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 스티븐 핑커의 역사 이론 및 폭력 이론에 대한 18가지 반박
필립 드와이어.마크 S. 미칼레 엮음, 김영서 옮김 / 책과함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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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균쇠>, <사피엔스>로 대표되는 인류의 빅스토리는 얇지 않은 책이지만 한 권에 인류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었고 또 많이 읽혔다. 하지만 이런 긴 역사를 서술하는 책에 대해 반론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학문이 걸쳐 있는 이런 책들을 반론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어쩌면 시간 낭비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많은 반론이 있었지만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다.


  핑커 교수의 선한 천사의 역사학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이 책은 책과함께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비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선하다'라는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인간은 대체로 원하는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 성악설보다는 성선설이 믿고 싶은 이야기며 그런 맥락에서 우리 속의 천사를 옹호하고 싶어 진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일고 난 뒤에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안도감이랄까. 그것을 반박했을 때 마주해야 하는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학회에서의 갑론을박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대중서로 대응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극적인 제목과 전투적인 서문에 비해 학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젠틀했으며 그들만의 논리를 정확하게 펴고 있었다. 그들의 주된 스텐스는 핑커 교수의 서사가 아무리 훌륭한 것일지라도 정확한 데이터의 사용과 해석이 필요하며 누락된 데이터들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역사학자들의 분노는 핑커 교수가 자신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서 짓밟고 무시한 나머지 역사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역사 연구 또한 과학 연구와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불확실성의 원리'는 많은 학자들이 우유부단하다는 오해를 가져오게 만들지만 증명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자세는 중요하다. 역사학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사료를 살펴보고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기존의 역사와 다르게 최근 역사의 트렌드는 약자의 역사를 연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사료는 대부분 승자의 기록이며 이들은 패한 자의 역사를 왜곡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어느 하나 단정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핑커 교수의 도전을 폄하하지는 않는다. 폭력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는 꽤 오랜 과제였고 이런 노력은 분명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핑커 교수는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을까?


  첫째로 폭력의 정의다. 폭력은 시대에 따라 그 정의가 변화해 왔다. 핑커 교수가 정의하는 폭력은 오늘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면 그것 또한 의지에 의한 폭력. 즉 살인에 대한 데이터와 잔인성에 대해 얘기한다. 하지만 여기서 두 가지 반론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살인이 고대의 살인과 같은 의미가 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축복일 수도 있다. 중세 가톨릭의 순교를 생각해 봐도 그것은 폭력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아주 적은 몇 가지 사실로 폭력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의지가 없다면 폭력이 아닌가 하는 문제가 있다. 


  두 번째는 폭력의 가변성이다. 폭력은 그 형태와 모양을 바꿀 수 있다. 돌도끼가 검이 되고 총과 미사일이 된다. 모두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폭력들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뤄지는 폭력의 형태는 조금 다르다. 자본주의는 양극화를 가져왔고 자연 파괴라는 심각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지금의 세대의 폭력을 다음 세대가 맞게 되며 선진국이 휘두른 폭력이 글로벌 사우스로 향한다. 이를 '느린 폭력'이라고 하며 '마멸적 치명성'이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들은 선진국들이지만 그 피해는 여전히 발전하지 못한 나라에서 받게 된다. 우리가 일으킨 기후위기는 다다음 세대들은 힘겹게 견뎌야 한다. 너무 먼 이야기라 우리의 폭력은 눈에 띄게 사라져 보이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또 다른 폭력의 형태는 자신으로 향하는 폭력이다. 외부로 분출되지 못했던 폭력은 자신을 향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핑커 교수는 자살에 대한 언급하지 않는다. 자살은 시대가 흐를수록 많아지고 있다. 그것을 본성과 연결시키긴 쉽지 않지만 핑커 교수가 말한 자본주의의 취약한 부분을 파고든다. 자본주의는 인간에게 고립과 우울증 그리고 공황장애를 선물했으며 높은 자살률로 보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를 선두로 세계 각국은 민주주의를 위협할 만한 지도자들이 선출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폭력적으로 바뀌고 있다. 


  세 번째는 계몽주의다. 계몽주의는 아주 넓은 범위를 아우르고 있지만 핑커는 자신이 계몽주의를 이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그 외의 계몽주의에 철저하게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성'의 가치를 주장하면서도 '감정'에 기댄다. 소설과 에세이가 가져다준 심리적 공감능력이 그것이다. 그리고 '문명화 이론'이다.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은 역사학자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책으로 깜짝 놀라만 한 사람은 아니다. 예절고 매너는 폭력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지만 나치즘과 같은 파시즘에 대해서는 그냥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 파시즘을 일으킨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 엘리트 층이었다는 사실과 오랜 시간 쌓여온 문명화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깨어지는 것이라면 애초부터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누락하고 있다.


  중세 유럽은 핑커 교수가 말한 것만큼 잔인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경우는 문명화가 느렸음에도 유럽과 같은 잔인한 고문과 형벌이 존재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차르의 말이 즉시 시행되기 바랐기 때문에 '즉시 처형'했기도 했고 넓은 땅을 이용한 유배와 노역을 이용하여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도 했다. 폭력이라는 것은 국가 권력의 목적에 맞게 쓰이는 것이다. 모든 폭력은 여러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그 목적은 하나일 수 있다.


  핑커 교수의 역사 인식은 휘그식 역사주의다. 인류는 진보하며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목적론적 역사 해석을 한다. 이는 경제적으로 보면 케인스주의랑 닮아 있다. 인류는 진보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역사학자는 이런 방법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계몽주의는 근본적으로 문명인과 미개인으로 나누게 된다. 문명의 꽃을 먼저 피웠던 서양에게 명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제국의 침략의 명분이며,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부리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그 기록 속에는 누락된 기록이 너무 많다. 이 점은 핑커 교수도 언급하고 있다. 단지, 역사학자는 사료를 찾아 하나씩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핑커 교수는 샘플링과 비율로 퉁친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역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한 사회의 사료가 다른 사회로 넘어갈 때에도 그 해석은 새롭게 해야 한다. 핑커 교수는 그 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해석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읽을 때 드는 불편한 부분을 그대로 파고들었다. 핑커 교수의 허점에서 내가 불편함을 느꼈던 걸까? 내가 느끼는 폭력성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해서 그랬던 걸까? 우리는 점점 더 선해지고 있다는 서사 아래 짓밟힌 작은 (혹은 작지 않은) 역사의 아픔에 대해 이 책은 분노하는 것 같았다. 그 점은 핑커 교수도 얘기한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지만 피해는 약자의 것이다. 


  기획자는 '자극적'인 프레임을 설정했지만 책은 오히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제대로 읽기 위한 부록 같은 느낌이었다. 책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주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여 혹함에 끌려가는 생각에 전환점을 만들어 준다. 이 책을 읽으면 보다 풍성한 생각이 들게 될지 모른다. 인간이 착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폭력은 그 형태를 바꿔가며 우리와 대적하고 있다. 핑커가 말한 "새로운 평화"는 어쩌면 "새로운 전쟁"으로 불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세상은 오늘도 자연에 대한 폭력, 약자에 대한 폭력, 사회를 부수려는 폭력등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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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하는 파이썬 데이터 분석 - 도시 생활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방법
김규석.김현정 지음 / 한빛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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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파이썬의 기세는 무섭다. 간단한 코딩과 엄청나게 많은 라이브러리로 인해서 정말 빠른 개발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RPA에서 파이썬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료를 받아와 분석하고 데이터를 만들고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자료를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련의 과정은 C++과 비교해 보면 정말 경이롭다.


  파이썬을 배워보려고 주피터 노트북도 깔아보고 Visual Code로도 해봤지만 역시 가장 귀찮은 것은 라이브러리 설치다. 명령어만 치면 설치되긴 하지만 가끔은 설정이 꼬이기도 하고 반응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한 구글의 Colab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라이브러리를 지원해서 좋았다. 처음 시작할 때 시간이 약간 걸리는 것을 제외하면 파이썬을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코랩의 좋은 점은 웹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PC에서 하다가 태블릿으로 하다가 심지어 폰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파이썬을 이용하여 데이터 분석을 하는 예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지방청이나 국가에서 제공하는 자료 등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지도로 표시해 보는 것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 크롤링, 그리고 직접 하려면 난감한 상관분석, 회귀분석, 시계열 분석에 대해서도 다룬다.


  직접 코드를 짜보기 때문에 일단 재미가 있다. 그리고 지도와 그래프를 이용하여 결과를 바로바로 볼 수 있으니 그 또한 즐겁다. C++로 이걸 해내려면 상상도 하기 싫다. 물론 라이브러리를 이용하면 조금 더 편하긴 하겠지만.. 힘든 일을 이렇게 간편하게 해내니 조금만 해도 벌써부터 고수가 된 느낌도 든다. 예제가 있다는 건 활용은 쉽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


  앞부분에 간단한 설명이 있지만 이 책은 기본적인 언어적 지식은 있어야 할 것 같다. 파이썬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코딩을 해봤다면 분명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파이썬의 간단한 코드를 짜봤다면 더 쉽게 접근할 수 도 있다. 사실 DB와 연동해서 보여주는 것도 궁금했는데 그 부분은 찾질 못했다. 대신에 크롤링은 재미나게 했다.


  저자가 준비해 둔 자료를 가지고 작업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 자료를 찾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국가 기관에서 이런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었고 그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했다.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여러 사람에게 간단하게 접근하기 좋은 책이었다. 매뉴얼과 조금만 비교해서 코딩하면 훨씬 다양한 앱도 가능할 듯했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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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 서사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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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아가면서 포기할 수 없는 개인적인 안락함이 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에 우리는 도덕성을 부여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인류에게 좋다는 것이다. 그 인류라는 것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생태계는 우리가 알 수 없을 만큼 얽혀 있고 인간들 마저도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의 편안함은 누군가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피하고 싶은 진실일지도 모른다. 에너지는 변하지 않고 에너지가 한쪽으로 쏠리면 분명 에너지가 부족한 곳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를 초래한 프레온 가스. 그 속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과 철학적 사유를 담아내는 이 책은 서사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지구 온난화, 기후 위기를 떠들대는 지구에서 CO₂는 주범이 되어 버렸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연신 떨어대고 있지만 지금의 안락함을 놓치고 싶지 않다. 기후 환경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소리 높이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하나의 메시지일 뿐은 아닐까. 소비가 줄어드는 것을 막고자 친환경이라며 떠들며 소비를 조장한다. 그린워싱을 하며 안도한다. 조금 불편한 것이 오히려 더 나은대도 말이다.


  20세기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프레온 가스'는 대체 냉매가 나오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오존은 조금씩 회복되었고 대체 냉매는 17년이 소요되긴 했지만 분해가 되기도 했다. 전혀 분해되지 않는 프레온 가스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이 대체 냉매인 HCFC도 CO₂의 1300배에 달하는 온실 효과를 가져온다. 여전히 분해되지 않은 채 공기 중에 떠도는 CFC(프레온 가스)는 어떨까. 지금 온실 효과의 최대 주범 역시 냉매라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세계는 탄소 배출권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탄소를 줄이거나 파괴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불법의 탄소를 더 많이 만드는 부작용을 가지고 왔다. 많은 사람들이 이 냉매를 파괴하며 수익을 만들었고 냉매를 만드는 돈보다 파괴하여 얻은 이익이 더 컸기에 암암리에 더 만들어 왔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은 탄소 생산을 조장했다. 그렇다고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단속과 형벌과 조화를 이루면 분명 더 나아지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처음 냉매를 마주하는 자세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금은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 싶었지만 예전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인간 생활의 조건'도 아니었고 그렇게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것은 부유한 사람들이 바람 잘 통하고 서늘한 그늘에서 생활했기 때문만은 아닐 거다. 땀을 흘린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몸은 더울수록 열충격단백질을 생성하기에 점점 더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에어컨 아래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더위를 점점 더 못 견디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쓰는 것에 심적 괴로움을 가지자는 말은 아니다. 더 많은 이유로 (예를 들면 산업의 공조 시스템) 개인이 쓰는 냉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냉매의 관리는 개인이 줄인다고 큰 개선이 생기지 않는다. 탄소를 줄이기 위해 분리수거를 하고 채식을 하고 하는 것처럼 그냥 마음의 문제다. 


  지구의 온난화가 가속시키는 것은 결국 발전이 빠른 나라들이다. 그들이 발전 과정에 뿌려놓은 수많은 물질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발전에 기여했다는 부분을 차치하고 보면 선진국 사람들의 안락함만큼 후진국 사람들은 피해받아 왔다. 폭우가 쏟아지고 화재가 발생하며 생긴 파괴의 공간에 누가 있는지만 보면 알 수 있다. 에어컨을 틀면 누군가는 홍수에 집이 떠내려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이 냉매의 생산, 사용 금지 및 대체제 전환을 이룬 몬트리올 의정서는 박수받아 충분하다. 하지만 이 프레온 가스의 주요 생산국은 모두 백인이 살고 있는 나라였고 오존층의 파괴는 백인이 흑인보다 200배나 높은 피부암 발병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짚어야 하지 않을까. 자외선이 하얀 피부를 겨냥하지 않았다면 합의가 가능했을까? 과한 해석이라면 사회적 약자들을 덮친 수많은 재해와 어려움에 대한 지원과 복구가 왜 이렇게 늦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입법은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국회의원 퇴직금 같은 입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만 봐도 합리적 의심이 든다.


  이 책은 냉매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으며 인류가 어떻게 냉매에 길들여져 왔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냉매의 개발은 음식의 신선도를 높여 주어 인류 건강에 이바지했다는 사실도 분명하며 공장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생산성 향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무더운 여름에 더위와 시름하지 않고 공부하고 일할 수 있게도 해주었다. 책은 냉매를 쓰지 말자와 같은 극단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부작용 없는 발전은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인간에게 해롭지 않다고 해서 바로 사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온실 가스와 같이 아주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것들은 더욱 알기 어렵다. 자연에 없던 것이 어떤 영향을 줄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문제점이 보고 되기 시작하면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누리는 작은 안락함이 가져오는 피해를 인지하며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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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 인공지능(AI)에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까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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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모든 첨단 기술에 대한 이야기>라고 될만한 범위의 기술을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에 담아 두었다. 이동수단, 우주와 로봇, 컴퓨팅, 생명공학 그리고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다. 이미 첨단을 달리고 있는 기술들도 있고 앞으로 다가올 기술도 있다. 책은 각각의 기술에 대한 굉장히 담백하게 설명한다. 기본적인 설명과 함께 전망까지 깔끔하다.


  우리 앞에 놓인 과학 기술을 종합해 보는 시간이었던 이 책은 북루덴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무려 35가지를 담았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얘기를 담아낼 건가?라는 걱정도 잠시 너무 깊지도 그렇다고 겉핥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담백하다는 단어가 잘 어울릴 정도로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종류의 책이 워낙 많이 나오기도 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많은 칼럼과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만큼 세상은 첨단에 대해 관심이 많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한번 훑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모빌리티는 결국 드론기술을 기반으로 한 항공 모빌리티와 하이프루프나 음속 비행기처럼 초고속 모빌리티로 모아지지 않을까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항공 모빌리티야 말로 자율주행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지상에서의 운전의 비효율성을 유지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자동차가 줄어들면 도로에 자기 부상 열차들이 돌아다녀도 좋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우주는 미래로 가는 열쇠일지도 모른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했는데 인간은 지구라는 바구니에 담겨 있다. 우주로의 진출은 인류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상상 속에서나 이뤄지던 행성 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우주에 관한 대부분의 기술은 빅 사이언스다. 사이즈가 하나같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는 지구상에서 어려운 문제들도 쉽게 만들어낼 수도 있다. 초전도체가 그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늘진 우주의 상온은 절대 온도에 가까울 지경이니까.


  몇 해전 삼성전자에서 3진법 반도체를 발표해서 화제였다. 반도체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발전해 왔지만 이제는 그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3 나노 공정에 돌입하고 있지만 아직이다는 느낌이 강하다. 반도체, 양자 컴퓨팅은 미래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해결됨에 따라 블록체인,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의 자물쇠는 한꺼번에 풀려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은 생명 연장의 바람과 함께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출현은 강화 인간의 꿈을 꾸게 만들었다. GMO는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거대 기업의 횡포 포함) 식량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백신과 미래 의료는 인간이 생명이라는 문제를 풀어내기 전까지는 꾸준한 관심 영역이 될 것이다.


  기후 위기는 이제 눈앞에 펼쳐져 있다. 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여러 가지 제재가 등장하고 있다. RE100이 한참 이슈가 되었다. 지금의 정부는 기후 위기에 그다지 지식도 관심도 없는 듯하다. 태양력과 풍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배터리도 중국이 장악했다. 철 지난 원자력에 목메는 이유를 모르겠다. SMR 또한 핵잠수함, 항공모함 조금 더 생각하면 우주선 정도에 사용될 수 있어 개발할 순 있지만 발전용으로는 무리수가 있지 않나 싶다. 


  우리 앞에는 수많은 기술들이 펼쳐져 있고 그만큼 수많은 기회 앞에 서 있기도 하다. 많은 나라들은 전환의 시대에 한 자리 차지하기 바쁘다. 점점 더 승자독식의 시대가 되었다. 빠르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그리기엔 참 아쉬움이 많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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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쫌 아는 10대 - 프로이트 vs 니체 : 내 안의 불안은 어디에서 왔을까? 철학 쫌 아는 십대 2
이재환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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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를 다뤄서 좋은 10대 시리즈는 아이가 잘 읽는다. 과학에 취미가 없어 <빛을 쫌 아는 10대>에서는 읽었지만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했던 딸애였지만 이 책은 어떨지 궁금하다. 프로이트와 니체. 이드, 자아, 초자아 그리고 리비도처럼 어려운 단어가 훅 들어온다. 운명을 사랑하고 했던 니체. '아모르파티'는 파티가 아니다. 바로 운명을 사랑한다는 라틴어다. 우리 집 10대는 얼마나 이해할까 사뭇 궁금하다.


  프로이트와 니체를 통한 인간의 불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두 위인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이 책은 풀빛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10대가 붙은 책이기에 어린이가 읽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철학 시리즈는 좀 수준이 높달까. 등장하는 영민, 재영, 다빈 도 중2로 설정이 되어 있다. 불안이 많아 흔들리기 쉬운 중2병들이라서 그럴까. 설정은 좋은 것 같다. 사실 성인도 프로이트와 니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불안을 '무의식'으로 설명하며 이를 '초자아'의 억압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날뛰고 싶은 이드가 계속 억압받으니 초조해진달까. 업무를 마치고 약속 장소로 가야 하는데 업무가 계속 늦어지면 점점 더 초조해지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상적인 자아인 '초자아'가 현실의 자아가 못마땅한 것일지도 모른다. 니체는 이를 종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인간은 원래 죄가 없는다. 계속 신을 들먹이며 과오가 있으니 속죄하며 살아야 한다고 얘기하니 정말 그런 걸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당당히 '신은 죽었다'라고 얘기했다. 나답게 살자는 그의 강경한 표현이었다.


  니체는 인간 정신을 세 단계로 나눴는데, 낙타, 사자, 어린이다. 낙타는 자신이 왜 짊을 지고 사는지도 모르는 존재. 단지, 남들보다 얼마나 더 무거운 짐을 더 잘 나를 수 있는지 더 견딜 수 있는지를 자랑스러워하는 존재라고 했다. 사자는 낙타의 짐을 벗어던지고 나는 왜 짐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으르렁대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용기를 내었지만 가치 파악이 되지 않은 존재다. 


  인간 정신의 최고 단계는 어린이다. 어린이는 주위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즐겁게 논다. 또한 미련 없이 그만둘 수도 있다. 어린아이는 삶을 '긍정한다'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을 놀이로 만들 줄 알고 비교하지도 않고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운명을 사랑하는 듯한 이 생명체는 니체의 운명애를 실천하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긍정한다'는 말을 '낙관한다'는 말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긍정'이다. 상황을 인정하고 나를 그대로 받아들인 뒤 어떻게 할지를 생각한다. 부정은 '그럴 리 없어'와 같은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둘의 차이는 결국 낙관과 비관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단어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그렇다는 것이다.


  불안은 생명 유지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야생에서처럼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불안은 현대 사회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인간의 이 메커니즘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질환이 되어가고 있다. 경쟁의 사회에서 나를 긍정하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내가 행복하다면 그 삶에서 나는 이미 정답을 찾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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