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의 정석 - 2판 O'reilly 오라일리 (한빛미디어)
니틴 부두마 외 지음, 최재훈 외 옮김, 성태응 외 감수 / 한빛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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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이라는 제목답게 이 책은 쉽지는 않다. 언제부터인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사용 측면에서만 스킬을 익혀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익숙해져서 그 바닥에 흐르는 이론에 대해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원리를 정확하게 해 두면 가끔 자신이 필요한 형태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그런 실력을 얻기 위한 '정석'이다.

  딥러닝의 알고리즘을 수학적 이론과 함께 코드로 보여주는 이 책은 한빛미디어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알파고 이후로 딥러닝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플랫폼과 모델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개선한 많은 것들이 등장했다. 이후에는 그냥 학습까지 마친 형태로 제공을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컴퓨팅을 위해 로직을 짜던 시절에서 고급 코딩 언어로 바뀌었을 때처럼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AI 프롬프트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코딩 형태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이런 시대에 밑바닥에 흐르는 것을 공부하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의 고급 언어가 필요한 시대에도 분명 어셈블이나 기계어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하지 못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희소성은 점점 높아지는 게 아닐까 싶다. (더 발전이 필요 없다면 다른 얘기지만) 그런 의미에서 딥러닝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 책이 소중한 사람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쉽지 않다. 행렬의 연산부터 확률, 선형대수학까지 수학적 베이스가 필요하다. 그런 수학적 모델링 위해 학습을 위한 코드를 올린다. 그럼에도 읽을 수는 있다. 수학적 이론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그 원리와 사용에 집중하면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드는 PyTorch로 보여주기 때문에 실행에 대한 부담감은 일단 적은 편이다.

  조금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면 어김없이 꺼내드는 책들이 바로 '정석' 혹은 '바이블'이다. 이 책은 그런 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가볍게 읽어도 남는 것이 있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할 때에도 남는 것이 있다. 딥러닝의 핵심과 본질을 다루는 '딥한' 책이다. 

  사실 겉핥기 하고 있는 나는 반에 반에 반도 이해를 못 했고 여러 방법들의 종류와 원리를 이해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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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서사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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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은 여러 종류가 있는 듯하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어보면 하나의 시스템은 패턴을 만들어 즉각 반응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반응하는 것이다. 하나는 의식에 가깝고 하나는 무의식에 가깝다.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관이기 때문에 패턴을 만들어 별다른 에너지 사용 없이 즉각 실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패턴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생각의 패턴이 잘못 만들어졌을 때 우울의 악순환이 생김을 얘기하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설명하는 이 책은 서사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철학적 명제는 생각을 인간임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지하게 만들었다. 다른 동물과 소통을 해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생각이라는 것이 인간만의 것이라는 믿음은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그런 생각은 인간에게 소중하다.

  그런 생각이 나를 잡아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야말로 '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말의 뜻이 그렇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인간의 생각은 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생각이 많아질수록 행동은 굼뜨게 된다. 생각과 행동의 부조화가 심해질수록 자신의 비하하는 생각도 많아진다. 결국 굴레 속에 빠져버린 생각은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버리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고 하면 꽤 오랜 시간 그 행동을 유지해야 한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좋은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어려운 일이다. 생각은 행동이라는 결과로 이어갈 때 좋은 방향으로 향하는 것 같다. 자기 파괴적인 생각의 패턴이 만들어져 버리면 이것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의지의 영역을 넘어설 때가 있다는 얘기다.

  인간이 가장 불안한 때는 '알 수 없음'을 맞이하게 될 때다. 예측하고 대응 가능할 때 인간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할 수 있다와 없다가 명확하게 될 때 생각은 간단하게 정리된다. 하지만 수많은 경우를 고려하고 그 굴레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되면 또 다른 굴레를 만들어 버린다. '일단 하라'라는 말의 중요함을 실감한다.

  유시민 작가가 '대화의 희열'에 나와했던 말 중에 인간은 때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한다는 얘기를 한다. '이기적 이타심'이랄까. 그 과정에서 한 문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나를 지키기 위한 일을 했던 것이지 이기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이기려고 한다면 이기지 못하게 되면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할 때도 그렇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인드의 중요함을 안다. '그럴 수 있지'는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조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게 만든다. 

  치열하게 사는 세상이다. 한국 사회는 숫자에 집착한다. 그중에서 돈에 집착한다. 아무래도 기본 복지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인 것 같다. 삶의 의미보다 경쟁 자체를 더 즐기는 듯하다. 그렇다 보니 경쟁 자체가 삶이 되어 버린 듯하다. 여유는 게으름으로 해석되기 일쑤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라 그런 듯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한 만큼 자신에게도 친절하자. 내로남불이 되자는 얘기는 아니다. 적어도 같은 잣대를 대어 보자는 얘기다. 나를 조금 더 객관적인 시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뇌가 스스로 굴러가지 않도록 비판적 사고를 가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이 멈추지 않으면 몸을 움직여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의식적인 행동과 사고를 하다 보면 생각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이 유행한다. 불교에서도 삶은 늘 번뇌의 연속이라고 했다. 행복은 되려 감사할 일 정도 일지도 모른다. 늘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불행하고 조금 평범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삶은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삶인 것이고 그 의미는 본인에게 달려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작고 가볍고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여러 심리학 책을 읽었다면 반복적인 내용의 연속일 수도 있고 글이 눈에 잘 잡히지 않는 사람에겐 쉽게 좇을 수 있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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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 수학 중독자들이 빠지는 무한한 세계
이상엽 지음, 이솔 그림 / 해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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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수학 중독자인가? 제목을 보고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두다 생기지'라고 했는데 이 책은 정말 웃기는 책이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많이 웃은 책이다. 이럴 때 우리는 얘기한다.

'현웃 터졌네'

  수학으로 이렇게 사람을 웃길 수가 있다니 작가는 천재임에 틀림없다. 혹시나 웃지 못할까 봐 뒤에 왜 웃기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한다. (누가 이과 아니랄까 봐. 그게 더 웃기다) 부록 설명이 더 진지하다. 그림만으로 빵 터져서 혼자 큭큭 댄다.

  이런 위트 넘치는 수학 유머는 해나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2컷 만화 같아서 어떻게 후기를 쓸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이렇다.

 '우울한 마음을 플러스로 전환시켜 봐' → |우울해| (절댓값 우울해)

 초코파이의 함유량은 32% = 초코/초코파이 = 1/파이 = 약 32%

 '그 영화 제목이 특이해. 초집합, 합집합, 교집합, 부분집합' = DUNE

 2차원으로 보면 뺑뺑이지만 3차원으로 보면 우리는 발전하고 있어!

 탄 파이를 못 먹는 이유 = tan π = 0 이니까.

 나만 웃긴가? 그렇다면 당신은 수학 중독자가 아닐지도... 난 너무 웃겨 작가 천재! 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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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 인권위 상임위원 3년의 기록
박찬운 지음 / 혜윰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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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 그 보이지 않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단어는 여기저기 참 많이 쓰이지만 실상 그 정의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듯하다. 자신들만의 잣대로 인권을 강조하기도 무시하기도 하는 것 같다. 개인의 인권을 보호, 증진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자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는 김대중 정부에서 설립되었다. 여러 세월 동안 인권위는 국가에서 중요한 부분을 다루기도 했지만 별스러운 것까지 다룬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권위원회 상임이사를 맡았던 저자의 기록이 담겨 있는 이 책은 헤윰터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권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무언지 설명하라고 하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자유와 권리를 얘기할 수 있다. 인권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권리라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그 근거의 자연에 의한 건지 법률에 의한 건지에 따라 이견이 생긴다. 그래서 인권의 경계는 늘 모호하다. 생명권, 자유권, 평등권, 사회권으로 분류되는 인권이라는 것은 그 시작부터 어렵다.

  인권 자체도 어려운데 인권에 대한 판단 및 설명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솔직하게 얘기하면 이 책은 쉽지 않다. 인권위 활동을 했던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에 펼쳤던 책이 꽤 무겁다. 그리고 하나하나가 꽤나 묵직한 사안들이기 때문에 해석을 담은 전문은 더더욱 어렵다. 정말 기록 그 자체다. 인권을 공부하는 사람이 읽어야 도움이 될 듯 한 글이다.

  물론 개인의 생각을 풀어놓은 일기 같은 글도 있고 기본적인 전개는 에세이와 다르지 않지만 내용의 묵직함을 상쇄시킬 수가 없다. 하지만 인권위에서 일어난 일이 세상에 드러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기자의 자의적 해석을 품은 글로 가볍게 마주하는 것 외에는 기회가 잘 없다. 이렇게 길게 만날 수 있는 일은 드물기에 책의 존재의 이유는 확실한 듯하다.

  우리나라 많은 기관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인권위원회와 같은 조직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추천받아 임명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인권이라는 것이 정치색이 물들면 안 될 듯하다는 느낌일까 (조직에 정치색이 없다는 게 더 이상하기는 하지만..)

  어려웠지만 한 번쯤 펴보는 게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읽고 나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네 정도는 남아 있다. 내가 아무렇지 살고 있다고 해서 사회가 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그 경우의 수가 나에게 닿지 않았다고 해서 관심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확률은 언제든지 나를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알아간다는 점에서 읽는다면 이 또한 나쁘진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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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 어느 문화재 복원가가 들려주는 유물의 말들
신은주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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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에 들르면 조각조각 붙여 복원한 토기를 어김없이 만날 수 있다. 유튜브에서는 고대 그림을 복원하는 장면을 만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땅 속에 묻혀 있는 유물은 땅 밖으로 드러나 우리와 만난다. 하지만 시간은 그것을 온전하게 보관하고만 있지 않는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훼손되기도 파손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품고 있는 시간의 기록을 버려둘 순 없다. 복원사의 손길을 거치면서 유물은 하나의 역사를 드러낸다.

  어느 문화재 복원가의 유물 이야기는 앤의 서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복원사라는 직업은 조금 특별하다. 과학과 역사 어느 중간쯤에 있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복원사가 되려면 이과를 가야 하나요 문과를 가야 하나요 같은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 역사를 느끼고 그 시대를 읽어내는 것은 문과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면 새로운 기술과 화학품들의 사용 그리고 테크닉을 따져 보면 역시 이과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유물이라는 것은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는 것이지만 복원하는 자에게는 재료의 물성이나 화학적 조성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냥 융합형 인재라고 하자.

  이 책의 제목도 참 좋지만 유물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와 마음이 참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유물이라는 것은 어쩌면 땅 속에서 시간을 멈췄는데 우리가 파내면서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만큼 훼손 진행도 빨라지기에 최대한 빠르게 보관을 해야 한다는 것도 뭔가 멋진 것 같았다. 땅에서 발견된 천마총의 색은 바로 변색되어 버린 감각이 바로 그런 것일까 싶다.

  우리는 물건을 개선하고 싶어 하지만 유물을 대하는 자세는 그렇지 않다. 있는 그대로 만드는 것이 그것을 대하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담은 물건은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장 옳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지금 복원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보관해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기술이 발전하면 복원 불가능 했던 것도 복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물에 대하는 것에는 꽤나 큰 책임감이 있는 듯하다.

  복원가는 어떻게 보면 한 명의 의사와 같다. 유물에게 원래의 모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문일까. 눈앞에서 유물이 와장창 부서지기라도 한다면 복원가 또한 PSTD를 겪는다. 시간을 건너온 것들은 다시 만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복원가는 버리지 못하는 성격들인 것 같다.

  수백 년 혹은 수년천을 침묵하고 있던 유물들. 그 속에는 권력을 갖지 못해 글자로 남겨지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가득하다. 세상에 꺼내지지 않은 그 이야기를 복원하는 사람이 바로 복원가다. 유물이 가져다주는 의미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유물은 그저 오래된 물건일 뿐이다. 그 속엔 분명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들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전달되는 것이다.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건 없다. 모두 자신의 얘기를 충실히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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