제에서만 공정인 듯했다. 선택적 분노였던 것 같았다.

  시대가 외치는 공정. 그 공정의 프레임 속에서 주도하려고 하는 많은 생각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공정'이라는 키워드일까? 굉장히 넓은 의미를 가지는 공정을 굉장히 좁은 의미로 공정으로 사용하는 지금의 시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자고 하는 이 책은 창비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공정이라는 거대 담론은 시대의 어쩔 수 없음을 이유로 아주 편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능력주의와 결합되어 능력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공정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불안정성이 높아진 사회에서 경쟁은 더욱더 심해지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무언가에 대해서는 분노하게 되었다. 언론과 정치인들은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프레임을 만들고 분노를 조장하고 있다. 

  갑자기 급부상한 '공정'이라는 화두는 그동안 사회 안전망에 투자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었다. 원래 누려왔던 권리를 박탈당하는 피해 입은 특권들의 분노도 표출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너의 상황은 너의 책임이지', '나도 노력했어. 너도 노력하면 가능해', '나는 죽도록 고생했는데, 너도 고생해야지'와 같은 공정 경쟁, 각자도생, 능력주의로 이어졌다. 이런 논리들은 모든 문제를 개인에게 돌리고 사회 안전망의 필요성을 부단히 부인하고 있다. 

  그 많은 공정에 대한 언급이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 공정은 늘 제자리를 머물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공정 담론이 확대 재생산되는 메커니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자신들과 동일한 선 상에 놓여 있지 않은 사람들은 전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격 박탈이다. 특별한 위치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입사시키는 것은 모두가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불공정'이며 공정은 그네들만 외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두 번째는 자연화된 인식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평가다. 지난 팬데믹 상황에서 공공의료 확대를 얘기할 때 대한의사협회의 카드 뉴스는 이를 잘 보여 준다. '학창 시절 공부에 매진한 전교 1등 의사와 의사가 하고 싶은 성적이 낮은 의사 누구에게 진료를 받고 싶습니까?'라는 식의 발표는 그들의 사상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것만으로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었다.

  그 외에도 이해관계의 문제를 공정의 문제로 뒤집어 씌우기도 하고 공정과 불공정의 표현이 등장하면 실질적인 논의가 외면당해 버린다. 그리고 개별 사안들을 추상적이거나 거대한 담론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정당화해버리기도 한다. 기득권들은 이미 가진 권력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여론을 조작한다. 언제나 자신의 이해관계가 정당하다고 역설한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에 대한 담론은 특정 세력을 위해 무기화되어 있다.

  지금의 시대는 불공정한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법의 잣대도 사람에게 공정하게 들이우지 못한다. 심지어 그 법을 만든 사람들 또한 공정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지금의 시대의 어찌할 바를 몰라 법과 능력주의라면 공정할 것이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 그것을 공정이라고 착각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공정의 기준은 생각보다 모호하고 또한 공정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사람은 다른 능력,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능력주의로 얘기되는 공정은 차별을 없앨 수 없다.

  능력주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작용을 놓게 된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 능력이 좋은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된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스티븐 잡스는 직원들을 혹독하게 대했다. 사원들 앞에서 모욕을 주는 충격 요법을 사용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우버의 임원직들 또한 그랬다. 상관의 폭행과 성추행은 공공연히 묻혔고 그들의 비이상적인 갑질은 능력 있으니까 그럴 수 있지 라는 말도 안 되는 수긍을 만들어 냈다. 

  그들의 능력은 온전한 그들의 능력 일까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미국의 억만장자는 미국의 경제 발전의 시대를 함께 했으며 그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집안의 사람이었다. 빌 게이츠가 위대한 경영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부모의 재력 집 근처에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있었다는 점. 그가 활동할 수 있는 교수와 그 랩과 인연이 닿아 있다는 무수한 환경도 도움이 되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영재 학교나 특목고들의 입학생의 절반은 대치동 모 학원 출신들이다. 초등학교부터 외국에 다니며 영어를 배우고 족집게 과외와 기출문제를 잡아주는 스타 강사에게 배우는 이들과 지방에서 교과서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사이에 능력주의의 잣대를 대는 것은 공정할까. 영어를 즐기고 유창하게 하지만 TOEIC이 낮은 친구와 족집게 선생의 문제 푸는 방법을 듣고 높은 점수를 받는 친구 중에 누가 더 능력주의에 부합하는가?

  사회에서 공정을 얘기하려면 결국 사회적 구조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님께 학비를 받아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와 알바를 해서 학비를 모아가며 공부하는 아이 사이에도 불공정은 발생한다. 모두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기를 원하지만 아무도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없다. 

  최근에는 편견을 버리고 제대로 된 인재를 뽑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맨 처음 실시한 곳은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라고 한다. 원래 여성이 1명도 없었지만 블라인드를 실시한 이후 여성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백인 여성이었다. 흑인과 유색 인종 그리고 제3세계 인물들은 도대체 증가하지 않았다. 우리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블라인드 채용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불공정함이 있는 것이다. 이제는 공정에 앞서 같은 시작점에 설 수 있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공정 그 자체는 중요한 단어다. 공평하고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가려는 열망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정한가 아닌가'의 문제에 매여 있다. 기득권들이 공정이라는 것을 자신의 이해관계에 연결하여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잠시 멈추고 생각해 봐야 한다. 공정한지 그렇지  않은지만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로 생각을 돌려야 한다.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고 윤리적인 리더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편협하게 찌그러져 있는 공정을 조금은 더 넓은 범위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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