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B 교과서 - 어려운 시기일수록 다시 기본기!
노기태 지음 / 트로이목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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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와 이론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갭이 존재한다. 학문은 그야말로 하나의 줄기와 같고 그곳에 꽃과 잎을 피워야 하는 건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실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옆에 있는 선배에게 물어보는 게 훨씬 빠르다. 그래도 우리는 늘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한다. 그러다 이렇게 재미난 책을 만나면 똑 푹 빠져 보게 된다.


  아주 적절한 픽토그램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실제 광고를 통해서 기업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알아가는 이 책은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기법이라고 불리는 방법론도 쏟아진다. 특별한 제품, 특별한 접근이라며 배우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이 얘기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하는 사람이 잘하고 그들은 주도권을 쉬이 내어주지 않는다. 정말 그들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 걸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새로운 시대 자신이 키워야 할 것과 메워야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겹도록 들었던 기본이라는 단어다.


  회사에 두 명의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새로운 기술이 출시되면 바로바로 배우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능력 있다고 말한다. 또 한 명은 하나의 기술을 진득하니 하고 있다. 그에게는 어떤 일이 주어져도 자신의 기술로 끝내 해내고 만다. 회사는 누구에게 일을 맡길까. 신뢰의 문제는 여기서 꽤나 중요하다. 마케팅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법론은 무수히 많겠지만 사람에게 집중하고 우리 제품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은 이윤과 브랜드에 대해 고민한다. 이윤은 기업이 피하기 어려운 중요한 항목이다. 그렇기에 기업은 이윤이라는 실리를 취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깨는 모습을 종종 보여 준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그런 면에서 어려운 일이다. 제품과 가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것은 기업의 생리일뿐이다. 


  자신의 제품을 소비할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청춘을 타깃으로 하는 'HOT6', 체중 관리를 하는 이들을 위한 '신라면 건면', 젊은 남자의 화장품 '우르오스', 키 클 아이를 위한 '아이클타임'이 그렇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구매자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구매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필요로 하는지는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빠른 마차 대신에 자동차를 만든 건 아주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마케팅이 고객에게 주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신뢰'다. 이것은 과학적일 필요는 없다. 인간은 늘 자기 합리화를 하는 동물이다. 좋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브랜드 충성은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합격자 수가 최대라는 에듀윌, 유산균이 톡톡 터진다는 LG 디오스 김치 냉장고 등이 그렇다. 맥도널드가 햄버거니까라는 이유에 60주년이라는 이유는 납득할 수 없지만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인간의 인지 부조화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제학적 전술이 된다.


  결국 브랜드는 마케팅을 통해 주 고객층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어필하게 된다. 브랜드는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할 수도 있고 남들과 다른 조금은 독특한 시각으로 제품을 어필하기도 한다. 혹은 자신들만이 가진 독특함으로 메시지를 발신한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귀까지 닿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기업들이 내 걸고 있는 자신들만의 메시지 그리고 시장에서의 포지션에 대해 알아보면 그 원리를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더욱 강화할 것인지 재정의가 필요한지도 고민해야 한다. 독과점은 기업에게는 좋겠지만 소비자에게는 불편한 지형이 형성된다. 이런 경우에도 기업은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충분히 소비한 물건에 대해 소비자는 반감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다크호스가 나타날지도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뒤집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수많은 핸드폰 기업들을 제치고 단숨에 시장을 평정한 애플처럼.


  트렌드는 시장을 이끌어가는 거대한 힘이며 이를 파악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탁월한 전술을 우리는 인사이트라고 한다. 흐르는 물결을 타고 영업을 해도 되지만 가끔은 역모를 꿈꾼다. 이기면 혁명이고 지면 반역일 뿐이다. 세상의 물결을 나의 방향으로 이끌려면 혁명을 꿈꿔야 한다.


  수많은 방법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결국 그것은 방법이나 방식의 문제다. 마케팅의 전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주 작은 문서로부터 시작하여 정확하게 만들어 가는 작업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리고 홀로 할 수 없는 일은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인사이트라는 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지만 난상토론 속에 태어나기도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 바로 옆 사람을 고객으로 대해주는 자세는 마케팅의 시작일 거다.


  짧고 명료한 문장과 우리가 봐왔던 광고들을 보여주며 설명하다 보니 재밌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직관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QR코드로 광고 영상으로 바로 연결해서 볼 수도 있다. 기업에서의 마케팅의 어려움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설명으로 가득한 책들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실무 중심의 도서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무심코 봤던 광고 속에서 메시지를 읽어내는 재미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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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리더십 - 사람의 마음을 읽는 지혜와 기술
김문성 지음 / 린(LINN)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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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제목만큼 내용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다고 할까. 꽤 많은 양의 케이스를 설명하고 있는데 약간 부류에 속한 책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재미로 읽을만한 내용과 함께 전문 교육시간에 들었던 내용들이 마구 섞여 있다. 커버에 있는 사진처럼 익살스러움과 전문성이 혼재하고 있다. 재미로 읽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대한 글들을 모아둔 이 책은 린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행동을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은 대체로 그런 것이지 공식처럼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말은 정중하게 사용하고 상대를 관심 있게 지켜보면 인간관계는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 책은 하나에 경우에 대해 한 페이지가량 얘기하고 있는데, 짧게 즐기기엔 좋지만 늘 따르는 말은 아닌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참고할만한 내용이지만 정답은 될 수 없다. 게다가 너무 진지하고 확고한 문체는 약간 익살스럽다고 해야 할까. 그런 기분이 들었다.


  물론 책 속에는 공감하는 내용도 충분히 많이 있다. 그리고 여러 책과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버릇이나 행동에 대한 얘기들도 담겨 있다. 하지만 약간 아님 말고 느낌의 문장은 이 책을 재미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MBTI나 점성술 혹은 타로 카드 해석을 읽는 기분이랄까. 호기심 있게 읽게 된다는 점은 책의 장점이지만 진지해지지 못한다는 건 책의 약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존댓말을 유지하는 이유'는 공감 가는 얘기랄까. 책 속에서 자신이 공감하는 글을 찾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못 들은 척하는 연기를 하는 사람' 이라든지 상사들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행동들을 읽는 것도 재미났다. 행동 습관에 대해서는 가볍게 읽었는데 행동이 뇌를 지배한다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팔짱이나 뒷짐을 지는 행동 같은 것들이 그렇다. 그리고 간단한 마케팅 기술이나 기획서를 통과시키는 약간의 묘수등은 회사 업무에 작은 도움이 될 것 같긴 했다. 가볍게 재미나게 읽는 가운데에도 '미스 디렉션'이나 '제니가르니크 효과' 같은 전문적인 단어도 훅하고 튀어나왔다. 전자는 청자를 착각하게 만드는 기술이고 후자는 미완성이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가장 빵 터진 곳은 마지막 챕터다. 이성의 마음을 얻는 법은 마치 옛날 연애 비법 같은 챕터였다. 예전 생각이 나면서 즐겁게 읽었다. 일본 드라마 <전차남>이 생각난다고 할까나. 책으로 배운 연애의 모습이 상상이 가서 너무 즐거웠다.


  제목처럼 진지한 문체였고, 커버 디자인처럼 익살스러운 내용이었다. 책인데 잡지를 읽고 있는 듯 재미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속에 알맹이를 골라내어 보자. 정말 많은 내용을 서술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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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의 기술 - 본질에 집중하는 힘
라이디 클로츠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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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그것은 개인에게도 기업에게도 중요한 덕목이다. 가지가 무성한 나무는 멋스럽긴 하지만 높게 자라는데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과실수는 적당한 가지치기로 풍성한 과일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뇌 또한 마찬가지도 자주 상용하지 않는 뇌신경은 자연스레 느슨해진다. 무언가를 뺀다는 것은 굉장히 효율적인 일이다.


  빼기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본질에 집중하는 힘에 대한 생각은 청림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빼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사진이다. 사진은 '뺄셈의 미학'이라고 한다. 프레임 속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면 사진은 번잡해지고 볼품없게 된다. 집중해야 하는 피사체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배경을 제거해 가는 과정은 사진 찍기의 중요한 과정이다.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에 가까워지는 일이다. 글 또한 다르지 않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창작은 인간의 영역이고, 편집은 신의 영역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걷어내는 기술은 어렵다.


  빼기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다. 읽으면서 '곤도 마리에'가 등장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였다. 그녀는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하지 않는 것을 없애는 것이다"라며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에서 자신의 고집스러움을 표현했다. 


  사실 빼기의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도 미덕이다. "Simple is Best"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중요하다. 창의적 발명법인 트리즈에서도 분할, 추출, 통합, 다용도, 포개기 등으로 필요 없는 것을 제거하거나 하나로 여러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기도 한다. 뺄셈은 효율이다. 저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빼기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즐거움 같은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Less is more"은 적은 것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의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생텍쥐페리는 "완전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 적은 것에 더 강렬하게 집중하라는 말인 듯싶다. 다양함은 종종 우리의 주의력을 뺏곤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더함'을 본능으로 가지고 산다. 오랜 시절 더함은 '유능함'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얻는 기쁨보다 상실의 아픔이 더 크게 느낀다. 줬다 뺏는 것만큼 나쁜 정책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의도적으로 빼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때론 더하고 빼기를 해야 하기도 한다. 더하기 혹은 빼기의 선택이 아니다. 빼기는 우리를 더 풍족하게 해주는 수단이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무엇을 더 하려 한다. 이것은 종종 부작용을 가져온다. 회사에서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품질부서를 더하는 일은 인건비와 생산량에 손실을 가져다준다. 불량이 나지 않는 쪽에 투자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도요타의 생산 프로세스 TPS 또한 하나씩 빼 나가며 이익을 만드는 방법이다. 회사의 얘기가 조금 어렵다면 최근 이슈가 되는 기후 위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친환경 제품을 쓰려고 하고 재활용을 하려고 힘쓴다. 하지만 정작 가장 효율적인 것은 적게 쓰는 것이다.


  사실 책의 내용은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내용이다. 여러 지점에서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잘하질 못한다. 책만 보면 달려드는 이 버릇 또한 '빼기'를 못하는 나의 본능이다. 서평을 빼고 글을 적어야 하는데 오늘도 서평으로 책장 넘치는 나를 보며 '빼기'를 해볼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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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사의 코로나
임야비 지음 / 고유명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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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우리를 덮친 유행병. 어. 어. 하는 사이에 갑자기 일상은 멈춰 버렸다. 중국 현지에 나가 있던 직원들의 상황과 복귀를 조율하고 그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중국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인원을 뽑는 것은 고욕이었다. 2년이 넘은 지금까지 큰 무리 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한 달에 한번 꼬박꼬박 돌아왔던 출장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일 년 가까이가 되었다. 타국에서 힘겹게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괜히 미안해지긴 했지만 무서운 생각은 어쩔 수 없었다.


  코로나의 공포가 세상을 뒤덮을 때 가장 위험한 코호스트 병원으로 그것도 정신병동에서 봉사해 온 한 명의 의사의 이야기는 고유명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100일 간격으로 부모를 모두 보낸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육체의 고통으로 정신의 고통을 잊고자 폭탄 같았던 격리 병원으로 향했다. 지병을 가지신 부모님들에게 다가온 질병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웠고 결국 운명하시고 만다. 어머니의 생명을 연장하고자 했던 수많은 선택들은 행여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닌지 죄책감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전문가라는 사실은 그 무게가 더욱 심했으리라.


  25년 의사 생활을 하고 벗어나 시작한 작가의 길이었지만 힘겨움은 그를 다시 의사로 돌려놓았다. 자신을 내던지듯 달려간 소현정신병원에서 그는 구원을 받듯 천사들을 보았던 게 아닐까 한다. 홀로 코로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던 미리암 수녀와의 만남은 그에게 구원과 같았다. 그리고 한 마음으로 환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점점 회복해 간다. 그리고 부탁을 받고 간 두 번째 격전지. 공공정신병원은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자신들만을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질 않는다. 사공이 제 잘난 맛에 노를 저으면 배는 아무 곳으로도 갈 수 없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X 염색체 23X와 아버지로부터 받은 23Y염색체로 소제목을 지었다. 코로라 봉사를 하며 겪었던 에피소드와 부모님을 보내드리며 겪었던 에피소드를 연결했다. 내 가족을 돌보는 것만큼 환자를 돌보는 일은 중요했다. 답은 현장에 있고 해결책은 관심으로부터 나온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저자는 몸소 보여준다. 지난 코로나 시절 '덕분에' 캠페인은 그런 의료진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었다. 


  이 책은 저자의 의료 기록을 바탕으로 하는 실화다. 에세이 같기도 하고 르포 같기도 하다. 한 개인의 성찰과 고뇌로부터의 탈출 같기도 하고 우리 시대 코로나 사각지대의 고발 같기도 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환자만 보며 고공분투하는 의료진의 모습과 의료진이라는 명찰을 달고 회피하기 바빴던 이들의 모습을 함께 보여 준다. 그리고 마지막 요양 병원에서의 의료를 마지막으로 환경을 대하는 의사의 마음 가짐에 대해 간접적으로 얘기한다.


  지옥 같았지만 천사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 악인은 없었지만 지옥 같았던 곳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성찰에 대한 얘기였지만 독자에겐 어쩔 수 없는 공공 정신병원의 행태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옥에도 천사들이 있었다는 점이고 그들의 날개를 꺾은 건 말도 안 되는 행정이었다는 사실이다. 비참함은 콤마 1의 숫자도 되질 못한 채 사라져 갔고 환자의 생명보다 자신들의 워라밸이 중요했던 사람들의 모습에 치가 떨린다. 무섭다면 떠나면 될 일을 현장을 일을 공보의나 간호사에게 맡겨두고 뒤에 숨는 일은 너무 심했다.


  단지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저자는 내가 보기에도 단지 할 일이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적은 곳에 업무가 얼마나 과중되고 편중되는지 않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조금 잘한다 싶으면 일이 쏟아진다. 왜냐면 일을 마무리하는 사람이 그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다들 눈치 보면 쉬쉬한다. 능력 없음을 응징하지 않으면 다들 그게 미덕이 된다. 괜히 나서서 일을 받아오면 꾸지람을 듣는다. 조직이 썩어 가는 걸 막는 건 쉽지 않다.


  의사이지만 작가이기에 글이 너무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아주머니들이 왜 막장을 보는지 이해가 가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리고 감사했다. 코로나가 흔해져 버린 지금 오히려 다행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난날의 감사함은 늘 그렇듯 자연스레 잊히고 있다. 그런 세상이 되고 있다는 건 분명 보람찬 일일 것이겠지만 우리의 마음에서는 사라지고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상흔을 치유하는 일도 필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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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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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하는 남자와 그림 그리는 여자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함께 한다는 것의 소소한 의미를 찾아가는 책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내 편을 만들어가는 방법일 것이다. 두근거리고 감미로운 이야기 너머에 존재하는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같이 살고 있는 두 남녀의 이야기는 고유명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작품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둘의 생각에 대해 얘기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간다. 하나의 글과 하나의 삽화가 함께 한다. 아무래도 여성 작가 분이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글에 맞는 그림을 넣었지 않았나 싶다. 


  일상의 얘기를 담은 소소 함이라 그렇게까지 특별함은 없지만 잔잔한 글귀를 읽으며 느낄 수 있는 흐뭇함과 평온함이 있다. 독자가 어느 정도의 결혼 생활 해 본 독자라면 어린 친구들이 서로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예전 생각이 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퍼엉 작가님의 책 느낌도 나고 좋았다.


  다이내믹한 사랑 얘기가 아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삶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 불투명한 미랭에 불안하고 초조해한 젊은 영혼들이 서로의 등에 기대어 따뜻함을 느끼는 휴식 같은 존재.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허한 곳을 채워주는 이야기. 결국 닮아 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


  타인이 같은 공간에서 쌓아가는 작은 삶의 이야기를 읽으며 흐뭇함과 온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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