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꿈 - 제왕학의 진수, 맹자가 전하는 리더의 품격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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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철학은 늘 가까이하고 싶지만 쉽게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양 철학은 쉽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동양 철학은 공자, 맹자, 노자, 순자 등 이름은 잘 알고 있지만 어떤 말을 했는지는 잘 알기 어려웠다.


  왕에게 조언하는 맹자의 말들을 엮어 하나의 리더십 계발서로 엮어낸 이 책은 21세기 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왕이 홀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인재들을 등용해야 한다. 왕은 자신의 모자라는 점을 보완해주는 인재들을 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시대에는 리더의 역할이 그와 비슷하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잘 살피고 적재적소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리더란 어떤 사람일까? 책의 말을 빌리자면 좋은 지도자는 과거와 현재를 대비하고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며 죽음보다 생명을, 독선보다 포용을, 진영보다 보편을, 경쟁보다 공존을 끌어안는 인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경쟁하고 대립하는 일면 이외에 공감하고 공분하는 보편의 마음 <인정(仁政)>의 세계를 말하고 있다.


  7장의 77개의 문장을 통해서 세상을 다스리는 마음을 얘기하고자 한다. 맹자라고 해서 굉장히 어려울 것 같지만 현재나 그 당시나 리더의 자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리더가 사랑을 품으면 세상에 적이 없다.

(國君好仁, 天下無敵)


  사실 이 한 문장에 모든 것이 담겨 있지 않을까 한다. 과거의 일과 현재의 상황을 두루 살피며 다가올 재앙으로부터 백성을 살피는 것으로부터 덕을 품고 통치를 하면 백성들이 군주를 따를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소문이 멀리 퍼진다면 다른 나라의 백성들마저 군주를 존경하고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맹렬히 따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힘(力)에 의한 강압적 복종을 낳고 인(仁)은 자발적인 복종을 낳는다. 마음속 복종이 없다면 힘의 우위에 바뀌는 순간 설욕과 복수를 낳게 된다.


  책은 하나의 원문을 가지고 4 단계로 이야기한다. 입문, 승당, 입실, 여인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상황을 얘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에 대한 맹자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런 다음 원문을 풀어주고 정리를 해준다. 단순히 원문 풀이를 하는 책들에 비해서 비교적 재밌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한문이 많이 나와서 자주 끊기는 부분이 있어서 쉽게 읽힐지는 않았다.



 

  책은 동양 철학을 쭉 풀어 이야기하는 책과 원문 풀이를 하는 책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동양 철학 책을 아직 많이 접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난이도로 책들이 분포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은 맹자의 글을 인용하여 그 시절의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읽기에 좋을 듯하다. 입문을 지나 조금은 깊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았다.



 

  맹자는 '성선설'과 '맹모삼천지교'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리더십을 논하는 '맹자'의 글을 읽으며 리더의 자질은 동서양을 떠나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동양 철학을 집중해서 읽을 날이 온다면 다시 한번 펴 볼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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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이 온다! 스콜라 창작 그림책 29
크리스토퍼 엘리오풀로스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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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어찌 된 일인지 밤만 되면 자지 않으려고 한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참아가며 뭐라도 하려고 한다. 그냥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될 터인데 가는 시간이 아까운지 그렇게 노려보듯 눈을 부릅뜨고 있다.


  밤마다 찾아오는 '하품'으로 아이들의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이야기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한 이 작품은 위즈덤하우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친구 누들스가 놀러 온 날에는 밤새도록 놀고 싶었는데, 어느덧 하품이가 마구 쫓아오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하품이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서 술래잡기 놀이를 하게 되지만 결국 곤히 잠들게 된다. 책을 읽어달라며 있는 대로 뽑아와서는 옆에서 꾸벅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너무 귀엽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너무 공감하지 않을까? 잠자리 친구 하품이, 꾸벅이, 코골이, 졸음이는 내일 열심히 놀기 위해서 나를 쉬게 해주는 멋진 녀석들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줄지도. 알아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니까. 아이들의 독서 욕구는 다른 욕구를 모두 채운 뒤에 발생한다고 하니 늘 늦은 밤에 찾아온다. 책을 읽자면 또 자라고 하는 마음이 약해진다. 어설픈 반복의 연속이다. 아이들이 안 자려고 견디는 것은 엄마 아빠 닮아 그런 거라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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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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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은 세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한편 한편이 독립적인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지만 세 이야기는 분명 서로 이어져 있었다. 율리시스 신부의 흔적을 쫓아간 토마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죽어간 남편의 부검을 의뢰한 마리아, 마지막으로 침팬지와 동질감을 느끼고 그와 함께 살아가기로 한 피터의 이야기다. 앞에서 흘린 이야기의 미완을 뒷 이야기가 어느새 이어 주곤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소실로 시작되는 여행의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는 세 가지의 스토리로 구성된 이 책은 작가정신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에서 얘기하는 포르투갈의 북동부 지역에는 '높은 산'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작품에서는 높은 산을 삶의 종착지 혹은 집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곳에 도착해서 이룬 삶의 깨달음 때문인지 그곳까지 다다르기까지 겪는 많은 고초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는 '높은 산'이 주는 의미를 사용하려 했다. 실제로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를 쓸어 담아 세 번째 마지막 이야기에서 높은 산의 의미를 얘기하려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1부 '집을 잃다'에서는 신에 대항해 찾으려 했던 십자고상. 그것을 얻기 위해 포르투갈의 높은 산의 교회를 찾아 나선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도착한 그곳에는 인간이 아닌 침팬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의 실망인지 희열인지 모를 외침으로 1부를 마친다. 율리시스 신부는 노예 제로를 당연히 여기던 당시 기독교에 대항하기 위해 십자고상을 만들었다. 그는 아프리카 노예들에게 세례를 해주는 일을 했었다. 그는 모든 인간은 같은 유인원에서 진화했고 모두는 평등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2부 '집으로'에서는 1부에서 토마스가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가다가 치여 죽인 아이의 엄마가 아이의 아빠의 시신을 데려와 부검하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시종일관 부검을 하는 이야기로 쓰여 있지만 그 표현이 꽤나 독특해서 읽는데 조금 신선했다. 누구보다 종교에 독실했던 남편의 심장에는 침팬지와 곰 한 마리가 있었다. 부인은 그런 남편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몸에서 나온 온갖 물건들은 가방에 넣어 두었다. 절실하고 순수한 마음 또한 유인원에서부터 나왔다고 저자는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


  3부 '집'은 모든 이야기를 정리한다. 아내와 사별한 피터는 유인원 연구소에 우연히 침팬지 오도를 만난다. 그는 운명처럼 그와 교감하고 그와 함께 살기 위해서 아주 어릴 적 잠깐 살았던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돌아간다. 문명의 혜택이 적은 곳이었지만 마음은 충만했고 오도와 지내는 것 또한 즐거웠다. 어느 날 그는 집 한편에서 가방을 발견하고 그 속에 들어 있는 부검 의견서를 읽게 된다. 그리고 마을 사람에게 물어 그가 2부에 나왔던 사람들과 같은 핏줄임을 알게 된다.


  신을 등지고자 했던 토마스가 마지막에 만난 것도 종교에 독실했던 마리아의 남편의 몸속에서 나온 것도 피터가 모든 걸 내려두고 동반자로 삼았던 것도 모두 유인원이었다. 왜 사랑하는 이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만난 마지막의 장면에서 왜 항상 유인원이 있었을까? 그것은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있는 순수함을 얘기하고자 했음이 아닐까 싶었다. 3부에서 피터가 오도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을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오도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했을 뿐이고 보고자 했던 것을 보아 온 것이다. 개들과의 관계에서도 화를 내고 용서하는 것이 명확하였다. 오직 인간만이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여러 망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오도의 행동이 묘사되고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터는 오도의 도움으로 바위에 올라 넓은 사바나로 펼쳐진 광활함에 감동받고 멸종되었다는 이베리아 코뿔소를 보며 감동의 순간에 눈을 감았다. 세 이야기의 제목에 모두 '집'이 들어간 것도 높지 않은 산을 높다고 표현한 것도 마지막 순간에 있을 수 없는 감동을 맞이한 것도 모두 인간에게는 돌아가야 할 곳이 있고 그것은 어쩌면 일차원적인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모든 것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 나일 수 있는 순간을 경험해 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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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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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책을 받고도 조심스러웠다. 아이들은 내용과 무관하게 단어를 보기 때문이다. 애들 보지 못하게 조금 높은 곳에 올려두었는데 딸내미가 책을 정리한답시고 요리조리 옮기다가 제목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제목이 좀 그렇다"라고 하는 딸의 반응에 "내용은 그렇지 않아."라고 바삐 책을 뺏었다.


세상의 눈이 어쩌면 살인일지도 모르겠다. 죽이고 싶었던 마음을 살인으로 몰고 가는 비정상적인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정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주연과 서은은 절친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서은을 주연이 둘러싸며 그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서은과 주연은 공통점이 있었는데 둘 다 많이 외로웠다는 것이다. 서은은 가난에 주위 환경에서 배제되었고 주연은 높은 기대감에 자신을 잃은 상태였다. 둘은 어쩌면 그렇게 서로를 채워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서은의 죽음을 말하며 주연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다. 세상의 지탄과 함께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매스컴은 앞다투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들쑤시고 진실은 그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은 듯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장변호사가 어느 정도 사건을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할 듯했지만 범인의 독백으로 마무리해 버린다.


그럼 작가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아무 이유 없이 왕따 당하는 아이들과 그것에 관심 없는 사람들. 부유했지만 자신을 잃은 아이들. 진실과 상관없이 상처를 들추고 이슈만 만드는 미디어들. 의뢰인의 상황과 상관없이 승소만 노리는 변호사. 과연 무엇이 가장 잘못되었을까?


"세상은 진실을 듣는 게 아니구나.

세상은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구나."


이 짧은 문장이 가장 날카롭게 남아 있다. 아이의 얘기를 듣지 않은 부모도 사건을 접한 주의 사람들의 반응도 언론도 재판관도 모두 그랬다. 물론 자신의 경험에 기대를 더해서 말하는 것은 인간의 습성 인지도 모르겠다. 시종일관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잖아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주연의 반응도 이 말에 이어져 있다.


소통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늘 얘기하지만 평소에 관심도 없는 일에 마녀사냥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군중심리는 생각보다 무섭다. 서은은 주연에게 '죽이고 싶을 만큼 사랑했던 아이'였다. '제목에 죽이고 싶은 아이'는 여론이 바라보는 주연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벽돌을 던졌다고 비난하는 나의 말에도 짱돌이 있을 수 있음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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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아웃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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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화이트 아웃이라고 해서 히말라야를 생각했다. 왜 눈 내리고 힘든 산에 대한 도전 하면 히말라야만 생각나는지 모르겠지만 인류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곳이라서 그랬나 보다. 화이트 아웃은 눈보라가 너무 거칠어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하얗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에서는 앞길이 막막할 때 화이트 아웃이 종종 등장했다.


  해발 2000미터 이상 눈으로 뒤덮인 산에 있는 일본 최대의 댐에 일어난 테러 집단과 자연에 대한 댐 관리 직원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이 작품은 크로스로드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오쿠토와 댐은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산에 있는 일본 최대의 댐이다. 높은 곳에 있을 뿐 아니라 겨울에는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리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대부분의 길은 차단되고 관리소로 가는 아주 긴 터널만이 유일한 통로였다. 고립되기 너무 쉬운 장소였다는 점이 이 작품의 스토리를 모두 가능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두 짤막한 시나리오로 두 인물의 행동의 인과성을 깔아 두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난자를 구하다 혼자만 살아온 도가시. 전력회사 테러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고시바. 한 명은 친구에 대한 속죄를 한 명은 가족을 위한 복수를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죽은 남자 친구 요시오카의 흔적을 찾아 오쿠토와 댐 견학을 오는 지아키의 장면으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테러범들은 견학을 오던 지아키를 유일한 경로인 터널에서 마주치고 그녀를 인질로 잡고 터널을 폭파시킨다. 댐은 순식간에 점령당하고 도가시는 구사일생으로 탈출하게 된다. 구조를 위해서 설산을 내려오려고 했지만 터널은 막혀 있었고 요시오카의 여자 친구가 인질로 잡힌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요시오카에서 속죄할 것이 있었지만 되려 그녀의 여자 친구를 테러범에게 잡히게 하고 만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 테러범들에 맞서가는 댐 관리 및 설산의 전문가 사이의 숨 막히는 설전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었다.


  이 책의 백미는 댐 구석구석을 알고 있는 도가시와 테러범의 대치와 설산의 묘사 그리고 도가시의 심리와 내적 갈등의 치밀함이었다. 고이데 전력소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 작가의 노력이 글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출구가 없을 것 같은 장면에서 탈출구를 만들어줄 뿐 아니라 그것의 정당성까지 부여했다. 넓게 봐도 설산 속이었고 좁게 보면 댐 하나인 좁은 장면에서 500페이지가 넘게 집필할 수 있는 점과 마지막까지 박진감 넘쳤던 스토리는 작가의 치밀한 자료 조사 노력의 결과였을 것이다.


  이 작품은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에 맞게 빠른 전개 속에 박진감이 있다. 도가시의 초인적인 모습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지만 그가 오랫동안 설산을 누비고 댐을 속속들이 아는 베테랑이며 죽은 동료에 대한 깊은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더불어 속죄를 위해 자연에 대항하려는 처절함과 자신의 속죄를 위해 내딛는 의지에서 휴머니즘까지 느낄 수 있었다. 긴장감과 흥미 속에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고 절정에서는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종국에 잔잔하게 마무리되었지만 감동의 여운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읽으며 불편했던 점은 일본 소설인데 테러범들을 북한으로 했다는 점이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인데 혐한이 많은 일본에서 이런 소설은 혐한을 더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 소설이 한국 소설이었다면 개의치 않고 읽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민영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소설이었다. 민영화는 효율을 추구하기 때문에 작은 댐들은 원격으로 제어하고 도쿄의 수많은 도시를 물에 잠기게 할 수 있는 이런 위험 시설에 민간 관리자 몇 명만 둔다는 것이 민영화의 문제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국가의 안일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런 점을 빼고 본다면 마지막까지 생동감 있는 문장으로 가득 찬 이 책은 훌륭한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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